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를 내다보는 안목을 키워라.
2층, 3층 집들이 마주 보고 있는 주택가
앞집에서 점심 먹고
옆집에서 저녁 먹고
준비물 사야 하는데
엄마가 늦으면
밑에 집 아주머니께 돈을 빌렸다.
주택가 옆, 텅 빈 공터는
아이들의 자연 놀이터였다.
그 당시 2층, 3층 꼭대기집은
주인집이었다.
그리고 그렇게 불리었다.
주인아저씨
주인아줌마
그리고
신혼부부들이
방 하나, 둘 있는 아랫집에
들어와 살았다.
그 당시 아파트는
선호도가 낮았고
주택보다 쌌다.
그 주인아줌마, 아저씨는
조만간
주택이 아닌
아파트가 인기가 많아질 거란 걸
알지 못했을 거다.
경제 발전, 자동차의 증가, 주차문제, 편의성 등으로
주택이 아닌 아파트가
더 각광받을 것을 예견하고
일부러 움직인 사람들이
얼마나 될까.
자고 일어나면
바뀌어 있는 세상이다.
가끔은 부담스럽고 두렵기도 하다.
그러나 이런 세상을 받아들이고
조금이라도 빨리 예견하는 사람이 승자가 된다.
우리 집 아래 살던 신혼부부 아저씨는
2년을 살고 아파트로 이사를 갔다.
앞으로 아파트로 사람들이 몰릴 거라는 말을
엄마에게 남기고-
우리들의 놀이터였던 동네 공터는
차츰 하나 둘 늘어나는
차들로 주차장이 되어갔고
우리는 놀이터를 잃었다.
그때는 이미
아저씨의 예견대로 주택이 인기를 잃은 후였다.
10년 뒤, 20년 뒤의 세상.
그 세상을 준비하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그때 내 나이의 아이를 키우며
세상의 변화가 더 궁금해졌다.
물려줄 게 없는 부모가
세상의 변화에 조금 더 민감해져
앞으로의 세상에 살아갈 내 아이가
조금 더 유리한 길을 간다면 다행이니까.
교사라는 직업이
한창 인기 있을 때
교사를 준비하는 건 아니었음을
이제 알았다.
'기업은 불안정한 직장'에 꽂혀
안정된 직장인 공무원이 각광받았다.
그러나 그때
이미 사회 문제로 거론되었던
저출산을 인지했어야 하고
저출산을 통한 사회문제에 관심을 가졌어야 한다.
나름 풍족하게 자란 80년대 세대의 특징을 알았다면
그들이 부모가 되었을 때 자녀에 대한 태도가 어떻게 바뀔지도
교육기관이 곧 보육기관으로 바뀔 것이라는 것도
예견했어야 한다.
물론 다수는 몰랐겠지만
그때 누군가는 이 세상을 예견했을 것이다.
그 부모들은 자녀에게 교사를, 공무원을 권하지 않았을 것이다.
앞으로의 세상은
공부를 통해 짐작하고 예견할 수 있다.
그래서 공부를 해야 한다.
사람, 그리고 세상 공부.
그리고 앞으로를 준비하고 대처해야 한다.
나도, 아이도
함께.
내 아이가 그런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다.
앞을 내다보는 안목이 있는 사람.
그래서 독서를 강조하고, 공부를 시키는 것이다.
어떤 직업을 가질지는 지금 중요하지 않다.
그런데 이녀석,
아직은 말귀를 못 알아듣는다.
과거로 돌아가고 싶다니.
과거로 돌아가면
엄마는 너와 함께 더더더 많은 책을 읽을 건데
괜찮겠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