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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시즌2) 시즌2를 모의하다

“시즌1 끝나면 앞으로 어떻게 하실 거예요?” ― 백총

by 콘텐츠플러스

흰 눈이 하얗게 내린 2022년 12월 27일. 『월간 문익환』 멤버들은 모두 함께 늦봄이 잠들어 있는 경기도 마석의 모란공원 묘역을 참배했다. 1월호에 실릴 현장탐방 기사를 위한 것이었다. 올라오는 길 다 같이 모인 김에 저녁을 같이하기로 했다. 왕십리역 인근에서 가벼운 대화가 이어졌다.


지난 시간 함께한 소회를 얘기하는 가운데 불쑥 ‘시즌2’에 관한 얘기가 튀어나왔다.

“앞으로 어떻게 하실래요?”


끝을 향해가고 있는 12번의 발행 약속. 그 이후에 대해서는 아무도 말을 꺼내지 않았었다. 아무도 묻지 않아 가슴속에 담아두었던 생각들을 ‘공식적으로’ 한 명씩 돌아가며 밝혔다. 결론은 “그냥 끝내기엔 뭔가 아쉬움이 남는다”였다. 이 말은 곧 ‘시즌2’로 이어지는 연결고리이기도 했다.


모두의 생각은 비슷했다. “두세 달의 휴식기를 갖고 시즌2를 이어가자.” ‘의기투합’이란 바로 이런 것이다. 우린 서로의 눈빛에서 한마음 한뜻임을 확인했다.


2023년 2월호로 시즌1이 마무리되고 우린 자연스럽게 휴식기에 들어갔다. 꿀맛 같은 방학기간 같지만 실은 그렇지도 않았다. 봉사활동을 병행하면서 향후 방향에 대한 치열한 논의가 이어졌기 때문이다. 매주 화요일 회의를 통해서 시즌2의 대체적인 방향은 사람에 집중하는 것으로, 그래서 인터뷰를 강화하는 것으로 공감대가 형성되어 왔다.


실무적이고 본격적인 논의는 2023년 3월 7일 ‘다음 프로젝트 계획’이란 타이틀로 시작되었다. 그동안 회의를 통해서 많은 부분을 공감해서였는지 일사천리로 하나하나 의견을 모을 수 있었다. 특히 형식은 기존의 『월간 문익환』 판형을 유지한다는 것과 12명의 인터뷰 대상을 선정하고 인터뷰 기사를 커버스토리로 다룬다는 것을 큰 틀에서 합의했다. 또한 <그때 그곳>, <과거에서 온 편지>, <나와 늦봄> 등 새 코너를 기획하기로 했다.


인터뷰 대상은 가급적 ‘덜 빛난 사람들을 우리 관점에서 찾아서 빛나게 해 주자’는 원칙을 정했고 고령자를 우선으로 하자는 의견도 나왔다. 사업회의 추천도 받기로 했다. 이에 따라 이날 회의에서는 곽노순 목사, 이해동 목사 등이 우선 거론되기도 했다.


인터뷰는 글 담당과 촬영 담당 최소 2인 1조로 하기로 했고, 간단한 선물을 준비하되 돈 드는 선물을 하지 않겠다는 ‘구체적’인 지침도 마련했다. 일주일 후인 3월 14일 기획회의에서 인터뷰 인물 선정 기준에 대한 더 구체적인 방안이 논의됐다. 너무 큰 인물에 집착하지 말고, 새로운 사람들을 드러내는 것에 중점을 두자는 의견이 나왔다. 각자 생각하는 인터뷰 후보를 3명씩 뽑아와서 공유하고 후보자를 논의하는 등 합의를 통해 결정하기로 했다.


※ 인터뷰 지침
□ 우리 관점에서 덜 빛난 사람 발굴
□ 고령자 우선
□ 사업회 추천 인물도 OK
□ 촬영 1명, 글 담당 1명 등 최소 2명이 간다.
□ 선물은 간소하게(사례는 없음)
□ 교통비 각자 부담
□ 허락 구하고 녹음하기


회의 끝에 시즌2의 첫 번째인 5월호의 주인공은 『문익환 평전』의 저자인 김형수 작가로 정해졌다. 우리가 이 작업을 하며 많은 순간 도움이 됐던 평전의 작가이자, 문익환 관련 기록을 많이 접했을 선배로서 그가 궁금했다. (실제로 첫 번째 인터뷰는 『월간 문익환』 팀 전원이 2023년 4월 18일 충청남도 부여에 내려가 신동엽문학관 관장으로 있는 김형수 작가를 대상으로 이루어졌다.)


처음 시도하는 인터뷰란 형식에 다소 낯설어했지만 모두 훌륭하게 주어진 역할을 잘 소화했다. 인터뷰 대상자가 어디에 살든 정해지면 찾아갔고, 때론 부여로, 익산으로, 천안으로 함께 먼 길을 마다치 않고 달려갔다. 담당이 아니더라도 인터뷰 현장에서 생생한 목소리를 듣고 싶어 자비로 버스를 타고, 기차를 타고 자발적으로 인터뷰 현장에 동행했다. 전형적인 ‘내 돈 내 산 인터뷰’였다.


20230418김형수.jpg 『월간 문익환』팀은 2023년 4월 충남 부여에서 ‘시즌2’ 첫 번째 인터뷰 대상인 김형수 작가를 찾았다. 왼쪽부터 에바, 지노, 김형수 작가, 코스모스, 만당, 백총



글쓴이_백총
전직 편집기자. 조직의 장이 되길 한사코 거부하는 I형 인간이지만, 조판을 해본 경험이 있다는 이유로 편집장을 떠맡았다. “안 해도 된다”라며 편하게 해 주는 척 하지만 알고 보니 원고 떠맡기기의 고수다.



● 아카이브에서 『월간 문익환』 시즌2, 김형수 작가 인터뷰(2023년 5월호) 읽기

https://archivecenter.net/tongilhouse/archive/collection/ArchiveCollectionView.do?con_id=18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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