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동화작가 김동석 Apr 03. 2022

솜사탕 만드는 깨비!

달콤시리즈 062

솜사탕 만드는 깨비!





동수가 만나는 도깨비가 있었다.

그 도깨비를 동수는 깨비라고 불렀다.

눈깔사탕을 좋아하는 깨비는 어린이들에게 책을 읽어주러 다녔다.

하루도 쉬지 않고 어린이들이 초대하면 달려가 동화책을 읽어주었다.


동수는 

어린이들을 좋아하는 깨비가 목이 아프지 않게 눈깔사탕을 매일매일 사다 주었다.

깨비는 

목이 아프면 눈깔사탕을 먹고 다니면서 어린이들에게 동화책을 읽어주었다.


그러던 어느 날,

깨비는 동수가 학교에서 오길 기다렸다.


"동수야!"

학교에서 돌아오는 동수를 깨비가 불렀다.


"안녕!

날 기다렸어?"

하고 동수가 묻자


"솜사탕 만들었는데! 

먹어 보고 맛이 어떤지 말해 줘."

깨비는 동수 손을 잡고 솜사탕 기계가 있는 곳으로 끌고 갔다.


"솜사탕을 만들었다고!

"어떻게 배웠지?"


"학교 앞에서 솜사탕 파는 아저씨에게 배웠지!

그 아저씨가 자세히 가르쳐주었어.

또 

달고나 만드는 것도 가르쳐주었는데 나는 솜사탕만 만들 거야."

깨비는 동수에게 자랑했다.


"솜사탕 만들어 뭐하려고?"


"응!

동화책 읽어달라고 하는 어린이들에게 선물로 줄 거야."


"와!

좋겠다.

나도 동화책 읽어 줘?"

동수도 솜사탕이 먹고 싶었다.


"알았어!

예약하면 그때 솜사탕 가지고 갈게."

깨비는 많은 어린이들이 예약한 상태라 동수에게 책을 읽어주려면 몇 달은 기다려야 했다.


"그럼!

예약해줘?"


"알았어!

내년 5월 5일에 예약 잡아줄게."


"너무 많이 기다려야 하잖아!"


"예약이 밀려서 어쩔 수 없어!"

깨비는 제일 친한 동수에게 동화책 읽어줄 시간을 예약하면서 미안했다.


"할 수 없지!"

동수는 깨비에게 예약하는 것만으로도 고마웠다.


"솜사탕을 선택한 이유라도 있어?"


"그거야!

어린이들이 제일 좋아한다고 해서."

깨비는 동화책을 읽어주면서 어린이들에게 물었다.

어린이들은 눈깔사탕보다 솜사탕을 더 좋아하는 걸 알았다.


"먹어 봐!"

깨비가 만든 솜사탕을 동수에게 줬다.


"와!

이 기계는 어디서 난 거야?"


"히히히!

그거야 도깨비방망이가 선물해 줬지!"

깨비가 웃으며 말했다.


"와!

역시 도깨비방망이가 좋구나."

동수도 솜사탕 기계가 갖고 싶었다.

동수는 깨비가 준 솜사탕을 손으로 뜯어먹었다.


"맛있다!

입안에서 사르르 녹는다."


"정말!

정말 맛있어?"


"응!

너무 달콤하고 맛있어."

동수는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솜사탕을 먹는 것 같았다.


"책 읽어주는 도깨비다!

달빛이 비치는 밤길을 걷는데 어린이가 외쳤다.

동화책을 읽어주는 깨비는 어린이들에게 인기가 많았다.


"안녕!"

깨비도 어린이에게 인사했다.


"내일 밤에 우리 집에 오는 날이에요!"

어린이가 예약했다며 깨비를 보고 말했다.


"내일!

예약한 조동찬이구나?"


"네!

제가 동찬이에요."

동찬이는 책 읽어주는 도깨비를 만나서 좋았다.


"안녕!

내일 보자."

깨비는 동찬이에게 인사하고 진아네 집을 향해 달렸다.


"솜사탕!

솜사탕을 안 가져왔어."

깨비는 달리다 멈추더니 외쳤다.

그리고 오던 길을 뒤돌아 달리기 시작했다.

솜사탕 기계가 있는 공동묘지까지는 한 참을 달려야 했다.


"휴! 휴!

여기 있다."

깨비는 기계에 꽂아두었던 솜사탕을 들고 다시 진아네 집을 향해 달렸다.

달빛에 하얀 솜사탕이 황금나무처럼 보였다.


