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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동화작가 김동석 Mar 31. 2022

겨울이 좋아!

달콤시리즈 039

겨울이 좋아!





검은산에 

밤새 함박눈이 내렸다.

가끔

잔잔한 바람이 불면 눈보라가 일었다.

산골짜기엔

고요의 바다처럼 작은 파도가 일었다.

나뭇가지에 소복이 쌓인 눈이

바람에 날려 떨어지는 모습이 마법을 부리는 것 같았다.


"눈이 왔구나!"

아침 일찍 일어난 순이는 마당에 소복이 쌓인 눈을 봤다.


마당에 쌓인 눈은 순이의 마음을 설레게 했다.

하지만

아침밥을 준비하기 위해 부엌으로 갔다.


"세상에!

물이 한 방울도 없잖아!"

물항아리를 들여다본 순이는 텅 빈 항아리를 한참 들여다봤다.


"정수야!

빨리 일어나."

순이는 부엌문을 열고 동생을 깨웠다.


"응!"

누나가 부르는 소리를 듣고 정수는 대답한 뒤 이불을 돌돌 말았다.

정수가 이불을 돌돌 마는 이유는 아직 일어나고 싶지 않다는 뜻이었다.


"항아리에 물이 없어!

그러니까

빨리 일어나!"

순이는 동생을 부르며 재촉했다.


"알았다니까!"


"눈이 많이 와서 길부터 내야 해!"


"뭐라고!

눈 왔다고?"

정수는 눈 오는 날을 제일 좋아했다.


눈 왔다는 말을 듣자마자 

정수는 창문을 열고 밖을 내다봤다.

무릎에 구멍 난 내복을 보고 

앞산에 걸려있던 달빛에 살짝 웃는 것 같았다.


"와!

눈이 많이 쌓였잖아."

정수는 눈이 많이 오면 더 신났다.

옷을 입고 

벽에 걸어둔 장갑을 끼고 밖으로 나갔다.


"누나!

마당 눈도 다 치우고 샘까지 길을 낼께!"


"아니!

샘까지 길만 내고 물부터 길어 와!"


"알았어!"

정수는 빗자루를 창고에서 들고 나와 눈을 치웠다.


"정수야!

장화 신고 물부터 좀 길어 와!

밥할 물이 없어."


"알았어!"

정수는 물통을 들고 샘터로 향했다.


아빠가 

도시로 일하러 가지 않았다면 정수가 하지 않아도 될 일이었다.

또 

엄마가 아프지 않았어도 정수나 순이가 아침을 준비하지 않아도 되었다.

하지만 

몸이 불편한 엄마를 대신해 

아침 일찍 일어난 순이와 정수는 아침밥을 준비했다.


"누나!

항아리에 가득 채웠어!"

정수는 샘터에서 물을 길어 와 빈 항아리를 가득 채웠다.


"수고했어!

이제 화장실 가는 길이랑 장독대 가는 길도 눈 치워."


"알았어!"

정수는 벌써 이마에 땀이 고였다.

눈이 많이 내렸지만 날씨는 춥지 않았다.

두껍게 입은 옷 때문인지 정수는 땀이 났다.


"누나!

감나무에 다람쥐가 왔어."


"뭐라고!

다람쥐가 있다고?"


"응!"

마당 끝자락에 우뚝 서 있는 감나무 위에 다람쥐 한 마리가 있었다.


"누나!

빨리 나와 봐."


"왜!

무슨 일인데?"


"다람쥐가 움직일 때마다 눈발이 날리고 있어!"


다람쥐가 움직이면

감나무 가지가 흔들리며

마법을 부리듯 눈발이 날렸다.


"저 녀석!

홍시 따먹으러 왔군."

감나무에 몇 개 매달린 홍시를 따먹기 위해 다람쥐는 가끔 숲에서 찾아왔다.


"누나!

새들이 싫어하는 것 같아."


"당연하지!

