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찾은 행복은 무엇인가 ?
인생은 마치 한바탕 봄날의 꿈처럼 짧고, 그 순간이 지나면 다시 돌아오지 않는다. 세상에 영원한 것은 없으며 인생은 그만큼 덧없는 것이다.
한국인의 평균 수명 팔십 세 전후. 그러나 팔십 세까지 무사히 도달하는 사람은 전체인구의 육십 퍼센트 바께 되지 않는다고 한다. 우리나라 평균 수명만 두고 봤을 때 당연히 나도 팔십 세 까지는 살겠구나 생각했다. 그러나 팔십의 벽에 도달하는 인구가 전체 인구의 반이 조금 넘는다고 하니 어쩌면 나에게 남은 인생이 최대 사십 년도 남지 않았겠다. 어쩌면 내일 사고를 당할 수도 있고 또 어쩌면 십 년, 이십 년 뒤에 병에 걸리게 될지도 모르겠다.
그렇다면 앞으로 나에게 남은 시간을 어떻게 살아가야 할까? 동물은 죽어서 가죽을 남기고 사람은 죽어서 이름을 남긴다고 했다. 죽은 후대에 까지 무엇인가를 남기기 위한 인생을 살아가야 하는 것일까? 내게 주어진 일장춘몽의 인생을 후회 없이 살아내는 길은 무엇일까? 남들보다 뛰어나야 하고 더 잘 살아야 하고, 더 아름다워야 할까? 위대한 업적을 달성해 인류에 기어하는 인생은? 뛰어난 예술가가 되는 것은? 그런 인생이라 한들 과연 한치의 후회 없이 살았다고 할 수 있을까? 행복했다 할 수 있을까? 나는 조심스래 어떠한 목적을 달성하는
삶을 우선순위로 두기보다는 인간으로서 한 생명체로써 평화롭고 행복하게 사는 인생을 우선순위로 두어 보기로 했다. 가장 원초적이며 단순한 것 어쩌면 그것이 우리의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것일지도 모른다.
‘당신의 내면을 계속 성장시키면 언젠가는 땅을 뚫고 나올 수 있다. 하지만 외면만 계속 키워나간다면 언젠가는 더 깊이 파묻힐 수 있다. ’
-‘홀로 있을 때의 통찰 ‘ 의 저자 장팡위
남에게 보이는 나의 외적인 모습과 능력을 크게 신경 쓰다 보면 나 자신의 내면을 가꿀 시간이 부족해진다. 겉모습은 아름다울지라도 내면의 힘은 부족해진다. 그렇게 되면 나 자신을 사랑할 수 없고 고독을 즐길 수 없으며 꽃과 바람의 아름다움을 느낄 수 없고 깊은 생각을 하기 힘들어진다. 요즘 나는 다른 사람의 시선보다 내 내면의 소리에 집중하려고 노력 중이다. 그 순간만큼은 어느 때보다 조용하며 평화로운 시간을 보낼 수 있다. 내면의 힘을 키우는 것 그렇게 나 자신을 아끼고 사랑해 주는 것 그것이 내가 찾은 첫 번째 행복의 조건이다.
물질적인 풍요가 행복의 원천이 되지는 않는다는 것은 모두 가 다 아는 사실일 것이다. 그럼에도 나는 어느 정도의 생존과 건강이 보장될 정도의 물질은 이 사회를 행복하게 살아가는 데에 꼭 필요한 요소라고 생각한다. 세상에는 아직도 마실 물과 음식이 없어 굶어 죽는 아이들이 있으며 돈이 없어 제때 치료받지 못해 고통 속에 살아가는 이들이 많기 때문이다. 여전히 전쟁은 진행 중이며 서로를 죽고 죽이는 살육전은 멈추지 않는다. 그런 인류애가 결핍된 사회 한가운데에서 그것은 때로 그들의 생과 사를 가르곤 한다. 생이 있고, 건강해야 행복할 수도 있다. 처참한 그들의 삶 앞에서 나는 ‘물질적인 풍요는 행복을 결정짓는 잣대가 될 수 없어.‘라고 감히 함부로 이야기할 수가 없다.
