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 목소리

그리움이 이런 모습이었나 봅니다

by 날마다 하루살이

저녁을 먹고 나면 마트에 간다. 집 앞에도 마트가 있긴 하지만 운동도 할 겸 집에서 조금 멀리 떨어진 마트까지 다녀온다. 급하게 필요한 것도 있고 내일을 위한 것일 수도 있지만 빠뜨리지 않는 것은 작은 아이를 위한 감자과자(요즘 거의 주식)와 막걸리를 사기 위함이다.


난 내가 이렇게 날마다 술 상 차리는 여자로 살 줄은 꿈에도 몰랐다. 이 남자가 반주로 한 잔씩 즐기는 술을 난 말리고 싶지 않다. 요즘은 우연히 접한 특정 막걸리(월* 막걸리)에 꽂혀서 매일 저녁 사러 나간다. 이 남자는 나의 건강을 위한 운동이란 핑계를 댄다.


몇 가지 필요한 것을 사고 계산대로 가는데 낯익은 얼굴이 보인다. 친구 언니다!

"언니~~"라고 부르니 반가이 맞아주시곤 옆에 분에게 나를 소개해 주신다.

"○○이 친구야. ○○이 절친~"

본인의 의사와 상관없이 난 절친이 되어 있었다.

근데 그 표현이 왠지 기분 좋다.

가족 모임이 있나 보다..

친구의 언니와 새언니는 왠지 다정해 보였다.


집으로 돌아오자마자 친구에게 톡을 남겼다. 바로 답글이 왔다.


난 결혼 후에도 계속 영동에 살고 있지만 다른 친구들은 취직과 결혼을 하면서 생활범위가 나랑은 멀어졌다. 하지만 명절이나 가족 행사가 있을 때 친정에 오는 친구들을 가끔 만날 수 있어서 좋다. 그 간헐적인 만남도 너무 오래되어서 더 반가웠다.


잠깐 통화를 했다. 엄마 몸이 안 좋아지셔서 급히 오게 되었음과 내일 바로 올라가야 한다는 소식을 들었다.

끊고 나서 보니 53초의 짧은 통화였다.


근데 그 목소리...

사이사이 들리던 엷은 미소 소리도 들리는 거 같았다. 내 귀에 너무도 익숙한 톤과 질감이다. 가슴에 무언가 일렁이는 게 느껴졌다.

내가 이렇게 그리워하고 있었구나.

내가 그리워한 것은 친구였을까 익숙함이었을까.


[정체를 알 수 없는 그리움]




* 친구와의 카톡 대화창에서 오타가 났네요.

맘이 급했나 봅니다. 양해해 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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