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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6월 24일의 뇌스트레칭

뇌스트레칭#2

-새벽 12시가 되면 다음날로 계산된다


-나의 하루는 매일 이틀치가 된다


-하루의 기준점을 새벽 3시쯤으로 옮기는 건 어떻수


-상냥한 그의 살기. 섬뜩한 그녀의 친철


-너에게 내가 어떤 의미인지는 모르지만 모쪼록 최악은 아니었으면 좋겠어


-바나나쥬스를 만들어서 마셨다. 달다. 잠이 입 벌린 줄도 모르고 등에 매어버린 책가방에서 도시락 반합 쏟아지듯, 쏟아진다


-다시는 만나고 싶지 않은 사람과 다시는 볼 수 없는 사람과 꼭 한 번 보고 싶지만 딱 하루만 만나고 싶은 사람


-당신의 눈에는 너무도 누적되어버린 세월의 눈꼽이 있어, 무엇 하나 제대로 볼 수가 없겠네


-플레이스테이션4는 게임하려고 샀는데 결국엔 유튜브 보는 용도로 전락해버렸다...


-나는 게임을 그다지 안 좋아나봐


-게임하는 게 귀찮다


-일을 통해 자아를 성취하려는 시도의 허망함


-나이를 먹었는데도 꿈이라는 이름의 불편하고 무거운 걸 늘상 주머니에 보관하고 다니는 비용


-콤포타블리 눔, 핑크 플로이드, 편안하게 마비


-자신에겐 전혀 아무런 치부도 없는 것마냥 구는 것들이 그러는 이유: 치부덩어리라서


-모두 함께, 라는 말이 요즘 제일 싫다. 그것에 최고의 가치를 둔다면서 정작 소외된 사람들의 하루하루를 자세히 살펴보며 함께 있어주긴커녕 그들 앞에서 개기름 낀 얼굴로 생의 아름다움을 설파하며 곧 허물어질 가짜 용기와 희망을 세뇌시키려 발악하는 작태


-그래, 이럴 때 떠오르는 좀머씨의 일갈,


"그러니 날 좀 제발 내버려두시오!"


-내 꿈은 내가 굳이 나와 맞지 않을 사람들과 함께 있으려고 그 치명적인 불편함을 감수하지 아니 하고, 이완된 채, 흐물흐물, 거의 연두부처럼 있어도 누군가에 의해 으깨질 염려가 없는 상태로 있는 것. 이걸 두고 사람들은 몽상이라고 말하겠지


-몽상이 아니다. 망상이다. 아니다, 공상이다. 아니, 아니, 환상이다. 종합하자면, 상상이다.


-현실의 결핍이 상상을 만들고, 상상이 새로운 현실의 재료가 된다


-미안. 너를 그때 그냥 그렇게 두고 오는 게 아니었는데... 아조 그냥 떡이 되도록 줘패서라도 정신 차리게 했어야 했는데, 미안


-오늘 밤, 달도 밝다. 닭도 밝다. 닭도 맑다. 달도 맑다. 꼬끼오. 꼬끼오


*핑크 플로이드 <comfotably numb> 들으며 뇌스트레칭*


김봉민 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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