"히히히!

진아가 좋아하겠지."

깨비는 늦지 않게 도착해 다행이었다.


'딩동! 디잉동!'

진아네 집 초인종을 눌렀다.


"엄마!

책 읽어주는 도깨비야!"

문틈으로 진아 목소리가 들렸다.


"안녕하세요!"

진아 엄마가 문을 열어주며 인사했다.


"안녕하세요.

책 읽어주는 도깨비입니다."

하고 인사하며 안으로 들어갔다.


"안녕!

진 아구나?"


"네!

안녕하세요."

진아가 웃으며 인사했다.


"이건!

선물이야."

깨비가 솜사탕을 진아에게 주었다.


"감사합니다!"

진아가 솜사탕을 받고 인사했다.


"좋겠다!"

진아 엄마가 부러운 듯 딸을 보고 말했다.


"죄송합니다.

솜사탕은 어린이들에게만 주는 거라서!"

깨비가 미안한 듯 진아 엄마에게 말했다.


"아니에요.

나중에 진아에게 좀 달라고 해서 먹을 게요."

진아 엄마는 웃으면서 말하더니 방으로 들어갔다.


"어디서 책 읽어줄까?"


"제 방에서 읽어주세요."


"오늘은 또 누가 같이 들을 거지?"


"네.

엄마, 아빠, 할머니, 할아버지 모두 듣고 싶어요."


"네.

좋아요."

진아 방으로 모두 들어오자 도깨비는 책 읽을 준비를 했다.


"오늘은!

예약한 <햇살 한 스푼!> 동화를 읽어줄게요."

깨비가 가방에서 <햇살 한 스푼!> 동화책을 꺼냈다.


"들쥐 또리가 있었어요.

또리는 들판에서 동물들에게 햇살을 팔았어요."

깨비가 책을 천천히 읽기 시작했다.


"또리가 또 무엇을 팔러 다닐까요?"

진아가 책을 다 읽은 깨비에게 물었다.


"글쎄!

지금은 도깨비방망이를 팔러 다니지 않을까!"



"맞아!

도깨비방망이 팔러 다니면 나도 사고 싶어요."

진아가 대답하자


"나도 살 거야!"


"나도!

나도!"

진아 엄마, 진아 아빠, 할아버지, 할머니도 모두 도깨비방망이를 사겠다고 했다.


"도깨비방망이를 팔면 안 되는 데!"

깨비는 도깨비들이 가지고 다니는 방망이가 없으면 안 되었다.


"왜요?"

진아가 물었다.


"도깨비들은 도깨비방망이가 없으면 살 수 없으니까!"


"그렇지!

도깨비들이 인기 있는 이유는 도깨비방망이가 있기 때문이지!"

할아버지가 말했다.


"그럼!

도깨비방망이를 가지고 또 도깨비방망이를 만들어 달라고 하면 되잖아요?"

진아가 깨비를 보고 말하자


"그건!

불가능해."


"왜요?"


"도깨비방망이는 천 년을 살아온 왕소사나무 가지를 가지고 만들기 때문이야."


"왕소사나무?"


"그래!

송이도라는 섬에 왕소사나무가 살고 있지.

그곳에서 자라는 왕소사나무를 가지고 도깨비방망이를 만드는 거야."

깨비는 신령스럽고 마법을 부리는 도깨비방망이에 대해 설명해 주었다.


"도깨비방망이가 만들지 못하는 것도 있군요?"

진아 엄마가 물었다.


"그렇죠!

눈깔사탕도 못 만들어요."


"이런! 이런!

눈깔사탕을 못 만들다니.

내가 제일 좋아하는 사탕인데."

할아버지가 말하자


"나도!

눈깔사탕을 좋아하는데."

하고 할머니가 말했다.


"저도!

눈깔사탕을 매일 먹어요.

목이 아프면 눈깔사탕을 먹으면 아픈 목이 사르르 녹아 나았어요."

깨비가 말하자


"엄마!

눈깔사탕이 뭐야?"

진아가 엄마에게 물었다.


"엄마도 잘 몰라!

당신은 알아요?"

하고 남편에게 물었다.


"동그랗고 하얀 사탕이야!"

하고 진아 아빠가 말했다.


"맞아요!

저는 동수라는 친구가 매일 눈깔사탕을 사다 줘서 먹을 수 있었어요."

깨비가 말하자


"그렇구나!

동수가 착한 아이구나."

하고 할아버지가 말했다.


