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기 암환자의 회사 복직일기 8
4기 암환자로 3년간 투병을 하다 회사로 복직한 첫날이었다.
잔뜩 긴장한 상태로 내 자리에 앉아있었다. 노트북을 켜 3년 만에 메일함을 들어갔다.
메일 한 통이 와 있었다.
[환영] 이유 대리님의 복직을 환영합니다.
나는 눈을 비비고는 다시 읽었다.
'응? 이게 뭐지? 복직하면 시스템에서 자동 생성되는 환영 메일인가?'
그 메일 제목을 눌렀다.
이유 대리님, 안녕하십니까, 00부 00팀 김00입니다.
나는 그제야 발신자를 보았다. 회사 입사 동기였다.
이유 대리님께서 없으신 동안 회사가 망해가고 있었는데, 이제 돌아오셨으니 다시 살아나겠네요!
나는 ‘풉!’하고 웃음이 나왔다.
아침 5시 30분에 일어나 3년 만에 직장인 같아 보이는 불편한 옷을 입고, 화장을 하고, 지하철 첫 차를 타고 도착한 회사. 잔뜩 긴장한 채로 얼어붙어 있던 나. 극도의 긴장을 한순간에 풀리게 하였다.
내가 휴직하고 나서 회사가 여러 가지 이슈로 경영난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다. 창립 이래 처음으로 어려웠다고 듣긴 했는데. 그렇다고 내가 없다고 그런 것은 아니었을 텐데. 이렇게 재미있게 써주다니. 정말 장난기 가득한 거의 말에 웃음이 새어 나왔다.
그리고 '다시 살아나겠네요'가 마음에 와닿았다. 회사가 힘들었던 것처럼 나또한 암 투병을 하며 죽다가 살아 돌아왔다. ‘다시 살아나겠다’라고 하는 것이 마치 회사가 아니라 내가 살아 돌아온 것을 비유한 것만 같았다.
그동안 정말 고생 많았습니다 ㅎㅎㅎ
뒤에 'ㅎㅎㅎ'은 너무 무거워 보이지 않으려고 넣은 걸까? 정말 자상하다. 진중하지만 장난기 넘쳤던 김00오빠의 성격이 드러났다. 진심으로 또 전심으로 나를 걱정했었겠지만 너무 고생했다고 이렇게 말해주다니...
많이 아프기도 하고, 힘겨운 시간이었겠지만 돌아온 걸 너무나 환영해~
나는 이 대목에서 눈물이 왈칵 쏟아졌다.
아... 정말 많이 아프기도 했고 힘겨웠기도 했기 때문이다. 그런 시간이 정말 외로웠다. 항암을 하면서 하루 종일 아무것도 먹지 못하고 토만 했던 그 힘겨웠던 시간을 알아주는 것만 같았다. 20cm가 넘는 칼자국이 내 배에 새겨지면서 아무는 과정이 아팠던 것을 누군가 같이 아파해줬다는 것이. 그리고 그 시간을 버틴 것을 환영해 준다니. 이겨내고 돌아온 걸 환영해 주는 사람이 있다는 것이 정말 감사했다.
정말 긴장하고 걱정이 가득했던 첫날이었지만. 나를 환영해 주는 사람이 있다는 것에 눈물이 났다.
많이 나아져서 복직하긴 했겠지만 그래도 스트레스받지 말고! 누가 뭐라 하면 말만 해 바로 그냥~!
여기서는 또 빵하고 웃음이 터졌다. 정말 육성으로 ‘하ㅋㅋ’하고 말이다.
누가 뭐라 하면 말만 하라니. 바로 그냥 뒤에 생략되어 있는 것은 성심성의껏 같이 화 내주겠다는 걸까? 든든했다.
나는 미소를 가득 띄고 이렇게 답장했다.
안녕하십니까 00팀 이유대리입니다.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김00이!!!! ㅜㅜㅜㅜㅜㅜㅜ 내 이멜 보고 엉엉 운다 ㅠㅠㅠ!!!! 고마워...
나도 장난스럽게 받아쳤다. 그렇지만 감동받은 마음을 고스란히 담았다.
장난스럽지만 또 진심이 가득한 그의 따뜻한 이메일을 보고 나는 마음이 몽글몽글해졌다. 나를 이렇게 뒤에서 기다리고 또 응원해 주는 동기가 있다니 말이다. 그렇게 나는 싱긋 웃으며 흘렀던 눈물 자국을 닦았다.
내 옆자리에 아무도 없어서 다행이었다.
누가 옆에서 봤다면 '아니 잔뜩 긴장해서 앉아있더니 갑자기 놀라더니, 울더니 이제 웃네? 아직 많이 아픈 거 아냐?'라는 생각을 했을 수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