새들이 추운 겨울에 따먹을 생각으로 남겨둔 홍시인데."

새들이 여기저기서 날아다니며 소리쳤다.

하지만

다람쥐는 도망가지 않고 꼭대기에 매달린 홍시를 향해 조금씩 나무를 올라갔다.


"누나!

나뭇가지가 부러질 것 같아."


"걱정 마!

땅에 떨어져도 죽지 않으니까."

눈이 소복이 쌓인 바닥에 떨어져도 다치거나 죽지 않을 다람쥐였다.


"다람쥐야!

나도 하나 따줘."

하고 정수가 감나무 꼭대기에 있는 다람쥐를 향해 말했다.


"하나 따서 던져주라고!"


"줄게 어디 있어!

혼자 먹어도 모자라겠다."

순이는 몇 개 남지 않은 홍시를 기대하는 동생에게 말하더니 부엌으로 들어갔다.


"부럽다!

눈 맞은 홍시는 정말 달콤한데."

정수는 겨울이면 눈 맞은 홍시를 가끔 감나무에 올라가 따먹었었다


"엄마!

식사하세요."

순이는 아침밥상을 들고 와 누워있는 엄마를 일으켰다.


"순이야!

엄마 물 한 컵 줘."

엄마는 일어나며 목이 컬컬했다.


"네!"

하고 대답한 순이는 

부엌에서 찬물을 한 컵 들고 들어왔다.


"정수는?"


"눈 치우고 있어요!"


"눈이 많이 왔어?"


"네!"

순이는 창문을 열고 엄마가 눈이 가득 쌓인 밖을 볼 수 있도록 해줬다.


"세상에!

눈이 많이 왔구나."

엄마는 눈 내리는 산골짜기의 아름다움을 제일 좋아했다.


"엄마!

한 폭의 그림 같지."


"그래!

이렇게 아름다운 산골짜기는 세상에 없을 거야."

엄마는 산골짜기에서 살면서도 추운 겨울만 되면 가슴이 뛰고 즐거웠다.

눈 내린 풍경이 너무 아름다웠기 때문이다.


"정수야!

밥 먹자."

엄마는 창문을 열고 아들을 불렀다.


"네!"

정수는 감나무 위에서 뛰어다니는 다람쥐 구경에 밥 먹는 것도 잊고 있었다.


"엄마!

감나무에 다람쥐가 왔어요."


"그 녀석!

또 홍시 따먹으러 왔구나."

엄마는 다 알고 있었다.

때가 되면 어떤 동물이 찾아온다는 걸 방에서도 알고 있었다.


"맞아요!

감나무 꼭대기에 있는 홍시를 따먹었어요."

하고 정수가 대답했다.


"그 홍시!

정말 달콤할 텐데!"

엄마는 겨울에 따먹는 홍시 맛이 생각났다.


"엄마!

홍시 하나 따 드릴까요?"

하고 순이가 묻자


"아니!

그 홍시는 동물들의 몫이야."

엄마는 겨울마다 감나무에 매달린 홍시를 따먹는 새들과 다람쥐를 보며 살아왔다.


"알았어요!"

하고 대답한 정수는 아침밥을 먹으러 방으로 향했다.


"순이야!

오늘 학교에서 오는 길에 장터 할머니에게 가서 두부랑 콩나물 좀 사 와."


"알았어요!"

몇 달 동안 장에 나가보지 않은 엄마는 순이와 정수를 통해 필요한 물건을 사 오게 했다.


"정수는 넘어지지 말고!"

엄마는 눈 오는 날마다 친구들과 장난치다 넘어지는 아들 걱정이 아른거렸다.


"알았어요!"

정수는 엄마에게 대답했지만 벌써 학교 가면서 친구들과 눈싸움할 생각을 하니 기분이 좋았다.


"엄마!

정수가 엄마 말 들을 거 같아?"

순이는 동생 대답을 믿지 않았다.


"또 팔이 부러지면 쫓아낼 거야!"

