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이 두려웠어요.
날이 새고 하루가 시작되면 가족들의 밥상을 차리고 아이들을 학교로 태워다 주어야 하는 일이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마른 체형에다 발병 획인후에는 더 예민해져서 잠을 설치고 몸은 천근만근인데 말이다.
그런 날들이 연거푸 이어지니 다시 집으로 오고도 몇 달간을 아이들은 제 삼촌차를 타고 학교를 다녔다. 그렇게 가을과 겨울을 보내고 새봄이 되자 시동생이 늦장가를 가게 되어 살림을 났다. 남편은 아침저녁으로 젖소 착유를 해야 하니 어쩔 수 없이 힘이 없거나 말거나 내가 차를 몰아야 했다.
난제였다. 봄이라고 만물이 부산 떨 때 힘없는 나도 점점 더 많이 움직여야 했다. 한마디로 무엇을 하고 놓아야 하는지 생각 정리도 못한 상태였다. 그간은 아이들을 학교에 보내고 난 아침 시간을 방 안에서 뒹굴어도 되었었다. 또 방학이 있었으니 그럭저럭 지내온 것이었다 막상 움직여야 할 때가 다가오자 긴장감에다 겁이 났다. 하지만 엄마이기에 용기를 내야 했다.
첫날은 차를 몰고 나서니 동네 어귀를 채 돌기도 전에 식은땀이 났다. 제각각 학교에 데려다주고 집에 오면 녹초가 되어 밥 먹을 힘도 없었다. 거의 반나절이 되어서야 겨우 몇 술 먹고 나면 또다시 이불을 찾았다.
어떻게든 힘을 내야 하니 나름의 노력이 필요했다. 이불속에서 팔다리를 흔들며 기상전 체조를 하고 배를 따뜻하게 하기 위해 핫팩을 했다. 낮에는 한의원이나 보건소에 가서 침을 맞고 물리치료를 병행했다.
사이사이 쉬면서 마음의 평정을 위해 기도와 독서도 했다. 물론 틈만 나면 걸을 힘이 있는 동안 논둑이나 개울가를 걷기도 했다.
방과 후 저녁에 다시 데리러 갈 때까지 거의 종일 쉬던 것을 날이 거듭하니 차츰 쉬는 시간이 조금씩 줄어 갔다.
전혀 움직이지 않으려는 것보다 반드시 해야 하는 것을 할 수밖에 없을 때 하려고 마음먹고 하다가 보니 힘이 생기기 시작한 것이었다.
이후로도 그렇게 내 힘듦이나 역량과 관계없이 닥쳐지는 할 일들은 수시로 일어나고 또 해내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