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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구닥다리 에디 Apr 28. 2020

아이의 질문을 가볍게 넘기지 마세요.

'하루 한마디 인문학 질문의 기적'을 통해 확인할 수 있는 질문의 힘

나는 아이를 무척 좋아한다. 교회에서 유치부 교사를 역임(?)했다고 하면 아이들을 좋아한다고 어디 가서 말할 수 있지 않을까. 한편으론 아이의 교육에 대해서 벌써부터 관심이 많은 사람이기도 하다. 나는 아이들에게 공부를 강요하지 않으리. 부디 건강하게만 자라 달라고. 그러나 훗날 아이가 생겼을 때 누구보다 아이에게 고압적으로 공부를 강요할지는 모를 일이다. 그런 내가 되지 않기 위해 틈틈이 나의 교육관을 돌아보고 정비해야 한다고 난 생각한다. 이 책을 고르게 된 것 역시 그 연장선상이었다. 비단 먼 훗날까지 가지 않더라도 조카를 생각하는 마음과 함께 올바른 아이로 자라길 바라는 마음이랄까, 조카를 생각하는 마음이 이럴진대, 비단 부모의 마음은 어련할까.


엄마가 되는 것이, 또 아빠가 되는 것에 어떤 자격증이 필요한 건 아니므로, 부모들은 별다른 준비와 대비 없이 부모의 세계로 간다. 어깨에 견장 차듯, 어느샌가 부모의 견장이 달려있다. 그러나 올바른 부모에 대한 공부나 배움의 시간은 보통 생략되곤 한다. 어디 그런 과정이나 자격증이 있는 것도 아니니, 경험을 통해 체득해나갈 수밖에. 물론 경험 안에서 정답을 고민하는 그 시간조차 굉장히 의미 있는 시간일 것이다. 그러나 아이와 어른 모두에게 그 시행착오가 괴로울 수 있다. 누군가와의 조언이 있다면 그 시간은 분명 비약적으로 단축될 수 있지 않을까.

시중엔 아이 교육에 대한 다양한 방법론을 설파하는 책들이 많다. 아이 교육이라면 물불 가리지 않는 부모들은 예나 지금이나 매한가지 아닌가. 그러나 대부분 정답을 이야기하는 책들일뿐, 정답으로 가기 위한 생각할 거리를 주는 책은 찾기 힘들었다. 사람들이 원하는 건 정답이라 그런 걸까, 혹은 정답을 이야기하기가 수월해서였을까. 난 잘 모르겠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정확히 말하면 정답을 이야기하는 책이라기보다, 정답을 함께 고민해보며 그 고민의 결과를 아이들에게 적용해 보자는 책에 더 가깝다. 읽고 받아쓰며 암기를 해야 하는 책이라기보다 작가와 독자와의 대화 같은 책, 천방지축인 아이들의 질문과 행동들이 버겁다고 말하는 독자에게 이런 건 어떻겠느냐고 상담해 주는 저자의 목소리 그 자체를 담고 있다. 


아이에게 충분한 시간을 허락하자. 당장 아이에게 필요한 것은 단어 하나를 외우는 시간이 아니라 그 단어 하나를 아주 오래 바라볼 수 있는 일상의 넉넉한 시공간이다. 아이와 함께 하루 10분이라도 시간을 만들어 일상에서 조용히 한 곳을 바라보며 응시하는 연습을 해보자. 나뭇잎 사이로 날아가는 새를 시야에서 사라질 때까지 바라보거나, 음악 하나가 끝날 때까지 눈을 감고 감상해보는 것도 좋다. 뭐든 시작부터 끝까지 그 과정을 지켜보자. 그리고 그 시간을 통해 어떤 기분을 느꼈는지 이야기를 나누어보자. 그 순간의 시간과 공간과 대화는 하나의 풍경화처럼 아주 오래 서로의 기억에 남을 것이다. 좋은 교육은 두 사람이 함께 그리는 아름다운 풍경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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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한마디 인문학 질문의 기적>


곳곳에 폐부를 찌르는 문장들이 많다. 아이를 키우고 있지 않음에도 공감이 되는 문장들, 우리가 곳곳에서 놓치고 사는 감정과 습관들에 대함이다. 아이를 위해선 부모 자신부터 변해야 된다고 저자는 말한다. 찔림을 느낌과 동시에 아이를 다그치기보다 나 스스로부터 변해야 한다고 느낄 수밖에 없다. 따라서 이 책은 아이들의 교육이라기보다 어쩌면 자기 개발서에도 가까울 수 있다. 사실 부모 자신의 돌아봄 없이 아이들의 변화를 기대하는 건, 그 자체부터 주입식 교육이며 그러므로 그 효과의 유효기간이 짧을 수밖에 없다. 그런 의미에서 저자 김종원 작가는 부모의 행동, 말 습관 들을 먼저 점검하고 돌아보라고 권면한다. 일상과 관계, 배움과 언어, 그리고 변화에 이르기까지 각각의 장에서 아이에게 건네야 하는 질문들을 차근차근 풀어내고 있다.

정답을 말하는 책이 아니라 정답을 고민해보는 책이라고 서두에서 밝힌 대로, 이 책에서 저자는 다양한 질문법에 대해 논하고 있다. 이를 통해 아이의 세계를 자극하는 한편 정답을 부모와 함께 고민하는 시간을 갖길 바란다고 말한다. 나는 이 책을 읽으며 조카 '현서'가 줄곧 생각났다. 다음에 만나면 이런 질문을 던져봐야지, 함께 답변을 고민해봐야지. 다그치지 말고 천천히 생각하도록. 


아이의 ‘현재’는 부모가 과거 어느 순간에 던졌던 질문에 대한 ‘답’이다. 우리는 아이가 제대로 된 일상을 보내지 않는 것을 염려하지 말고, 현명하게 질문하지 못한 과거를 돌아봐야 한다. 쉽지는 않다. 육아와 교육에는 원래 답이 없지만, 그중에서도 정말 어렵고 힘든 것이 질문의 방법이기 때문이다. 아이와 부모가 처한 상황, 아이의 성향과 마음, 부모의 생각과 목표 등이 제각각이라서 고정 불변한 정답이 있을 수 없다. 그러나 아래의 질문에 제대로 답할 수 있다면 그다음의 질문은 아이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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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한마디 인문학 질문의 기적>


아이는 부모의 모든 것들을 은연중에 흡수한다. 그렇기에 부모들은 말과 행동을 조심해야 한다고 이미 알고 있다. 그러나 그들의 삶 자체가 아이에게 얼마만큼의 큰 영향을 주는지에 대해서는 다소 간과할 때가 있는 것 같다. 그걸 교육을 통해 바로잡을 수 있다고 믿는 것 같다. 그러나 그 교육이야말로 부모와 아이와의 관계가 기본이요 바탕이 되어야 한다고 저자는 말한다. 실수할 수 있고 간과할 때 있더라도 계속해서 스스로를 돌아보기를 멈추지 말아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한 번 읽고 끝인 책이 아니라 계속해서 뒤적거려야 할 책이다. 간과할 때마다, 까먹을 때마다 계속 펼쳐야 하는 책이다. 아이가 있는 부모들이 꼭 한 번이라도 들춰보길 바란다. 한 번이라도 들춰본다면 줄곧 읽을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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