엄마는 지난겨울에 넘어져 팔이 부러진 아들을 걱정하고 있었다.


"엄마!

걱정 마세요."

정수는 다시는 넘어지고 싶지 않았다.

한쪽 팔을 쓰지 못한 순간을 생각하면 두 번 다시 팔을 다치고 싶지 않았다.


"정수야!

빨리 준비해."

순이는 학교 갈 준비를 끝내고 꼼지락거리고 있는 동생에게 말했다.


"엄마!

천 원만 주세요."

정수는 엄마에게 돈을 받고 싶었다.


"뭐 하려고?"

순이가 동생에게 물었다.


"지갑 줘 봐!"

순이에게 엄마는 지갑을 달라고 했다.


"어디에 쓰려고?"

지갑을 엄마에게 주며 순이는 동생을 보고 또 물었다.


"사탕 사 먹고 싶어!"

정수는 거짓말을 하지 못했다.


"사탕도 먹고살아야지!"

엄마는 지갑에서 천 원을 꺼내 아들에게 주었다.


"혼자만 먹지 말고!"


"네!

감사합니다."

정수는 엄마가 주는 천 원을 받더니 기분이 좋았다.


"돈도 없는데 사탕 사 먹을 생각 하다니!"

순이는 동생이 집안 사정도 모르고 사탕 사 먹고 싶다는 말에 조금 화났다.


"순이 너도!"

하고 말하더니 엄마는 순이에게 천 원을 주었다.


"엄마!

난 괜찮아요."


"아니!

내일은 돈이 통장에 들어올 테니까 너도 천 원 받아!"

엄마는 어디서 돈이 들어올지 모를 이야기를 딸에게 하며 천 원을 주었다.


"엄마!

일을 해야 돈이 들어오지!

방에 누워있는데 어디서 돈이 들어와!"

순이는 엄마 눈만 봐도 무슨 일이 일어날지 알았다.

엄마가 내민 천 원을 받으면서도 순이는 마음이 아팠다.

아빠가 봉급 받아 통장에 넣어주는 날이 내일이라는 걸 아들과 딸은 몰랐다.




그림 나오미 G



"정수야!

나도 하나 주라."

정수가 사탕 한 봉지를 사는 걸 본 친구들이 모두 정수에게 다가왔다.


"하나씩만 준다!

누나랑 나워먹어야 해."

정수는 친구들에게 사탕 하나씩 주고 나머지는 누나와 반씩 나눠먹을 생각이었다.


"치사하게!

두 개씩은 줘야지."


"맞아!

나도 두 개 주었잖아."

친구들은 달콤한 사탕을 정수에게 더 많이 받고 싶었다.


"두 개씩 주면 몇 개 안 남아!"

정수는 아침에 엄마가 한 말을 생각하며 친구들에게 사탕 하나씩만 주었다.


"치사한 녀석!

다음에 나도 하나만 준다."


"알았어!"


"나도 하나 이상 안 줄 거야!"


"알았다니까!"

정수는 친구들이 치사한 녀석이라고 해도 기분 나쁘지 않았다.

친구들보다 누나에게 꼭 사탕 반을 주고 싶었다.


"누나!"

정수는 교문 앞에서 누나를 기다렸다.


"안 가고 뭐 하고 있어?"

순이는 아무것도 모르고 물었다.


"누나!

사탕 줄게."

하고 말한 정수는 사탕 반 봉지를 누나에게 주었다.


"이렇게 많이!"


"응!

친구들 하나씩 주고 나머지 똑같이 나눈 거야."

하고 정수가 대답하자


"친구들이 뭐래?"


"치사하대!"


"당연하지!

달콤한 사탕을 하나씩 먹고 나면 더 먹고 싶은 거야."

누나는 동생에게 받은 사탕 봉지에서 딱 하나 꺼내 입에 넣고 

나머지 사탕을 동생에게 다시 주었다.


"하나면 충분 해!