‘가장 빈곤한 인생은 곁에 사람이 없는 인생이다. 그의 겨울은 유난히 춥고, 베인 상처도 잘 아물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가장 큰 문제는 행복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 ‘행복의 기원‘ 의 저자 서은국
사람은 사회적인 동물이다. 원시 시대부터 무리를 지어 생활했는데 이것이 생존에 유리했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사람은 자신이 좋아하는 사람, 그 무리와 함께 있을 때 마음의 안정감을 느끼며 행복감을 느낀다고 한다. 좋은 친구들과 한참 동안 수다를 떨었던 경험, 가족들과 함께한 저녁식사 시간 등. 이러한 일상의 소소한 시간들 속에서 우리는 큰 행복을 느낀다. 반면, 내가 불편해하는 사람이나 싫어하는 집단에 있게 되면 그것만큼 괴로운 것도 없다. 인간은 사람과 있을 때 행복을 느끼는 것이 아니다. 내가 좋아하는 사람과 있을 때 행복을 느끼는 것이다. 예전의 나는 많은 사람들을 사귀었고 주변은 늘 북적였다. 이 시기를 나는 잃어버린 시간이라 명칭 하는데 그 이유는 그 시절 얻은 것이라 고는 찰나의 재미 말고는 아무것도 없기 때문이다. 그 많던 사람들의 이름도 무슨 이야기를 나누었는지도 이제는 전혀 기억나지 않는다. 내 경우, 때로 그런 관계는 서로의 득이기보다는 독이었던 경우가 많았는데 의도했던 하지 않았던 마음을 할퀴고 서로에게 큰 상처를 남길 확률이 높았다. 나는 나의 젊은 청춘의 시간을 쓸데없는 인간관계에 목매며 보냈다는 것에 아직도 종종 후회를 하고는 한다. 이유불문 아무것도 따지지 않고, 있는 그대로의 내 모습을 존중해 주는 사람, 서로의 진심을 나누며 보듬어 줄 수 있는 이들과 보내는 시간은 큰 위로가 된다. 서로가 서로에게 행복을 선물에 줄 수 있는 인간관계를 만들어 보자. 인간관계는 좁아지겠지만 더 깊어지며 그것은 인생을 한층 더 풍요롭게 만들어 준다.
잠들기 십 분 전, 나와 아이들은 잠자리에 들 준비를 모두 마친 뒤 안방에 있는 큰 창문을 열고 바깥 구경을 하곤 한다. 아이들과 나는 창틀에 팔을 기대고 나란히 앉아 창문 밖으로 보이는 별자리를 구경하거나 지나가는 비행기의 수를 세어 보기도 하고 겨울의 흙냄새를 맡아보며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눈다. 특별할 것 없는 짧은 시간이지만 사랑하는 이와 함께 한다는 이유 만으로 혼자서 봤을 때 보다 훨씬 더 아름다운 밤하늘이 내 머리 위로 쏟아진다. 바람결을 타고 날아오는 저녁바람의 냄새는 하루동안 쌓인 근심걱정을 잊기에 충분할 만큼 강렬하다. 사랑하는 이와 함께 보내는 평범한 시간. 내가 찾은 또 하나의 행복이다.
누구에게나 삶은 때로는 불행하고 때로는 눈물이 날 만큼 행복하기도 하다. 인생은 한 치 앞도 알 수 없고 그래서 늘 불안하다. 그러나 그런 시간조차도 누군가에게는 천금을 주고서라도 얻고 싶은 시간일 지도 모른다고 생각해 보자. 잠시 멈춰 서서 하늘에 지는 노을을 바라보자. 그 위로 날아가는 새 때들 살랑살랑 내 손끝을 간질이는 바람과 그 속에 묻어있는 흙과 풀냄새를 맡아보자. 나를 둘러싼 모든 순간이 참 아름답지 않은지? 삶을 순간순간 행복하게 살지 않을 이유가 없다. 한 순간 지나가면 다시는 되돌아갈 수 없는 일장춘몽의 삶. 인생이 한바탕 꿈과 같다면 이왕지사 세상에 태어났으니 잘 먹고, 잘 놀고, 이곳의 아름다움을 즐기며 더 사랑하고 행복하게 살아가야겠다. 그리고 이 시간이 다하는 어느 날 나는 행복한 삶을 살았노라 그리 유언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