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선생님 우리 ○○이 잘 부탁드립니다 컴퓨터 선생님: 어머니~ ○○이는 말하는 모습도 너무 예쁘고요~ 지난번에는 방과 후 끝나고 집에 가기 전에 화분에 물을 주고 가는 모습을 봤는데 마음도 너무 예쁜 아이라서 보고 있는데 행복해졌어요~^^ 정말 너무 예쁜 친구입니다~♡
큰아이가 4학년 때 방과 후 수업을 담당하시던 선생님으로부터 받은 메시지이다. 짧은 인사말이지만 여러 가지가 담겨있어 흐뭇해졌다. 선생님의 워딩은 그저 이번 한 번의 답례 인사가 아니라 평소에 큰 아이를 바라보는 시선을 담아준 멘트여서 더 기분이 좋아졌다.내 아이의 칭찬을 듣는 것보다 기분 좋은 일이 또 있을까.
학부모 상담 시기가 오면 또 기분이 좋아진다. 내 아이에 대한 선생님들의 말씀을 듣다 보면 안심해도 되겠다 하는 마음이 든다. 저학년 일 때는 다른 친구들과 잘 어울리는지가 제일 궁금했고 학년이 높아질수록 친구 관계와 학습에 대한 관심도 추가되었다. 6학년 때 담임 선생님은 5학년에 이어 2년째 맡게 되셨는데, 우리 아이에게 '제겐 고마운 친구'라는 표현을 써 주셨다.
고등학교 때까지 우리는 이성 교제를 특정한(?) 아이들만 하는 것으로 조금은 색안경을 끼고 보던 시절을 살아왔다. 대학에 오니 그 보이지 않던 규제는 사라지고 여기저기서 교제하는 일명 CC들을 보게 되었다. 카페나 극장에서도 여러 형태의 커플들과 마주쳤다. 난 단지 관찰자였지만 어떤 커플 들은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과한 언행으로 주위를 불편하게 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아직 애인이 없었던 나는 내가 누군가를 사귀게 된다면 남들 눈에도 보기 좋은 커플이 되고 싶다고 막연하게 생각하던 때도 있었다. 이건 남들의 시선을 의식하는 것과는 다른 의미를 포함한다. 내 모습이 자연스럽게 다른 이들에게도 기분좋은 영향으로 다가가길 바라는 마음이다.
그런 사이좋은 부부의 모습인지는 모르겠지만 우리 부부 사이에도 아기가 태어나게 되었다. 아이가 생기니 그 생각이 확장되었다. 세상 어느 부모가 자기 자식이 이쁘지 않을까. 내 아이가 생기고 보니 세상 어떤 것보다 이쁘고 귀하게 느껴졌다. 좋은 것만 주고 싶고 원하는 건 뭐든 해주고 싶었다. 그런. 내 아이가 남들 눈에도 예뻐 보일까. 내게 새로운 바람이 자라게 되었다. "내 아이가 남들 눈에도 이쁘고 사랑스러운 아이로 자라게 해 주세요"
나의 바람이 조금씩 이루어지고 있는 거 같다.
나중에는 좀 더 좋은 성적 더 좋은 학교를 바라게 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지금 이 순간 나의 아이에게 무한 신뢰를 주고 싶다. 넌 이미 내게 충분한 기쁨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