쉽게 글쓰는 팁3

by 이남희

~ 사실문장과 의견문장을 나눠서 쓴다.


좋은 글이란 ①간결하고 ②명료하며 ③정확해야 한다.


① 문장은 간결할수록 뜻을 전달하기 쉬워지고 생동감이 넘치게 된다. 간결함은 박진감이 넘치게 만든다. 긴 문장은 얼핏 보기에는 깊이가 있고 아름다운 것 같지만, 리듬감이 살아있는 경우가 아니면 긴장을 유지하지 못하고 늘어져 글 읽기를 지루하게 만든다.


② 글이 명료하다는 것은 표현이 잘 되어 뜻을 애매하게 해석할 우려가 없으며, 서로 어긋나는 요소도 없다는 의미이다. 명료한 문장으로 쓴 글은 읽으면서 바로 그 내용이 파악되기 때문에 그 자리에서 독자의 느낌이 일어난다. 명료하게 쓰고 싶다면 가장 구체적인 표현을 선택하고 무조건 단문으로 끊는다. 나중에 소리 내어 읽어보아 어색하게 느껴질 땐 장문으로 이으면 되니까 일단 단문으로 끊으면서 쓴다.


③ 글의 내용이 정확하다는 것은 사실과 의견이 잘 구분되어 있다는 뜻이다.


⒜ 사실쓰기

사실이란 실제로 일어난 것, 현실에 존재하는 것으로 누구나 조금만 품을 들이면 맞는지 틀리는지 알 수 있다. 객관적으로 맞다, 틀리다 판단할 수가 있다.

의견은 사실을 근거해서 나온 것이다. 사실을 접하여 내가 생각한 것, 내가 느낀 내용이다. 의견은 읽는이의 주관에 따라 판단하게 되며 글이 설득하는 정도에 따라 찬성하든지 반대하게 된다. 읽는이가 어디까지가 사실이고 어디까지가 의견인지 분명하게 알 수 있어야 정확한 글이 된다.

예를 들어 비 온 뒤 산길을 걷고 있는데 다른 사람과 엇갈려 인사를 나눈다고 하자. 흔히 이런 말을 주고받을 것이다.

"길이 미끄럽습니다. (사실 ) 조심하세요. (의견)"

이렇게 구분된다.

보고서나 설명서라면 사실과 의견을 충분히 체크하는 게 필수다. 일상적인 소재를 이야기할 때도 사실을 충분히 제시하고서 그에 근거해서 의견을 내놓으면 설득력과 공감이 커진다. 그러므로 읽는이가 이야기되는 상황을 머릿속에 그릴 수 있도록 구체적이고 객관적인 사실들을 늘어놓은 다음, 사실에 근거해서 나온 의견은 간결하게 덧붙이면 좋다.

사실을 쓰는 순서는 이렇다.

먼저 사실을 충분히 수집해야 한다. 어느 관점, 어느 논점에서 조사하든 명확하게 본질에 접근하는 사실을 많이 모아야 한다. 사실은 살아있는 정보를 최고로 친다. 살아있는 정보란 글쓴이가 현장에서 직접 보고 듣고 체험한 것이다. 그런 사실은 신선하고 특별하며 생동감이 넘친다. 더하여 책이나 인터넷을 조사하여 사실을 수집하는데 다른 데서 인용된 내용을 다시 가져다 쓰려고 한다면 그냥 인용하지 말고 원전을 찾아서 확인한 다음에 쓴다. 사실은 가능한 한 많이 수집할수록 좋다.

수집된 사실을 글로 쓸 때는 하나의 정보는 하나의 문장으로 쓴다. 수식어는 최대한 줄인다. 수식어구는 대개 의견을 나타내는 내용인 경우가 많으므로 수식어나 수식어구는 쓰지 않는 편이 낫다.

수식어구 대신 단문으로 정리하도록 한다.


새로 온 학생을 보기 위해 몰려든 북적이는 아이들로 혼란스러웠던 영희는 망연히 서 있었다.

라는 문장이라면 주어를 앞으로 놓고 수식어구를 별개의 한 문장으로 독립시켜 단문으로 치고 나간다.

아이들은 새로 온 학생을 보기 위해 몰려들었다. 그 때문에 영희는 혼란스러워서 망연히 서 있었다.

사실을 쓸 때는 항상 구체적으로, 있는 그대로, 담담하게, 객관적으로 표현한다.

사실은 구체적이고 객관적일수록 정보가치가 높아져서 읽는이를 쉽사리 설득하게 된다.


