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꾸는 아이들!-2

상상에 빠진 동화 0404 함박눈 먹은 시금치!

by 동화작가 김동석

2. 함박눈 먹은 시금치!



장터로 향하는 시금치 할아버지는 힘들지 않았다.

지게가 무겁게 보였지만 돌아올 때를 생각하면 기분 좋았다.

평생 시금치 팔아서 자녀들을 키우며 살아왔다.


“할아버지!

꿈 삽니다!”

길가에 서 있던 소년이 시금치를 지게에 지고 가는 할아버지에게 물었다.


“무슨 꿈!”

시금치 할아버지는 소년을 바라보며 물었다.


“어젯밤에 꾼 꿈을 저에게 파세요?”

소년은 함박눈을 맞으며 다시 물었다.


“어젯밤에 꿈꾸지 않았다.”


“그럼!

그저께 꾼 꿈도 삽니다.”

소년은 다급하게 시금치 할아버지에게 물었다.


“이젠 늙어서 꿈도 안 꾼단다!"

하고 말한 시금치 파는 할아버지는 장터를 향해 발길을 돌렸다.


“꿈 삽니다!”

<꿈 사는 소년>의 목소리가 함박눈 사이를 비집고 멀리까지 들렸다.


“꿈을 산다는 놈도 있다니!”

시금치 할아버지는 몇십 년 동안 장터에서 장사를 하면서 꿈 사는 장사꾼은 처음 봤다.


거리에 함박눈은 자꾸만 쌓여갔다.

오후가 되자 장터에 사람들이 하나 둘 나왔다.


“할아버지!”

시금치 할아버지를 보고 인형 공주가 불렀다.

지게에 시금치를 짊어지고 눈길을 걸어오는 할아버지였다.


“할아버지! 할아버지!”

참기름 공주도 시금치 할아버지를 보고 반갑게 맞이했다.


“오늘은 쉬시지!”

두부 할머니가 반갑게 맞으면서 인사했다.


“손님들을 생각하니 쉴 수가 없었어요.”

시금치 할아버지는 눈이 오나 비가 오나 장날이면 시금치를 팔았다.


“저 영감이 장날이면 늦게라도 나올 줄 알았어.”

욕쟁이 할머니가 시금치 할아버지를 보고 말했다.


“할아버지!

이렇게 눈이 많이 왔는데 어떻게 시금치 뽑았어요?”

참기름 공주가 물었다.


“시금치들이 어서 팔아달라고 눈 위로 고개를 내밀어 주더라!”

시금치 할아버지가 장작불 가까이 다가오면서 말했다.


“정말이요!”

참기름 공주와 인형 공주는 놀랐다.

시금치가 팔아달라고 눈 위로 고개를 내밀었다는 말을 믿었다.


“할아버지!

불 쬐고 계세요.

저희가 시금치 진열할게요.”

참기름 공주와 인형 공주가 지게에서 시금치 한 다발 한 다발을 꺼내 진열대에 올려놓았다.


“싱싱하다!”

할아버지가 눈밭에서 뽑아 온 시금치는 정말 싱싱했다.



그림 나오미 G



"눈 오는 날은 집에서 쉬지 뭐 하러 나왔어요!

길도 미끄러운데."

하고 욕쟁이 할머니가 말하자


"욕먹으러 나왔지!

장날은 욕먹는 날이잖아."

하고 시금치 할아버지가 말했다.


"호호호!

욕먹으면 밥 안 먹어도 배부르죠."

하고 콩나물 파는 할머니가 말했다.


"허허허!

맞아.

돈 벌기도 힘들 때는 욕이라도 먹어 배를 채워야지."

하고 시금치 파는 할아버지가 말했다.


참기름 공주와 인형 공주가 시금치를 예쁘게 진열했다.


"시금치 팔아요!

똥 먹은 시금치

이슬 먹고 자란 시금치

아니

달빛 별빛 먹고 자란 시금치

오늘은

함박눈까지 먹은 시금치 팔아요."

하고 참기름 공주가 외쳤다.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새까만 고양이!-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