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마음을 훔치다
6살의 뤼팡, 그는 어린 시절 이미 천재적인 도둑의 기질을 드러낸다. '왕비의 목걸이(le collier de la reine)'를 훔친 것이다. 그러나 자신의 도둑질로 인해 어머니는 누명을 쓰고 쫓겨나 힘들게 생을 마감한다. 그 삶을 옆에서 지켜보았던 뤼팡, 가슴에는 한이 맺힌다.
"...sa mère était malheureuse, sur le point de perdre la place de...domestique dont elle vivait, et parce que l'enfant souffrait de voir sa mère malheureuse."
-..."어머니는 불행했어요, 자신이 살아왔던 생활터전을 잃어버렸죠, 아이는 어머니의 불행한 모습을 보고 고통스러웠습니다."
<출처: https://bibliothequenumerique.tv5monde.com/livre/88/Arsene-Lupin-gentleman-cambrioleur.69p>
뤼팡이라는 캐릭터의 애잔하고 인간적인 모습은 어린 시절에 바탕을 두고 있었다. 이러한 매력으로 도둑임에도 불구하고 많은 팬들의 사랑을 받는다. 아르센 뤼팡(Arsène Lupin)은 프랑스의 작가 모리스 르블랑(Maurice Leblanc)이 탄생시킨 추리소설 속의 주인공의 이름이다.
소설 <괴도신사 아르센 뤼팡>에서 뤼팡이 훔쳤던 물건은 바로, 실제로 마리 앙투와네트 '다이아몬드 목걸이 사기 사건' 속의 목걸이였다. 최고급 다이아몬드 647개가 박혀있던 이 목걸이는, 원래 루이 15세가 애인에게 선물하려고 했었다. 왕이 죽자, 보석상은 빚더미에 앉게 되었고, 목걸이에 관심이 많던 라모트 백작부인이 사기를 계획한다. 왕비에게 환심을 사고 싶었던 추기경에게 가짜 왕비를 만나게 해 주며 목걸이를 가져오도록 시킨 것이다. 목걸이를 받은 백작부인은 외국으로 도망치고, 돈을 못 받은 보석상이 왕비를 찾아가면서 사건은 세상에 알려진다. 왕비는 자신도 모르게 벌어진 일인데도, 비방과 욕설을 듣게 되고 프랑스인들에게 외면당한다. 결국 마리 앙투와네트는 1793년 단두대에서 처형되었다.
<출처: 파란만장 세계사 10대 사건 전말기. 저자 심현정. 출판 느낌이 있는 책. 232~235P>
나는 해외 영화배우 티모시 샬라메를 볼 때, 왜 그런지 알 수 없지만 애잔한 느낌이 있다. 아마도 영화 때문 일 것이다. 그는 화롯불을 마주하고 끝없이 바라보고 있었다. 영화 <콜 미 바이 유어 네임>의 마지막 장면이다. 티모시 샬라메(엘리오 역)는 사랑을 기억하는 감정을 그렇게 여리고 섬세하게 표현했다. 이 영화로 그는 대스타가 되고, 곧이어 우주의 지도자로 캐스팅되었다. 영화 <듄>에서 우리를 구원할 지도자는 힘 있고 카리스마 있는 배우가 아니라 여린 소년이라는 점이 흥미로웠다.
연약함에 종교적인 색채를 가미해 아름다움을 들려주는 합창단이 있다. 프랑스의 소년 합창단 '파리 나무십자가 소년합창단(Les Petits Chanteurs à la Croix de Bois)'인데, 직역하면 '나무로 만든 십자가를 목에 걸고 있는 소년합창단'이다. 그들이 부르는 노래 중 하나로서 <Regardez l'humilité de Dieu>는 '신의 희생을 보아라'라는 뜻이다. 나이 어린 단원이 'Regardez(허갸데)' 즉, "보아라"라고 노래하며 우리 인간에게 명령한다. 하늘의 천사가 소년단원의 목소리를 빌려 신이 얼마나 인간을 위해 애쓰고 있는지 좀 보라고 호소한다.
'동생 뒷바라지를 하고 있지요'
소설이나 영화 그리고 노래에서 애처롭고 애틋하게 표현되는 이 애잔함은, 나의 현실로 들어오면 이제 얘기가 달라진다. 내가 학생일 때, 그 당시 '나우**'라는 PC통신을 가입했었다. 그 계기는 바로 "동생 뒷바라지를 하고 있어요."라고 하는 판매원의 말 때문이었다. 나는 책에서나 봤던 '동정심에 호소하는 오류'에 빠졌던 것이다.
'아기가 침대에서 떨어졌어요'
내가 사업을 하면서 드디어 올 것이 왔다. 난 동정심 호소 분야의 '대가'를 만났다. '세무조사'라는 것을 받게 되어 세무사를 고용했는데, 무엇인가가 이상했다. 나는 급해 죽을 지경인데, 세무사가 일을 안 하는 것이다. 착수금 100만원을 주었는데도 말이다. 어느 날, 전화가 왔다. 세무사는 "제 아기가 침대에서 떨어졌어요."라고 말했다. 나는 많이 놀랐다. 아기가 떨어져서 놀란 것이 아니고, 내가 사기당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아서 놀랐다.
그 후, 나는 어마어마할지도 모르는 과태료의 공포에 빠져 허우적거렸다. 내가 이제까지 벌은 돈을 다 토해내야 하는 건가. 내 인생에서 최대치로 머리를 굴렸다. 한 달 만에 5kg가 빠졌다. 고군분투하며 다행히 빠져나왔긴 하지만, 사업 자체에 허무함을 남겼다. 나중에 그 세무사는 나에게 전화를 걸어왔는데 "세무사해도 되겠다."라며 칭찬을 해 주었다. 대가의 여유라고나 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