⒝ 의견쓰기

주장, 견해, 소감, 반성, 코멘트, 제안, 대책, 예측, 전망, 평가, 판단, 고찰 등이 의견에 속한다.

사실을 떠난 생각은 글을 막연하게 만들며, 사실을 무시한 사고의 비약은 읽는이의 신뢰를 떨어뜨린다. 구체적인 사실을 죽 열거한 다음 거기에서 의견을 끌어내는 식으로 쓰도록 한다. 여러 말로 중언부언하지 말고, 요약하듯 간결하게 써야 설득력이 높아진다.

사실과 의견의 흐름, 이야기의 연결이 도중에 뒤섞이거나 맥락 없이 끼어들지 않도록 신경을 쓴다. 특히 처음에는 의견이라고 내놓고서 나중에 그것을 사실인 양 취급하면 안 된다. 그러면 일관성을 잃어 설득력이 떨어진다. 사실과 의견의 순서를 일목요연하게 정돈해서 맥락이 잘 드러나 애쓰지 않아도 설득력이 생긴다.

의견을 피력할 때는 사실을 내정하게 분석, 판단해서 논리적인 흐름을 타도록 하면 더욱 좋다. 이런 부분이 허술하면 그 글에서 제시한 사실까지도 의심스러워 보이게 된다. 의견을 쓸 때는 ‘~라고 생각한다’와 같은 서술을 붙이면 더욱 좋다. 만약 ‘생각한다’ 는 서술어가 자꾸 반복되는 것 같으면 그를 대신할 의견임을 알리는 다른 서술어를 찾아본다.

(한 문단 안에서는 생각한다는 말이 반복되면 그 말을 생략하고 문단이 시작되는 문장과 끝나는 문장에만 ‘생각한다’는 서술어를 넣어도 된다.)


다음 예는 SF 판타지 소설(어스시의 마법사/어술러 르귄)의 한 문단이다.


① 배가 작은 곶을 돌아갈 때 해변에 무너진 요새 같은 것이 그의 눈에 들어왔다. ② 용이었다. ③ 검은색 날개 하나가 뒤틀린 채 몸뚱이에 깔려있었고, 모래밭과 물속에 넓게 펼쳐진 다른 날개는 파도에 떠밀려 퍼덕이는 것처럼 보였다. ④ 뱀을 닮은 기다란 몸뚱이가 바위와 모래 위에 축 늘어져 있었다. ⑤ 앞다리 하나는 떨어져 나갔고, 커다란 갈비뼈 부근에서부터 가죽이 찢어져 뱃살이 겉으로 드러났으며, 모래밭은 독을 품은 용의 피로 온통 검게 변했다. ⑥ 하지만 용은 녹황색 눈을 뜬 채 아직 살아있었다. ⑦ 용은 워낙 생명력이 강해 마법사의 힘이 아니면 완전히 죽일 수 없었다. ⑧ 다가오는 배를 보고 용이 길고 커다란 머리를 약간 까딱이자 쉿 하는 소리와 함께 콧구멍에서 피가 섞인 콧김이 뿜어져 나왔다.


8개의 문장이 한 문단을 이루고 있다. 이 중 ①번 문장부터 ⑥번 문장까지는 사실 문장이다. 즉 글쓴이의 의견이 아닌 주인공이 마주친 사실들을 열거한 내용이다. ①번 문장으로 독자를 그 현장으로 이동시킨다. ②번부터 ⑥문장까지 그 현장의 사실을 그려보게 한다. ⑦번 문장은 의견 문장이다. 달리 말하면 설명문장이라고도 하며 생각이나 이유를 밝히는 내용이다. 이때는 얼마나 경제적으로(간결하지만 핵심이 드러나게) 제시하느냐에 성패가 달려있다. 다시 말하면 독자에게 생각할 거리를 던져준다고도 할 수 있다. 그리고 ⑧번 문장으로 문단을 마무리하여 독자를 변화하는 상황으로 이끈다.


짧아도 좋으니 연습삼아 글을 쓴 다음 그걸 놓고 문장을 하나씩 뜯어보자. 사실을 나타내는 문장과 내 의견을 말하는 문장으로 나누어 표시한다.

어술러 르귄의 소설 문단처럼 한 문단에서 4~5개의 사실문장을 쓰고 의견문장 1개를 쓰는 식으로 짧게 끊어쳐 보자. 나의 독자적인 글 스타일을 만드는 연습이 될 것이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9-2 쉽게 글쓰는 팁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