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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공부코치 Jun 29. 2019

가격을 유지한 집 vs 품질을 유지한 집

성공의 열쇠

1.

가격을 유지한 집은 동네에서 명성이 자자했다. 예약을 하지 않으면 방을 잡기 힘들었고 홀에도 손님이 넘쳤다. 고급 레스토랑 같은 인테리어에 동네 중국집과는 다른 짜장면을 선보였는데 그 짜장면의 가격이 4000원이었다. 


나도 한 때는 그 가격에 잘 먹었다. 그런데 동네 중국집의 짜장면 가격도 5000원 아닌가. 슬슬 미안해지기 시작했고 언젠가는 사장님에게 짜장면 가격을 올리라고 요청드리기도 했다. 손님 입장에서 퀄리티 좋은 짜장면을 싸게 먹으면 좋은 것을 오지랖도 한 참 오지랖을 부린 거다.


이 집 삼선짬뽕도 기가 막힌다. 해물이 한가득이고 품질도 좋은데도 종류가 참으로 다양하다. 이 집을 다니면서 삼선짬뽕 안에 이렇게 다채로운 해물이 들어갈 수 있구나를 깨닫게 되었다고 할까. 소고기탕면은 또 어떤가. 사천짬뽕은? 잡탕밥은? 고추짜장밥은? 무얼 시켜 먹어도 메뉴별로 고유한 맛의 특징이 있기에 자주 가도 음식을 골라먹는 재미에 질리지 않는 맛집이었다.


그런데 언제부턴가 짬뽕 그릇의 크기가 달라졌다. 작아진 짬뽕 그릇 안에 들어 있는 해물의 양도 줄었다. 단골들은 금방 알아차렸다. 손님이 줄기 시작했다. 사장님의 의욕도 떨어져 보였다. 손님이 줄었기 때문인지, 주방 회전이 줄었기 때문인지 때로는 음식이 짜고 때로는 음식이 싱겁고 맛의 밸런스가 무너지기 시작했다. 


2.

품질을 유지한 집은 지속적으로 가격이 올라갔다. 그런데 한 가지 변화하지 않는 게 있었으니 그것은 맛이었다. 식감이었다. 10년이고 20년이고 변하지 않는 면과 국물, 김치를 내놓고 있었다. 1년이 지나도 2년이 지나도 그때 그 맛을 생각하며 찾아가면 딱 그 맛을 맛볼 수 있는 집. 그런 집을 유지하고 있었다.


물론 가격은 비쌌다. 예전에도 비쌌는데 지금은 더 비싸다. 그럼에도 손님은 여전히 많다. 맛이 변하지 않았을까 염려하며 그 집을 찾지만 면 한 젓가락에, 국물 한 숟가락에 이내 마음은 차분해진다. 


‘그렇지, 이 맛 때문에 이 집에 온 건데. 어쩜 이리 맛이 그대로데?’


기분이 좋아진다.


3.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한 가지를 꼽으라면, 그것은 가격일까, 품질일까. 가격을 선택한 집은 점점 손님이 줄어가고 품질을 선택한 집은 여전히 장사가 잘 된다.


품질이 좋은데 가격이 비싸면 용서가 되고, 품질이 좋은데 가격이 싸면 금상첨화다. 계속 찾게 된다. 가격이 싼데 품질이 좋으면 기분이 좋지만, 가격이 싼데 품질이 안 좋으면 기분이 그저 그렇다. 


품질이 좋은데 비싸면 다음에 다시 찾을 확률이라도 생기지만, 가격이 싸면서 품질이 좋지 않으면 더 이상 찾을 일은 없게 된다.


4.

가격을 유지한 집은 왜 그런 선택을 했을까. 본인들의 강점이 음식 그 자체임을 모르고 있었을까. 손님들이 그 집을 찾는 이유가 과거에 먹었던 그 맛 때문이라는 것을 모르고 있었을까. 손님들은 가격이 조금 오르더라도 그 맛을 그대로 내놓는다면 충분히 돈을 더 지불할 용의가 있음을 모르고 있었을까.


‘가격과 품질 중 무엇을 선택하고 무엇을 끝까지 고수할 것인가?’


이 작은 물음에 명쾌한 해답을 주변 음식점의 흥망성쇠를 보면서 찾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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