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어의 전장
노크
불 꺼진 거실 끝
아들의 방 문틈 아래
가느다란 불빛 하나가
바닥을 조용히 어루만진다
엄마는 다가가지만
문고리조차 잡지 못하고
숨도 제대로 쉬지 못한다
그 빛을 바라보며
엄마는 아무 말이 없다
불빛의 선을 넘지 못한 채
말없이 문밖에 서 있을 뿐
그 사이, 문틈은
아들의 숨결로 아주 미세하게 잠깐 떨렸고
정적 속엔 연필 긁히는 소리가 다시
작게, 오래 흘러나온다
노크도, 부름도 없이
얼마나 그렇게 있었을까
엄마는 조용히
문을 등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