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내가 얻은 큰 수확

보석보다 더 귀한 사람들

by 압구정 감성코치

2025년에 내가 얻은 가장 큰 수확은 다이아몬드보다도,

그 어떤 보석보다도 귀한 따뜻하고 사랑많은 사람들을 얻은 것이다.

'위기에 처했을 때 사람의 본모습이 드러난다'는 말은 동서고금을 막론한 진리다.

2011년 남편은 크게 확장하던 사업을 정리하고 나서

튼튼하고 단단한, 무늬만 끈끈했던 관계가 정리되었다.

평생을 믿고 따를것 같았던 직원들이 등을 돌리며 힘들게 하기도 했다.

내가 위기에 처했을 때, 나의 가족이 약하고 영향력이 없을 때 일관성있는 태도를 유지하는 사람들,

결코 쉽지 않다.

놀라운 경험은 오히려 많이 챙겨주지 못한것 같고, 평소에 말 한마디도 제대로 섞어보지 못했던

사람들이 "힘내세요. 저는 누가 뭐래도 대표님 믿어요. 많이 힘드시죠?"

라고 조용히 이메일이나 문자로 연락해 오기도 해서 눈물로 답장을 보냈던 기억이 난다.


정말 예상하지 못했던, 너무나 갑작스러운..........

작년부터 시작된 엄마와 남편의 암투병,

올해 2025년 4월 엄마의 장례식에 먼 길 마다않고 많은 사람들이

와서 위로해 주었다.

"차 한 잔 해요"라고 말만 하고 바쁘다는 핑계로 자리를 함께 하지 못한 분들도,

함께 일을 했지만, 따뜻한 말 한마디도 제대로 건네지 못했던 사람들도,

10여년 전의 인연이었는데도 잊지 않고 찾아와 준 사람들도,

나에게는 반짝반짝 빛나는 보석보다 귀한 분들이다.

장례예배를 인도해 주셨던 목사님께서

"권사님(교회에서 직분을 받은 사람을 부르는 호칭)께서 그동안 어떻게 살아 오셨는지 다 보이더라고요."

라고 말씀해 주셨다.

깊이 위로해 주었던 한 분 한 분에게 전화나 문자로 연락을 드리며

다시 한 번 그 따뜻한 마음들에

그동안 힘들게 버텨오며 덕지덕지 묻어 있던

내 삶의 더께들이 씻겨져 나갔다.

그 후로도 계속되는 남편의 암투병에 교회 분들과 남편 친구들, 지인들의

꾸준한 관심과 사랑과 배려로 지금 글을 쓰는 이 순간도 마음이 촉촉하다.



가브리엘레 뮌터 <안락의자에 앉아 글을 쓰는 여인> 1929




남편 간병하느라 쉬지도 못한다며

숙소를 예약해서 1박 2일동안 쉬게 해준 분,

김치, 전복, 청국장, 온갖 나물들, 항암에 좋다는 각종 귀한 음식들, 죽, 과일, 비타민 등등

일일이 열거하기 조차 힘든 사랑의 배달들이 꾸준하다.

감사의 인사로 답례를 드리면,

너무나 큰 마음과 정성을 주시면서도

"아유, 내가 해줄 수 있는게 이것밖에 없어서 해주는 거에요."

"다시 예전 모습 찾을 수 있게 기도하고 있어요."

"권사님은 아무것도 하지 말고 남편에게만 신경써요. 예의차리지 말고"

"매일 아침 첫 기도시간에 남편하고 남집사님을 위해서 기도하고 있어요."

요양을 위해 부정기적으로 지방에서 쉬고 있을 때면 머나먼 길에도 지인들이 찾아오셔서

함께 식사도 하고 이것저것 챙겨주고 가신다.

한 번은 그렇게 할 수 있으나 마음의 끈을 놓지 않고 진정한 사랑으로

온 마음 다해 주시는 분들을 보면서

'이렇게 많은 사랑을 받아도 되는 걸까?' 생각을 한다.

주변에 의외로 암투병하는 가족(거의 부모님)을 둔 사람들이 있다.

내가 경험하지 않았으면 몰랐을, 간병의 힘듦과 어려움을 나눈다.

오히려, 내가 먼저 겪었기에 섣불리 "힘내라!"는 말은 더 못한다.

그저 손을 꼬옥 잡아주며 도움이 될 노하우들을 공유한다.

자식을 먼저 잃은 사람을 위로해 줄 수 있는 사람은

오직 한 사람! 자식을 잃어 본 경험이 있는 사람이라고 했던가.


내가 받은 만큼, 아니 그 이상으로, 따뜻한 사랑을

흘려 보내기로 마음 먹고 그렇게 살고 있다.

부족한 나에게 사랑을 알게 해준

참으로 감사한 2025년 이라고 감히 말할 수 있음에 감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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