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부 한민족의 시원 북방 07
무덤 씨를 뿌린 수천 년의 묵정밭, 그날의 영광과 한숨이 덩굴손으로 웃자라 얽히고설킨 상처의 각질 바람에 나뒹굴고, 죽어서도 이 땅을 지키려 씨줄 날줄 딱딱 맞춰 흙을 움켜잡은 무덤의 밑동들이 시퍼렇게 살아 가슴을 후려칩니다.
내 삶의 반나절이 수천 년의 죽음으로 되살아나, 모진 풍파 속 계절이 밟고 지나간 자리, 허리 잘린 봉분 머리맡에 토끼풀꽃 한 줌 뜯어놓고 큰절을 올립니다. 백두산 정기 이어받은 노령산맥 끝자락 굽이굽이 임의 붉은 피 씻기어 흐르는 퉁구하.
선홍빛 흐드러진 고마리꽃이 무덤 밭을 에돌아 흐르는 통구하를 만나, 임의 귓전에 자장가를 부르오니
님이시여 부디 편히 잠드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