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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사뼈 아래 핀 외로움

by 이은

아무도 모르는 비밀 하나


시큰해지며 붉게 달아오른

짓무른 이 마음

잡초들만이 알지

손 끝으로 슬쩍 건드리며 안부를 묻네


그들은 알아

괜찮지 않다는 것도

이름이 없다는 것도


그저 작은 통증이고

괜찮아질 거라는 헛된 희망 심어주지 않네


고개를 숙이고 허리가 꺾이고

주저앉아버리는 나약함을

그저 바라보고 있네


잠시 쉬어가도록

기꺼이 평생을 내어주네


우린 계절을 타지 않아

반갑지도 아쉽지도 않은 만남으로

덧없는 시간을 지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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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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