친구들에게 하나씩 더 줘."

하고 말하며 동생에게 사탕 봉지를 주었다.


"고마워!"

정수는 누나가 준 사탕을 받더니 달리기 시작했다.


"얘들아!

사탕 하나씩 더 줄게."

앞서가던 친구들을 정수는 불렀다.


"뭐라고!

사탕 하나 더 준다고!"

하며 친구들이 정수가 달려오는 쪽으로 달려왔다.


"짜식!

진작 그렇게 주지!"


"치사한 녀석 되기 싫었구나!"

사탕 하나를 받아 들고 한 친구가 말했다.


"그래!"

정수는 치사한 녀석이라는 말이 싫었다.


"늦게 줬으니까

넌 이미 치사한 녀석이야!"

한 친구가 말하자


"사탕 내놔!"
정수는 준 사탕을 다시 받고 싶었다.


"야!

입에 너컷느테(넣었는데) 어터케(어떻게) 줘!"

사탕을 입에 넣은 친구가 말하자


"뱉어!

당장 뱉으라고."

정수도 포기하지 않았다.


"치러(싫어)!"

하고 말하더니 사탕을 꽉 깨무는 소리가 들렸다.


"뱉어!

뱉으라고!"

정수는 친구 볼을 두 손으로 잡고 입을 벌리려고 했다.


"아카(아파)!

아카다고(아프다고)!"

친구는 달콤한 침을 흘리며 말했다.


"안 치사해!

안 치사하다고!"

친구는 달콤한 사탕을 뱉고 싶지 않은 지 반복해서 말했다.


"다음엔!

넌 사탕 하나도 안 줄 거야."

하고 말한 정수는 친구 볼을 놔주었다.


산골짜기에 사는 정수는

눈 오는 날이면 달콤한 사탕(눈깔사탕)을 꼭 먹어야 했다.

누나에게 잔소리 들으면서도

눈 오는 날마다 엄마에게 돈 달라고 했다.


"눈깔사탕!"

정수는 눈깔사탕 한 봉지를 사면 반은 누나 줬다.

나머지 반은 

감나무 밑에 숨겨두고 학교 갈 때마다 하나씩 꺼내 먹었다.


"누나!

눈깔사탕 몇 개 남았어?"


"왜!

벌써 다 먹었어?"


"응!

이게 마지막이야!"


"하루에 하나만 먹어!

이가 썩으면 뽑아야 하니까."


"알았어!"

정수는 이가 썩는다는 말을 제일 무서워했다.


"부엌 선반 위 하얀 그릇에 사탕 있으니까 먹어!"


"정말이지?"


"그래!"

순이는 동생이 준 눈깔사탕을 하나도 먹지 않았다.


"누나!

고마워!"

정수는 사탕을 남겨주는 누나가 좋았다.


"다음에 사면 나도 아껴먹을 게!"

정수도 다음부터는 정말 아껴먹고 싶었다.



검은산은 창녕조씨 문중 산 / 검은산 입구 모습   사진 김동석



검은산에 또 눈이 내리기 시작했다.

눈이 오기 시작하면 며칠씩 왔다.

눈이 많이 쌓인 날은 꼼짝도 할 수 없었다.

가끔

검은산에 사냥 나온 사람들 목소리만 들렸다.


"와!

함박눈이다."

정수는 함박눈을 맞으며 마당을 이리저리 왔다 갔다 했다.


"정수야!

항아리에 물 가득 채워야지!"
엄마가 창문을 열고 아들에게 말하자


"알았어요!"

정수는 대답하고 물통을 들고 샘으로 달려갔다.

함박눈을 맞으며 샘터를 몇 번이나 오가더니 정수는 물항아리에 가득 물을 채웠다.


"엄마!

물 다 채웠어요."


"그럼!

뒷마당에 가서 장작도 부엌에 갖다 놔!"


"네!"

하고 대답한 정수는 뒷마당으로 달렸다.


'멍멍! 멍멍!'

