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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전해리 Jan 06. 2019

Vegan 관련 인터뷰  

오보이 78호 Let’s Vegan 편 인터뷰 참여 (2017년)

이름과 간단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전해리입니다. 현재 대학생입니다.

  

채식을 하시나요? 

저는 비건, 락토, 오보 이렇게 철저하게 채식을 한다기보다는 상황에 따라 선택적 채식을 하는 편 이에요.   


채식을 결심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어렸을 때부터 아토피에 시달려왔어요. 그래서 저는 애초에 과자나 인스턴트는 거의 먹지 않아요. 과일은 자주 먹었어도, 일부러 샐러드 같은 채식을 찾아서 먹거나 진지하게 고민을 해 본 적은 없었어요. 보통 사람들처럼 먹되 아토피에 안 좋을 것 같은 음식만 피한 셈이에요. 그런데 최근 들어서 소화불량이 심해졌어요. 자극적인 음식, 기름진 음식, 밀가루 음식을 피해야 한다는 생각 에 도대체 저런 음식을 제외하면 뭘 먹고 살 수 있는지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어요. 그러다가, 작 년에 아주 잠깐 호주의 사촌언니 집에 머무르게 됐어요. 형부 덕분에 처음으로 샐러드와 호밀빵, 디톡스 주스같은 건강한 음식을 먹게 됐는데, 처음에는 너무 적응이 안 되고 맛이 없었어요. 그런 데 먹다 보니까 와, 그것만큼 좋은 음식 없더라고요. 그 이후에 한국에 와서도 샐러드를 자주 해 먹고 디톡스 주스같은 것도 찾아서 먹고 있고요, 어떻게 하면 건강하게 먹을 수 있을까 고민하고 있어요.   


채식을 실천하는데 가장 어려운 점은 무엇인가요? 

제가 한 가지 에피소드를 말씀드리자면, 어느 날 길을 가는데 너무 배가 고팠어요. 그런데 아무리 길을 둘러봐도 제가 먹을 수 있는 음식이 없더라고요. 과자, 빵, 패스트푸드 이런 종류는 많지만, 정작 믿고 먹을 수 있는 건강한 음식은 없어요. 채식주의자를 위한 음식을 흔하게 슈퍼에서 파는 것도 아니니까요. 제가 앞서서 선택적 채식을 한다고 말씀드렸는데, 이렇게 채식을 하기 어려운 환경 때문이에요. 사실 채식이라는 것도 우리나라 문화가 아니라, 외국의 Vegan문화가 우리나라 에 들어오게 된 거나 마찬가지잖아요. 그렇다보니 채식주의 식사라는 것에 대해 우리나라 사람들 이 너무 생소하게 여기는 것 같아요. 제가 제 식사 규칙을 깨고 싶지 않아서 학교에서 밥 먹어야 할 때는 샐러드를 싸가지고 다닌 적이 있었는데, 그럴 때마다 친구들한테 왜 굳이 샐러드를 먹느 냐는 질문을 항상 받아요. 이유를 얘기해도 그렇게 먹으면 배가 부르냐 등 이해할 수 없다는 시선을 던지는 경우도 많아요. 그래서 마트에도 채식주의 관련 식품을 찾기도 어렵고, 일단 기본적 으로 과일과 채소 가격이 너무 비싸요. 그리고 요즘 ‘단짠단짠’ 같은 자극적인 음식들이 유행하고 있다 보니, 건강하고 순수한 음식이 각광받기 힘든 시대인 것 같아요. 또, 서울이 아니면 지방에 서는 샐러드 가게를 찾아볼 수도 없기도 하고요. 채식이 보편적인 문화가 아니라서 실천하는 데 있어 불편한 점이 존재하는 거죠.   


채식을 생각하고 있는 친구들에게 조언해줄 게 있다면요? 

