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영이네 돼지 하모!-4

달콤시리즈 386-04 하모 탈출에 성공하다

by 동화작가 김동석

04. 하모 탈출에 성공하다.



하모는

아침부터 돼지우리를 이리저리 왔다 갔다 했다.

그 모습을 보고 별이 다가왔다.


“하모!

고민 있어?”


“아니.”


“그런데 낮잠도 안 자고 왜 왔다 갔다 하는 거야?”

하고 별이 물었다.


“그냥.”


“혹시!

숨기는 거라도?”


“없어.”

하고 하모가 하품하며 대답했다.


별은 눈치가 빨랐다.

하모의 하는 짓을 보고 무슨 일을 벌이고 있다는 것을 눈치챈 것 같았다.


“하모!

조심해.”


“뭘?”


“아무튼 조심해!”

하고 말한 별은 봉수네 닭들이 노는 곳으로 달렸다.


학교에서 돌아온 준영이는 가방을 마루에 던지고 하모에게 달려갔다.


"꿀꿀!

빨리 나가고 싶어."

하모는 준영이를 반겼다.

돼지우리에서 나간다는 게 신나는 일이었다.

아무리 힘들어도 준영이가 오면 힘이 솟았다.


“하모!

잘 있었지?”


“꿀꿀꿀!

너무 심심했어요."

하고 하모가 대답하자 문이 열렸다.


“나와!”

하모는 문을 열기도 전에 머리를 들이밀고 나와 마당으로 달려갔다.

준영이가 하모 등에 올라타자마자 달렸다.


“어쭈!

이제 알아서 척척 하는구나.

하모.”


"꿀꿀꿀!

이제 눈치가 삼단입니다."

하고 하모가 말했다.


“좋아!

하모! 달려라 달려.”

하모는 오늘 기분이 너무 좋다.

조금 있으면 준영이 와도 헤어지게 될 테니 아쉽기도 하지만 자유를 찾아 떠난다는 게 이렇게 기분 좋은지 몰랐다.


준영이가 숙제를 다 하고 데리러 올 때까지 잠을 잤다.

돼지우리에서 하모를 데리고 나와 등에 올라타고 놀다 부엌에 밥을 가지러 갈 때 탈출을 할 계획이다.

돼지우리에서 낮잠을 자는 데 필드가 왔다.


“하모!

준비는?”


“다 했지!”


“그래!

그럼 있다 감나무 아래서 봐.”


“알았어.”

하고 하모가 대답했다.


필드는

저수지로 향하는 길모퉁이에 있는 큰 단감나무 아래서 기다리기로 하고 날아갔다.

준영이가 마루에서 내려오는 소리가 들렸다.

하모 가슴이 쿵쾅 뛰었다.


"이제

자유를 향해 탈출한다.

난!

자유롭게 살 거야.

살이 포동포동 쪄서 죽는 돼지가 되지 않을 거야."

하모는 쿵쾅 뛰는 가슴을 안고 말했다.


"꿀꿀!

빨리 꺼내 줘."

하모도 일어나 돼지우리를 돌며 소리쳤다.


“하모! 나와.”

돼지우리 문을 드르륵 열고 하모를 불렀다.

하모는 꿀꿀거리며 마당으로 달려갔다.


“이렇게 더운 데 또 달리기야?”

그늘에 앉아있던 아지가 물었다.


“응!”

하고 하모가 대답하자


“준영이 나쁜 얘로구나.”


'꿀꿀꿀!'

하모는 아지에게 변명하지 않았다.

조금 있으면 아지랑도 헤어지게 될 텐데 어쩔 수 없었다.


준영이가 타자

하모는 더 빠른 속도로 달리기 시작했다.


“하모!

너무 빨라?”


“꿀꿀꿀!

자동차보다 더 빨리 달릴 거야.”

하모는 준영이의 말도 듣지 않고 더 빨리 달렸다.


“하모!

대단하구나.

이렇게 빨리 달리다니.”


“꿀꿀꿀!

내가 달리기 선수도 이길 자신 있어.”

하모는 아주 빠른 속도로 마당을 세 바퀴 돌았다.