며칠 전에 외삼촌이 데려온 강아지가 정수를 따라오며 짖었다.


"너도 좋지!"


'멍멍! 멍멍!'

아직 이름이 없는 노란 강아지는 정수를 따라 뒷마당으로 달렸다.


"누나는 언제 올까!"

멀리 진수네 집 굴뚝에서 연기가 모락모락 올라오는 것을 본 정수는 배가 고팠다.

내년에 중학교에 가는 누나는 요즘 학교에서 공부하다 늦게 오는 날이 많았다.


"내가 저녁을 할까!"
정수는 그동안 누나가 해주는 밥만 먹었다.


"내가 해 봐야지!"

정수는 부엌에 들어가 쌀을 씻었다.


"물은 손등 위까지 오게 하라고 했지!"

누나가 언젠가 알려준 대로 쌀을 씻어 솥단지에 넣고 물을 채웠다.

아궁이에 나뭇가지를 넣고 신문지를 조금 찢어 불을 피웠다.


'후후! 후후! 후후후!'

정수는 입을 크게 벌리고 불길을 살리려고 노력했다.

신문지가 타들어가며 어린 나뭇가지에 불이 붙는 것 같았다.


"잘 되면 좋겠다!"

나뭇가지에 불이 붙자 정수는 밥 걱정을 했다.

정수가 처음 시도하는 밥이 잘 될지 모르겠다.


"호호호!

이런 재미에 밥을 하는구나.

너무 따뜻해!"

다행히 불이 훨훨 탔다.

정수는 아궁이 가까이 몸을 구부리고 추위를 녹였다.


"큰 일이다!"

어두컴컴한 밤이 되어서야 순이는 집을 향해 달렸다.


"빨리 가서 밥 해야지!"

순이는 공부하다 시간 가는 줄도 몰랐다.

정신을 차려보니 교실 밖이 어두컴컴해 있었다.


함박눈이 내리는 밤길을 달빛이 함께 했다.

달빛을 먹고 태어난 그림자들이 순이와 함께 달렸다.

다른 날 같으면 순이는 아름다운 달빛과 그림자를 보며 천천히 걸었을 텐데 오늘은 그럴 여유가 없었다.


"정수야!"

순이가 마당에 들어서며 동생을 불렀다.


"누나!

내가 밥 했어."


"정말?"


"응!

그런데 탄 것 같아."


"어디 보자!"
순이는 가방을 마루에 던지고 부엌으로 갔다.

솥단지를 열고 김이 사라지자 밥주걱을 넣고 밥을 조금 펐다.


"와!

잘 되었다.

이제부터 정수가 밥해도 되겠다."

순이는 동생이 한 밥이 먹을만했다.

타는 냄새가 났지만 처음 한 것 치고는 아주 잘했다.


"누나!

앞으로 나도 밥 지을 테니까 걱정 마."

정수도 누나가 늦게 오면 밥을 할 생각이었다.


"그래!

남자도 밥 할 줄 알아야 해."

순이는 동생이 무엇이든 할 수 있었으면 했다.


"엄마!

정수가 한 밥이에요."

순이가 밥상을 들고 들어온 뒤 엄마에게 말하자


"정수가!

부엌에서 구시렁거리더니 저녁밥을 한 거야?"


"네!"


"어디 보자!"

하고 말한 엄마는 밥숟가락을 들었다.


"잘했구나!"
엄마는 어린 아들이 한 밥이라서 꿀맛 같았다.


그날 저녁,

정수가 한 밥 덕분에 저녁 먹는 시간이 즐거웠다.

엄마와 누나는 이제 굶을 걱정이 없었다.


함박눈은 

밤새 산골짜기에 내렸다.

장독대 항아리가 

하나도 안 보일 정도로 눈이 내렸다.

고요의 바다 같은 산골짜기가 되었다.

새벽마다 

울어대던 새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가끔

정수가 코 고는 소리만 요란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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