일단, ‘채식을 하면 배가 안 부르지 않냐’라는 말을 들어서 그 점에 대해 이야기하자면, 배가 부르 지 왜 안 부르겠어요. 그게, 고기는 배부르고 채소는 배부르지 않다는 인식과 채식은 다이어트 할 때만 하는 거라는 인식이 있는 것 같아요. 그런데 사실 채식주의자 종류가 많잖아요. 비건, 락토, 오보도 있고, 세미 베지테리언도 있고요. 선택에 따라서 채소 말고도 달걀, 해산물, 우유 등 먹을 수 있는데, 사람들이 잘 몰라서 채식에 대해서 쉽게 겁먹는 것 같아요. 정말 이상적인 채식주의자 가 되면 좋겠지만, 우리나라 음식 문화 환경 상 아직 그렇게 쉽지 않잖아요. 그래서 이런 시점에 서 가장 중요한 건 ‘내가 어떤 채식주의자가 될까’와 같은 타이틀에 대한 고민보다는, ‘지금 내가 먹는 음식에서 어떻게 하면 채식의 양을 늘릴 수 있을까’과 같은 고민이라고 생각해요. 그런 점을 생각해서, 조금씩 채식의 양을 늘려가고 건강한 음식에 대해 관심을 가졌으면 좋겠어요.   


좋아하는 채식 식당이나 자신만의 채식 레시피가 있다면 소개해주세요.  

‘배드파머스’를 좋아해요. 처음 채식을 한다면, 이곳 음식이 정말 좋은 출발점인 것 같아요. 제 개 인적인 레시피를 소개하자면요, 양상추를 항상 기본으로 해요. 양상추 자체가 고소한 맛이 강하고, 포만감도 괜찮은 편이에요. 양상추에 오이, 당근, 호두, 토마토, 사과 이런 식으로 추가해서 먹어요. 또, 저는 드레싱을 안 해요. 어느 순간부터 귀찮아서 드레싱을 안했는데, 오히려 드레싱을 안 하 는 편이 식감을 훨씬 풍부하게 만들어요. 본연의 맛을 즐길 수 있거든요. 그리고 즐겨먹는 음식 중 하나가 훈제 연어에요. 훈제 연어에 양파, 버섯, 토마토를 올리브 오일에 살짝 볶아서 먹어요. 정말 간단해서 추천해요.  


좋아하는 비건 브랜드가 있다면 소개해주세요. 

닥터 브로너스에 대해 얘기하고 싶어요. 닥터 브로너스라는 기업에서는 전 직원이 일주일에 하루 는 채식을 한다고 해요. 닥터 브로너스 전략 고문이자 사회 공헌 부문 책임자 브로너 부부와 그 딸은 채식주의자인데, 무작정 채식을 권하긴 어렵지만 ‘일주일에 한번은 고기를 먹지 않으면 어때?’라는 의미로 직원들에게 그런 식으로 가볍게 채식을 권유하는 거에요. 저는 제 건강을 위해서 채식을 시작하게 된 게 사실이지만, 하면 할수록 개인의 식사와 환경은 아주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는 걸 느껴요. 크리스 브로너가 인터뷰에서 나 혼자 채식한다고 해서 생태계가 나아지는 건 아니지만, 나까지 좋지 않은 방법으로 사육되고 포획된 고기와 생선을 먹으며 지구가 빨리 오염 되도록 부채질할 필요는 없다고 말하더라고요. 이렇게 건강한 사고를 가진 브랜드가 더욱더 많이 알려질 필요가 있다고 생각해요. 또한, 이런 브랜드의 종류도 더 많아져야겠지요.   


비건라이프에 대해서 하고 싶은 얘기가 있다면 들려주세요. 

사는 게 참 편리해졌다고 생각해요. 먹는 것도 마찬가지고요. 하지만 그럴수록 더욱더 정신을 차 려야 해요. 우리에게 주어진 자연환경이 결코 당연한 게 아니며, 편리함이 오히려 우리를 망치고 있는 측면도 존재한다는 걸 말이에요. 느리고 잘 보이진 않지만, 사람들이 점점 채식에 관심을 두 고 있는 것 같아요. 한국식 비건 라이프가 생겼으면 좋겠어요. 한식이 채식과의 연결고리가 많다 고 생각하거든요. 그리고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건, You are what you eat이니까요. 



2016년 여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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