준영이는 말 탄 기분이었다.

하모가 빨리 달릴 줄 몰랐다.

이제는 잘못 타면

하모 등에서 떨어질 수도 있겠다 싶었다.


준영이는 하모 등에서 내려 부엌으로 갔다.

찬물을 바가지에 떠서 벌컥벌컥 마셨다.

다 마신 뒤 또 한 바가지 떠서 벌컥벌컥 마셨다.


"와!

물 맛 최고야.

우리 샘물이 최고야!"

하고 말한 준영이는 또 한 바가지 물을 떴다.


“가자!”

하모는 달리기 시작했다.

마당을 지나 장독대 뒤 단감나무를 향해 온 힘을 다해 달렸다.

단감나무 쪽으로 달려가자 아지가 짖었다.


“멍멍!

하모 어디 가?”

하모가 달리는 것도 모르고 준영이는 찬물을 한 바가지 떠서 부엌에서 나왔다.


“아지!

시끄러워.”


“멍멍! 멍멍멍!”

아지가 계속 짖었다.


“시끄러워!”

아지의 짖는 소리에 준영이는 그만 마당에 있어야 할 하모를 생각하지 못했다.

아지에게 달려가 발로 엉덩이를 찼다.


“시끄럽다고!

이 똥개 새끼야.”

하고 큰소리치며 들고 있던 찬물을 아지에게 부었다.


“멍멍! 낑낑!”

아지는 대낮에 날벼락 맞은 기분이었다.

준영이의 폭력에 아지는 꼬리를 내렸다.

준영이 손에 들고 있던 바가지에서 남은 물이 주르륵 흘렀다.


“하모!”

준영이는 뒤늦게 하모를 생각했다.

마당에서 같이 놀던 하모를 찾았다.


“하모!

어디 갔지?

우리에 들어갔나!”

준영이는 돼지우리로 향했다.


하모는

벌써 단감나무를 지나 저수지가 보이는 산 모퉁이를 돌고 있었다.


“하모!

더 빨리 달려.”

하고 필드가 하모 등 위를 날며 말했다.


“알았어!”

하모는 신나게 달렸다.

바람도 하모를 따라가지 못했다.


“준영이가 달려오면 잡힐 수 있으니 더 빨리 달려야 해!”

필드는 하모가 준영이에게 잡히지 않았으면 했다.


“헉헉!

알았다니까.”

필드와 하모는 비석을 돌아 저수지 부근에 다다랐다.


“하모!”

준영이 목소리가 얼마나 크던지 메아리 소리가 되어 하모와 필드에게도 들렸다.


“하모! 하모!”

준영이는 계속 하모를 불렀다.


“뒤 돌아보지 말고 달려!

하모.”

하고 필드가 말했다.


“응!”

하고 대답한 하모는 달렸다.

그런데 준영이 목소리가 자꾸만 크게 들렸다.

하지만

자유를 찾아 탈출하기로 한 이상 뒤돌아보지 않기로 했다.


준영이가 단감나무를 향해 걸어 내려오고 있었다.

뒷산 밭에서

고추밭 매던 엄마가 준영이 목소리를 들었다.


“준영아!

무슨 일이야?”

하고 엄마가 물었다.


“엄마!

하모가 없어요.”

하고 준영이가 말하자


“뭐라고?”


“하모가 없다니까요!”


“하모!

돼지우리에 있잖아?”

하고 엄마가 묻자


“내가 데리고 놀았는데 사라졌어요!

조금 전까지 마당에 있었는데 사라졌어요.”

하고 준영이가 울며 말하자


“뭐라고?”

준영이 엄마는 고추밭을 매다 말고 준영이에게 달려왔다.


하모와 필드는

벌써 저수지 둑을 달리고 있었다.

지금까지는 다행히 길에 아무도 없었다.

이제

저수지 뚝을 지나 산으로 들어가면 더 안전하게 도망칠 수 있었다.


“준영아!

넌 뒷산으로 올라가 봐.”


“네!

엄마.”

준영이는 뒷산 대나무 밭을 이리저리 찾아봤다.


“하모!”


“하모!”

