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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시인 권태주 Nov 11. 2024

철없는 꽃

철없는 꽃



늦가을 낙엽이 비처럼 내려앉는데

철쭉이 붉게 얼굴을 내민다

봄의 기억 속에 갇힌 채

철을 잊은 꽃이 흔들린다


바람은 차갑고, 겨울은 가까워지는데

붉은병나무꽃이 무심하게 피어

계절의 흐름을 모른 채

오래된 습관처럼 무뎌진 얼굴로 웃는다


저마다 철을 알고 지는 낙엽들 사이,

계절을 모른 채 피어난 꽃들이여

그대들이 피어야 할 때는

꽃피는 봄날 아니던가


마치 철을 모른 체 방송에서 하는 대통령의 사과처럼

국민 앞에서 무심히 던져지는 말들 상처가 되어

비수로 꽂힌다


가을에 피어난 꽃들이여

철없이 굴지 말고

제철에 피어 나라

철없는 언행으로 국민을 피곤하게 하는

대통령과 그 부인에게

좀 들어라고 전해주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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