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어의 전장
1도 높은 사랑
어느 한 사람의
아무 말 없는 작은 선행이
어둑하게 굳어 있던
메마른 마음 가장자리에
보이지 않는 따뜻함을
고이 내려놓으면
그 미세한 떨림은
말보다 먼저 스며들어
지친 이의 하루에 드리워진 무채색을
아주 느린 숨결로
조금씩 빛으로 바꾸어 놓는다
그렇게 바뀐 하루는
하루의 결이 달라지고
생의 깊은 층을 흔들며
잠들어 있던 감정의 떨림을 다시 깨운다
깨어난 그 떨림은
멀리 떨어진 또 다른 이의 삶의 끝자락까지
결처럼 번져 나가
누구도 모르게
세상의 온도를 높인다
말도 없었고
드러난 것도 없었지만
그 한 사람의
한 번의 조용한 손길이
가장 깊은 자리의 세상의 흐름까지
아주 작게
그러나 아주 확실하게
빛으로 바꾸어 간다
눈에 보이지 않는
미세한 온도 차이처럼
세상은 그렇게
조용히 더 따뜻한
‘1도의 사랑’을
품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