봉수네 집 뒤쪽에서 엄마 목소리가 들렸다.


“하모!”


“준영아!

하모 찾았니?”


“아니요!

없어요.”


“내가 이런 날이 올 줄 알았어!”

엄마는 하모를 돼지우리에서 꺼내지 말라고 했었다.

이제는 어미 돼지가 되어 더 멀리 도망갈 수 있다고 생각했다.


하모와 필드는

벌써 저수지 둑을 지나 산길로 접어들었다.


“하모!

여기서 잠깐 쉬자.”

하고 필드가 말했다.


“그래도 될까?”

준영이 목소리는 들리지 않았다.

하모는 얼마나 왔는지 몰랐다.


“여기까지 온 줄 모를 거야!”


“그럴까?”

필드와 하모는 나무 밑에 앉아 쉬었다.


준영이는

대나무 밭에서 쭈그리고 앉아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아빠에게 혼날 생각을 하니 눈앞이 캄캄했다.


“준영아!”


“네!

엄마.”

아주 작은 목소리로 대답했다.

하지만

엄마 귀에 들릴 리 없다.


“준영아!”


“네.”


“이리 와.”

준영이는 엄마가 부르자 대나무 밭에서 천천히 걸었다.


“돼지가 어디까지 간 걸까?

참 기가 막혀.”

엄마는 혼자 중얼거리더니


“걱정 마!

배고프면 오겠지.”

준영이는 엄마에게 대답할 수도 없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하모를 타고 놀던 녀석이 입을 꾹 다물었다.


“하모!

다시는 돼지우리에서 내주지 않을 테야.”

준영이는

이제 하모를 돼지우리에서 꺼내 주지 않을 생각이었다.


“돼지우리 문이나 활짝 열어 놔!”


“네.”

준영이는 돼지우리로 갔다.

뒤를 아지와 별이 따랐다.


“아지!

무슨 일이야?”

별이 아지에게 물었다.


“하모!

하모가 사라졌어?”


“뭐?”


“조금 전에

단감나무 아래로 막 뛰어갔어.”

하고 아지가 대답했다.


“하모가 단감나무 아래로?”

아지 대답을 들은 별은 정신이 번쩍 들었다.


하모와 필드는 산길에서 쉬고 있었다.

하모의 온몸에서 굵은 땀방울이 떨어졌다.


“어때,

탈출하니 좋아?”


“아직은 모르겠어!”


“아무튼 대단하다!”


“뭐가?”


“많은 돼지들은 주는 밥만 먹고 편하게 사는 데!

넌 이렇게 자유를 찾아 탈출을 하니.”

필드도 하모가 자랑스러웠다.


“그건 맞아!

난 그렇게 주는 밥만 먹고 살고 싶지 않아.”


“누구나 멋지게 살 권리는 있지!

돼지라고 꼭 돼지처럼 살라는 법은 없지.”


“필드!

고마워.”


“아무튼,

더 멋진 돼지가 되면 좋겠다.

사람들에게 잡히지 않고 말이야.”

필드는 하모가 앞으로 멋지게 살았으면 했다.


“그래!”

하모와 필드는 다시 일어나 산길을 걷기 시작했다.

한 참을 가는 데 숲에서 휘파람 소리가 들렸다.


“어떡하지?”


“일단 숲 속으로 숨자.”

하모와 필드는 숲 속으로 숨었다.

숨을 죽이고 지켜봤다.


준영이 동네에 사는 만수 형이 학교 갔다 오는 길이었다.

가방을 들고 휘파람을 불며 산을 넘어오고 있었다.


준영이와 만수가 다니는 초등학교까지는 마을에서 꽤 먼 거리였다.

산을 하나 넘어서도 또 한 참을 걸어가야 학교가 있었다.


“쉿! 조용히.”

하모와 필드는 만수가 지나가는 모습을 숨어서 지켜봤다.

만약

만수 눈에 띄게 되면 하모는 잡혀 다시 돼지우리에 갇히거나 죽게 된다.

만수는 산길을 내려가 저수지 둑을 걸었다.


'후후후후! 후후후!'

만수가 부는 휘파람 소리가 유난히 크게 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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