깨비는 진아에게 책을 읽어준 뒤 집을 나왔다.

눈깔사탕을 하나 입에 넣고 또 다른 친구 집을 향해 달렸다.




그림 나오미 G



"히히히!

솜사탕을 좋아하다니."

깨비는 어린이들이 솜사탕을 좋아해 좋았다.

집에 돌아오면 깨비는 밤새 솜사탕을 만들었다.

도깨비들도 솜사탕이 달콤하다며 깨비에게 하나씩 얻어먹었다.


"노란 솜사탕, 파란 솜사탕, 빨간 솜사탕도 만들어야지!"

하얀 솜사탕만 만들던 깨비는 다양한 색의 솜사탕을 만들어 어린이들에게 주고 싶었다.


"히히히!

내가 만든 솜사탕이 세상에서 제일 달콤할 거야."

깨비는 더 달콤한 솜사탕을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


"깨비!

솜사탕 먹고 싶어?"

동수가 학교에서 돌아오면서 깨비를 불렀다.


언제부턴가 

동수는 깨비가 만든 솜사탕만 먹고 싶었다.


"안녕!

오늘은 빨간 솜사탕 먹어 봐."


"알았어!"

동수는 깨비가 준 빨간 솜사탕을 손으로 뜯어먹었다.


"와!

달콤함에도 색이 있구나."

동수는 먹던 솜사탕에서 빨간 달콤함이 느껴졌다.


"그렇지! 그렇지!"


"응!

너무 맛있어.

입안에서 빨간 달콤함이 진동하는 것 같아."

동수는 정말 깨비가 준 솜사탕이 달콤했다.


"내일은 파란 솜사탕 만들어 줄게!"


"고마워!"

동수는 솜사탕 만드는 재미에 푹 빠진 깨비가 신기했다.


"눈깔사탕 먹고 싶지 않아?"


"아니!

난 눈깔사탕을 매일 먹어야 책 읽어줄 수 있어."


"그렇구나!

넌 솜사탕을 안 먹는구나?"


"그렇지!

솜사탕은 어린이들에게만 줄 거야."

깨비는 어린이들에게 줄 솜사탕을 열심히 만들었지만 매일매일 부족했다.


"좋겠다!"

동수는 어린이들에게 인기가 많은 깨비가 부러웠다.


"오늘은!

누구에게 책을 읽어줘야 하나?"

깨비가 예약 노트를 꺼내 펼쳤다.


"와!

오늘은 강아지와 고양이에게 책을 읽어줘야 한다고!"

깨비는 솔비가 예약한 카드를 보면서 깜짝 놀랐다.


"강아지와 고양이가 내 말을 알아들을까?"

깨비는 궁금했다.


"강아지 하루!

고양이 깐돌!

어떤 녀석들일까?"

깨비는 강아지 이름과 고양이 이름을 읽으며 생각했다.


"눌깔 사탕(눈깔사탕)을 하나 먹어야지!"
깨비는 동수가 사다준 눈깔사탕 봉지에서 사탕 하나를 꺼내 입에 넣었다.


"출발해볼까!"

깨비는 가방을 챙겨 들고 집을 나섰다.


"동수가 오면 먹고 가겠지!"
깨비는 동수가 학교에서 오면 먹을 수 있게 솜사탕을 두 개 만들어 솜사탕 기계에 꽂아두었다.


"솔비!

집으로 출발!"

깨비는 열심히 달렸다.

서쪽으로 해가 뉘엿뉘엿 지고 있었다.


"역시!

지는 태양은 멋있다니까."

깨비는 서쪽으로 뚝뚝 떨어지는 태양을 한 참 봤다.


'뚱 똥! 뚱뚱 똥!'

솔비 집에 도착한 깨비가 초인종을 눌렀다.


"안녕하세요!

멍멍! 멍멍! 멍멍!"

솔비와 강아지 하루가 문 앞에서 맞이했다.


그런데 

고양이 깐돌이는 보이지 않았다.

깐돌이는 소파 밑으로 들어가 현관문을 들어서는 깨비를 지켜봤다.


"안녕!

안녕 하루야!"

깨비가 인사하자


"멍멍! 멍멍! 멍멍!"

하루가 계속 짖었다.


"하루!

그만! 그만!"

솔비가 말리자 하루가 짖는 걸 멈췄다.


"그런데!

깐돌이는 없나요?"

깨비가 솔비에게 묻자


"네!
깐돌이는 어딘가에 숨어서 보고 있을 거예요."

