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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재영 Jan 05. 2021

겨울 참돔 낚시와 대포 한치

겨울 별미, 대형 한치

진척 없는 무료한 일상이 계속된다.


이를 땐 낚시가 최고다.

겨울 차가운 바다에 낚시를 드리우고

바닷속 깊이 움츠리고 있는 참돔을 유혹한다.

움직임이 적은 겨울철 참돔을 회유할 채비를 준비하고

꼼짝이지 않는 상대를 끄집어낼 미끼 선택을 고민한다.

흘림낚시를 하냐? 포인트에 맞춰 처박기를 하냐? 에 따라

잡아내는 마리수가 달라질 것이다.


부산 건설현장이 마무리되어 세종시 집에 쉬고 있는 형님을 불렀다.

두꺼운 옷을 몇 개나 껴입고 다대포 앞바다에 낚시를 드리웠다.

흘림낚시를 선택했다. 물때는 3 물.

미끼를 꿴 낚시 바늘이 잘 흐르지 않았다.

번번이 잡어들이 미끼를 떼어먹었다.

어신도 약하다.

여러 차례 채비를 바꾼 끝에 겨우 참돔 4마리 낚았다.

내가 3마리, 형이 1마리.

3시간을 달려온 형님에게 미안하다.


낚시 간다며 기다리라고 얘기를 해 둔 친구들을 호출했다.

참돔 4마리로는 어림도 없다.

대방어라도 한 마리 잡았더라면 좋았을 텐데...

 

비장의 무기를 쓸 수밖에.

냉장고에 챙겨 둔 대포 몇 덩어리를 꺼냈다.

시중에선 30, 40cm 크기 한치가 보통 유통되는데,

난 이 달 초에 12kg 대포를 주문하여 각을 떠서 냉동고에 보관했다.

대형 한치는 대포알을 닮았다고 해서 대포라고 불린다.

살아있는 대포를 주문해서 시루떡 크기로 잘라 냉동실에 보관했다가

회를 먹고 싶을 때 한 조각 꺼내 살짝 녹여 슬라이스로 자른다.

초장에 찍어 먹으면 그 맛이 기가 막힌다.

아이스크림처럼 입에 착착 붙는다.  

여름에 채로 쳐서 물회를 해 먹으면 속까지 시원해진다.

한여름 더위를 잊게 한다.


겨울 바다에서 잡은 참돔 회는

맛이 좋고 쫄깃거리는 식감이 뛰어났다.

다들 두툼한 대포회 맛에 경탄을 하며,

먹는데 집중하느라 말문을 잊었다.


한 친구는 부산에 오래 살았다고 하더라도

처음 대포를 먹어 보고 반했다며

대포 주문처를 알려 달라고 했다.


대포는 겨울에 챙겨 놓아야 할 필수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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