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부 한민족의 시원 북방 06
수직절리로 깎아지른 절벽 바위산 폭포수를 거스르는 연어 떼처럼 형형색색 비사성 점장대를 오르고 있는 사람들, 황량한 돌산부리를 딛고 봄빛에 고개를 내미는 협곡의 연둣빛 입술,점장대 지붕난간에 올라 타이머신을 타고 하늘을 날아 올라요.
서해와 발해만을 한눈에 품은 요동반도 상공, 해무서린 황해가 손에 잡힐 듯 황량한 홀忽에 우뚝 솟은 성의 속살이 까칠하네요. 돌부리 끌어안고 산비탈 흘러내리는 선혈 낭자한 진달래꽃무리가 후끈! 전사들의 마지막 체취인양 나는 더 힘차게 창공을 날아올라요.
만리장성 밖 도도히 흐르는 요하 강 유역, 우리 고대역사와 빼어난 요하문명을 일궈낸 고색창연한 성들이 눈앞에 펼쳐지고요. 중원의 수많은 왕조들이 흥망을 거듭하며 침탈을 노리는 적들과 맞서, 수 천년사직을 지켜낸 웅혼했던 우리 조상들의 삶이 묻힌 이 땅, 그대여! 지켜드리지 못하여 고개 숙입니다. 구천을 떠도는 영령들의 디아스포라여, 초록이 깊어가는 요하강변에 새 생명이 깨어나듯, 거룩하신 임의 얼을 가슴깊이 새기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