하고 솔비가 말했다.


"그렇군!

안녕! 깐돌아!"

깨비가 어딘가를 향해 크게 외쳤다.

하지만 

깐돌이는 나타나지 않았다.


"혹시!

하루와 깐돌이가 말을 알아들을 수 있을까요?"


"네!

제가 말을 가르쳐서 하루와 깐돌이는 사람 말을 알아들어요."

솔비는 그동안 하루와 깐돌이에게 말을 가르쳤다.


"알겠습니다.

어디서 책을 읽어줄까요?"

깨비가 물었다.


"네!

거실에서 읽어주세요.

아마도 깐돌이가 숨어서 들을지 모르니까요."


"알겠습니다."

대답한 깨비는 거실 소파에 앉아 가방에서 책을 꺼냈다.


"오늘은 읽어달라고 한 책이!

<난 하루야, 하루!> 책이군요.

책 주인공도 강아지 하루군요."

하고 깨미가 말하자


"맞아요!

그래서 제가 그 책을 읽어달라고 신청했어요."


"그랬구나!"

깨비는 동화책을 펼쳤다.


"네일 아티스트 강아지 하루!"

강아지 하루는 네일아트숍에서 네일 아티스트로 근무하고 있었다.

하루는 사람들이나 동물들에게 네일아트를 해주는 강아지였다.


깨비가

<난 하루야, 하루!> 책을 읽기 시작했다.


"칸뇽하세요(안녕하세요)!

히히히! 히히히!

하루가 인사를 이렇게 했어요."

깨비는 책을 읽으며 웃었다.


하루가 

말을 배우면서 인사하는 게 웃겼다.


"안녕하세요를 칸녕하세요라고 했어요."

깨비는 하루가 말을 배우는 게 신기했다.


책 읽는 재미에 

푹 빠진 깨비를 멀리서 지켜보는 깐돌이가 있었다.

솔비와 하루는 

깨비 곁에서 듣고 있는데 

깐돌이는 멀리 떨어진 흔들의자 밑에서 지켜봤다.


"맷돌!

하루는 고양이 멧돌에게도 네일아트를 해줬다.

좋아?

응! 너무 좋아!"

깨비는 책 속의 주인공 강아지 하루와 고양이 맷돌의 우정에 놀랐다.


"참!

고양이 깐돌이는 아직도 안 보여요?"

책을 읽던 것을 멈추고 깨비가 솔비에게 물었다.


"호호호!

저기서 듣고 있어요."

솔비가 흔들의자 밑을 가리키며 말했다.


"와!

귀엽다!"

깨비와 깐돌이는 처음으로 눈이 마주쳤다.


"안녕!"

깨비가 인사하자

깐돌이도 무섭지 않은 지 눈을 깜박거렸다.


"이리 와!

여기 앉아서 들어?"

하고 솔비가 말했지만 깐돌이는 움직이지 않았다.


깨비는 계속 책을 읽었다.

깨비가 책 속에 빠져있는 순간 깐돌이가 소파 밑을 지나 슬그머니 솔비 무릎으로 다가왔다.


"깐돌!

너도 책 속의 주인공이 될 수 있어."

솔비 무릎에 앉은 깐돌이를 발견하고 깨비가 말하자


"야옹! 이야옹!

내가 책 속의 주인공이 되면 인기 많겠죠?"

하고 깐돌이가 물었다.


"그래!

넌 우아하고 호기심이 많아서 인기 많을 거야."

하고 깨비가 말하자 

슬그머니 깐돌이가 깨비에게 다가가 털을 비볐다.

깐돌이도 깨비가 무섭지 않았다.


책을 다 읽어준 깨비는 솔비 집을 나왔다.

가방에서 

눈깔사탕을 하나 꺼내 먹고 다음 예약 어린이집을 향해 달렸다.


"아니!

달빛을 붙잡고 춤추다니!"

깨비는 밤하늘에서 달빛 붙잡고 춤추는 고양이들을 봤다.


"요즘!

고양이들 세상이라니까."

깨비는 밤하늘을 날며 노는 고양이들이 부러웠다.


"도깨비들은 달빛이 만들어준 그림자놀이만 하는데!"

깨비도 달빛을 붙잡고 밤하늘을 날며 춤추고 싶었다.


"언젠가는!

나도 언젠가는 달빛 붙잡고 밤하늘을 날 거야."

