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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성장하고 있는 아빠 May 12. 2020

여보 조금만 더 기다려줘

도쿄 74일 차


1. 난 아내와 함께 행복한 노후 생활을 보내는 꿈을 가지고 있다.

  

2. 그리고 그런 꿈은 내 인생의 지도에 중요한 목표로 표시해 놓고 살아가려고 노력한다.  

어쩌면 아내와 함께 하는 시간이 아이들과 함께 하는 시간보다 훨씬 많은 인생의 부분을 차지할 것이고, 난 그 시간을 두려움으로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기쁨으로 기다리고 있다.

하지만, 많은 남자들 혹은 여자들은 그 시간을 무척 두려워하는 듯하다. 


우리 부부는 하루빨리 아이들이 우리 집에서 나가기를 기대하고 있다.


3. 우리 성인에게는 무엇보다 목적과 목표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결혼생활, 자녀교육의 중간 목적지가 어디인지, 그리고 목표는 무엇인지 알고 있고, 그 길을 가능한 따라가려고 하는 사람은 가정의 무게감이 훨씬 덜 할 것이며, 오히려 즐거울 수도 있다.

그래서 난 아이들의 양육의 명확한 목적지와 목표점을 가지고 훈육하려고 노력 중이다.  

"오늘은 여기까지만 하겠습니다. 아이와 만화 보는 날이라서요"의 목차 중에서

4. 하지만 목적지도 목표점도 불분명하다면, 아마도 암흑 속에서 오늘 하루를 버티는 그런 가정생활을 하고 있지 않을까?


5. 나에게 명확한 아내와의 즐기는 시간에 대한 꿈이 있다. 바로 주말에 2인용 오픈이 되는 스포츠카(아마도 재정적인 문제로 경차를 탈 듯 하지만 뚜껑은 열릴 것이다.)를 타고 아내와 함께 테니스를 치거나, 좋은 주방 편집샆에서 구경을 하거나, 맛난 식재료를 사서 같이 지인들을 위한 요리를 하거나 그런 시간을 꿈꾸고 있다.

  

6. 어제 점심시간에 시간을 내어 아내와 꽤 먼 거리를 걸어 식자재 숖에 갔다, 그리고 땀을 흘리며 같이 걸어왔다. 이런저런 대화도 하고, 날씨도 화창하며, 값싸고 좋은 슈퍼를 발견한 그런 단순한 시간이 우리 부부에게 큰 기쁨을 선물해 주었다.


7. 내가 생각하는 행복은 결코 특별한 것이 아니고, 평범한 오늘의 삶에 숨어 있고, 그것을 찾아서 음미하는 그 순간에 행복을 만날 수 있다.


8. 하지만, 그런 평범한 행복을 맛보기 위해서는 조금 더 구체적인 인생의 지도 위에 있어야만 평범한 행복을 맛보기 쉬울 듯하다.  불분명한 길에서 행복을 맛보는 것은 '우연' 혹은 '쾌락'이 될 수도 있지 않을까.


9. 난 어제 아내의 여전히 아름다운 외모를 보며, 속으로 말했다. "여보 조금만 더 기다려줘."

그리고 난 아내와 짧았던 우리의 신혼생활을 보상받는 그 날을 위해 나도 외모를 가꾸고, 열심히 살고 싶은 마음이 생겼다.


10. 결혼생활에서 아이들의 손을 놓지 못하고 평생 아이들의 굴레에서 맴돌며 살고 있는 부모님들이 무척 많이 있다.


적어도 난, 아이들이 20대가 되면 성인이 되어 집을 나가서 새로운 가정을 세우길 희망하고 있다. 내 가족이 아닌 독립된 너희네 가정으로 살길 희망하고 있다. 그만큼 우리 부부는 하고 싶고, 즐기고 싶은 일이 많이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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