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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동화작가 김동석 Feb 18. 2024

독기를 품은 저주!-10

상상에 빠진 동화 0460

10.  대답 없는 엄마!




전쟁!

길어질수록 사람들은 무관심하게 되었다.

죽고 사는 문제가 나의 의지대로 되는 것이 아닌 신의 뜻대로 되길 바랐다.

누군가의 아픔이 곧 나의 아픔이 될 것이 뻔했다.

하지만

그 아픔을 피해 갈 수는 없다.

다만

전쟁이 하루빨리 끝나길 기원할 뿐이다.


가끔

소녀 ㄴ은 총성이 울리는 곳을 향해 멍하니 바라봤다.

아직도

전쟁터에서 돌아오지 않은 아빠와 오빠 소식을 기다렸다.


"죽진 않았어!

시체도 국기도 전달되지 않았어.

그렇다면

아빠와 오빠는 살아있어.

꼭!

살아서 돌아올 거야."

소녀 ㄴ은 희망을 가졌다.

전쟁이 끝나면 아빠와 오빠가 돌아올 것을 믿었다.


오늘도

아저씨 ㅈ의 아들과 아주머니 ㅎ의 아들이 전쟁터에서 소중한 목숨을 잃었다는 소식이 들렸다.

소녀 ㄴ과 엄마도 그들의 추도식에 참석했다.


"엄마!

아빠랑 오빠는 살아있지?"

추도식에서 소녀 ㄴ은 엄마에게 조용히 물었다.

하지만

이번에도 엄마는 대답이 없었다.


추도식이 끝나갈 즈음!

국기가 게양되고 애국가를 부르는 순간.

주변에 미사일 공격이 또 시작되었다.

다른 날보다 공격이 심했다.


고양이 ㅁ!

숲에서 길 잃은 ㅁ은 나무 아래 잠들어 있었다.

잠든 것보다는 죽어가고 있었다.

동물과 곤충들이 찾아와 용기를 내라고 했지만 ㅁ은 힘이 없었다.

어둠 사이로 달빛이 스며들었다.

ㅁ은 달빛을 붙잡고 마지막 남은 힘을 소비했다.

나무 그림자가 움직였다.

달빛이 움직일 때마다 그림자도 같이 움직였다.

ㅁ은 아무 생각도 나지 않았다.

망각의 동물다웠다.

밥을 가져왔던 집사 ㅅ.

새끼를 사랑하고 지켜주었던 할머니 ㅂ.

닭고기 간식을 주며 함께 놀아주던 소녀 ㄴ.

ㅁ은 그들이 생각나지 않았다.

다섯 마리!

미사일 공격에 잃은 새끼들이 생각났다.

ㅁ은 슬펐지만 꾹 참았다.

달빛!

눈에 보이는 달빛만 바라봤다.

그 달빛을 오래오래 붙잡고 싶었다.


사람들은 살아야 했다.

전쟁이 끝날 때까지 살아남아야 했다.

하지만

주변에서 들려오는 소리는 고통과 좌절, 죽음뿐이었다.

남을 생각할 겨를도 없었다.

미사일이 떨어지고 총알이 날아오는 상황에서 우왕좌왕할 뿐이었다.

죽느냐 사느냐!

그 고비를 잘 이겨낸 자만이 살아남았다.

그들은 다시 일어섰다.

국가와 민족을 위해 희생한 군인과 그 가족들을 돌봐야 했다.


전쟁!

그 후의 삶은 ㅁ이 생각하는 세상이 아니었다.

그들은 오래전에 ㅁ을 잊어버렸다.

목숨을 걸고 탈출해야 살아남을 수 있었다.

주변의 슬픔을 나눌 여유도 없었다.

모든 것이 망가진 현실을 받아들이고 살아가야만 했다.

누구를 원망할 수도 없다.

것을 빼앗기고 파괴된 것에 대해 저항할 수도 없었다.

오직!

국가와 민족의 번영을 생각해야만 했다.


슬픈 현실!

전쟁터에서 두려움과 맞서 싸우는 군인들을 생각하자.

그들을 위해서라도 우리는 국가와 민족의 번영을 우선 생각해야 한다.

그들의 희생이 없다면 나도 존재할 수 없다.

전쟁은 그런 것이다.

국가와 민족이 존재해야 비로소 나도 존재하는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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