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작 시 01
물기 젖은 등대에 불빛을 당기며
내 몸 속에 들어와
태반을 베고 눕는 섬 하나
구름에 휩쓸려 표류하는 날갯짓
세기말의 얼룩진 문신들
가슴에 새기고
아, 이제 그만 잠들고 싶다.
태초부터 수많은 섬들은
나의 자궁 속에서 배란 되고 있었을까,
태양을 만나 사랑을 속삭이고
그의 뜨거운 체온과 교미한 성총으로
이밤, 신음하는 검은 섬들을 품고
나는 젖을 물린다.
등단 작가 / 정숙 시인의 브런치스토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