깨비는 한 참 동안 책 속에서 

달빛 붙잡고 춤추는 고양이들을 지켜봤다.


"이런! 이런!

빨리 가야겠다."

깨비는 예약한 어린이집을 향해 달렸다.


"솜사탕!

솜사탕을 가져가야 하는데 어떡하지?"

민지에게 가져갈 솜사탕을 소파에 나눴는데 하루와 깐돌이가 먹어 버렸다.


"수리수리 마하수리 솜사탕아 나와라!"

깨비는 가던 길을 멈추고 도깨비방망이를 꺼내 주문을 외웠다.

하지만 

도깨비방망이는 솜사탕을 만들어주지 않았다.


"솜사탕을 가지러 가면 늦을 텐데!

내일부터는 솜사탕 기계를 가지고 다녀야겠다."

깨비는 솜사탕 없이 민지 집으로 갔다.


"안녕!"

대문 앞에서 기다리는 민지를 보고 깨비가 인사했다.


"안녕하세요!"

민지가 인사하고 방으로 안내했다.


"안녕하세요!

어서 오세요."

거실에서 민지 엄마와 아빠가 기다리며 인사했다.


"안녕하세요!"
깨비가 인사하고 민지 방으로 들어갔다.


"민지야!

오늘은 누구누구에게 책 읽어줄까?"

깨비가 물었다.


"오늘은 

많은 친구들이 들을 거예요!"

의자에 앉으며 민지가 말했다.


"누구?"

깨비는 방에 아무도 없어서 다시 물었다.


"순이, 영희, 비비, 탱고 추는 아가씨, 

그리고

피아니스트 강아지 딩딩, 바이올리니스트 고양이 뚠뚠, 

노래하는 사슴 말랑 코 등이 같이 들을 거예요."

하고 민지가 말하자


"와!

이 방에 있는 인형들이 모두 같이 들을 거군?"

하고 깨비가 묻자


"네!"

민지가 대답했다.


"알겠어!

그럼 여기 앉아서 책을 읽으면 되는 거지?"

깨비가 묻자


"네!"

민지가 대답했다.


"오늘은 어떤 책이더라!

그렇지 <장화를 훔친 고양이 샘!> 책이지."

깨비는 가방에서 책을 꺼내 펼쳤다.


그때,

바이올리니스트 뚠뚠이와 피아니스트 딩딩이가 연주를 시작했다.


"와!

너무 멋져요."

<모차르트 피아노 협주곡 21번>이었다.


연주를 한 참 듣던 

깨비는 책을 펼치고 천천히 읽기 시작했다.


"외딴섬에 고양이 샘이 살았어요.

샘은 고기 잡는 어부들을 보면서 무럭무럭 자랐어요.

어느 날,

바닷물이 빠지자 샘은 바다를 향해 달렸어요."


피아노와 바이올린 연주에 

깨비가 읽는 동화책 이야기가 점점 스며들었다.


"감동이야!

정말 감동적이야."

깨비는 은은하게 들리는 연주에 책을 읽어가며 생각했다.


딩딩과 뚠뚠이가 연주하는 

<모차르트 피아노 협주곡 21번>이 끝나갈 무렵 깨비는 책을 다 읽었다.


깨비가 

책 읽어주며 스스로 감동받은 적은 처음이었다.


"감사합니다!

너무 감동적이었어요."

민지가 고맙다고 말했다.


"아니야!

내가 더 감동받았어."

깨비가 말했다.


다시,

연주가 시작되었다.

그리고 

딩딩과 뚠뚠이 연주에 맞춰 말랑 코가 나오더니 노래를 불렀다.


"책 읽어주는 도깨비!

눈깔사탕을 좋아하는 도깨비!

솜사탕 기계를 들고 다니는 도깨비!

책 읽는 재미에 푹 빠지게 하는 도깨비!

세상에서 가장 달콤한 솜사탕을 만들어 주는 도깨비!

도깨비 없이는 하루도 살 수 없는 어린이!

지금 예약해도 몇 년이나 기다려야 하는 책 읽어주는 도깨비!

고마워요 책 읽어주는 도깨비!

사랑해요 책 읽어주는 도깨비!"


말랑 코 노래가 민지 방에 울려 퍼졌다.


깨비는 너무 행복했다.

매일 어린이들을 만나고 책 읽어주는 게 힘들지 않았다.


다음날 저녁,

깨비는 솜사탕 기계를 짊어지고 집을 나섰다.





-끝-


매거진의 이전글 내 얼굴이 어때서!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