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 이집트인들의 삶에 비춰보는 오늘의 이집트? 17
서운했던 내 감정은 빗나갔다. 하루 더 쉬려고 마음 먹고 있는데 남편이 다가와
내가 없으니 허전해 지더란다. 체면 치례는 아닌 것 같아 짠 한 마음이 밀려왔다.
오늘도 내가 왜 쉬어야 하는지 차분히 설명하며 "투자한 값이 얼만데..."
당신이 내 몫까지 꽉, 채우고 오라며 비상금까지 얹어서 등 떠밀고 나서야
허기가 졌다. 종종 걸음으로 내려가는 그의 뒤를 바라보며 식당으로 향했다.
이제 어떤 일이 있어도 잘 챙겨 먹고 힘내야 한다. 내일은 동부 사막을 내달려 홍해 바다
**리조트로 이동하는 날이다. 가이드가 일러준 옥상 라운지에서 오늘 흥겨운 행사가
있다며 하루 힐링 꼭, 받으라고 당부했던 생각이 나서 가보려고 한다.
라운지에 올랐을 땐 이미 크루즈는 남족을 향해 제법 먼 거리를 달리온 풍경이었다.
행사에 참석한 사람들이 분주하게 여러 그룹들이 모여 차를 나누며 웃음 꽃을 피우는
즐거움이 여기저기서 빵빵 터져 나오기도 했다.
참 부러웠다. 하지만 그들과 함께 같은 공기와 웃음소리를 함께 나눌 수 있다는 것
만으로도 행운이라 것을 나는 안다. 더 함께 있고 싶은 마음에 좀 떨어져
크투즈의 난간 쪽 멀찍이 자리를 잡았다.
가급적 넓은 시야로 풍경을 바라볼 수 있는 자리를 탐색한 끝에 그룹에서 좀 떨어진 자리에
가끔 나처럼 홀로 바람쇠러 나온 동양인들 몇명이 나를 힐끗 훔쳐 보기도 하던 곳이다.
자리를 잡자 바로 나를 반기는 듯 높이 활공하는 검은 새 두 마리와
크루즈가 지나는 소리에 놀라 푸드득 활개를 치며 날아오르다 강으로 뛰어 내리는
흰 날개를 퍼득이며 솦과 강을 오르내리는 새들이 나를 반겨 주었다.
이제부터는 숲이 점점 얇아지는 뒷 쪽으로 모래 언덕이 살짝 고개를 쳐들고 있는 것 같았다.
사막 강변에 나직한 천막 가옥으로 보이는 곳에 아이들이 흩어져 물놀이를 하고 있었다.
도시 한 복판의 주거들도 층수만 있지 속 사정은 비슷해 보이는 듯 한 장면들을 접해 본
것이어서 짐작이 갔다. 나일강은 구역에 따라 수 믾은 크루즈 운항으로
곳곳에 기름 띠가 떠다니는 것으로 봐서 물고기 잡으러 온 것 같지는 않아 보였다.
이제는 숲보다는 사막의 풍경이 이어졌다. 여기 저기 숲을 낀 건물들이 나타나는 것으로
작은 도시거나 마을이 아닐까? 하는생각에 그 풍경을 미리 짐작하며 카메라를 켰다.
강폭은 점점 넓어지고 깊이와 강물의 흐름이 잠시 멈추는 듯한 현상은 무엇일까?
크루즈들이 정박하기 위한 담수 역할을 하는 장치가 더해진 것이 아닐가 하는
생각이 꼬리를 물고 늘어졌다.
한참을 달리다 보니 민간인들이 숲 속 어디에서 살고 있을거라는 짐작에 호기심이 작동하기 시직했다.
이집트는 도시를 벗어나면 사람 구경하기가 참 드물다. 조금더 희망에 가까워진 것 같아
다시 용기를 내어 함께 달리고 있다.
우~와 !! 기대는 어긋나지 나지 않았다.
보트와 크루즈 그리고 멀리 떨어진 곳에 민간 아파트도 보이는 것으로 봐서
어느 도착지의 중간 지점에 이르지 안았을까?
앞으로의 풍경과 나일강의 표정이 어떤 모습으로 나에게 나타날 지
감동과 기쁨의 순간을 상상해 본다.
크루즈 꼭대기 라운지에 여행객들을 가득 싣고 지나가는 크루즈, 그 뒤를 따르는
펠로카들의 무리가 새로운 풍경을 그려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