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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에 출간하는 책

by 김영신

여럿이 모여 책을 냈다. 내게는 두 번째 종이책이고 텀블벅 펀딩으로 진행했다. 올봄에 천상작가 해원님과 고유출판사가 작가를 모아서 진행한 책내기 이벤트의 결과물이다. 베스트셀러 책을 써보자는 북코압의 취지는 이 책 <누구나 처음 가는 길>의 제목과 매우 닮았다.

당시에는 북코압의 <누구나 처음 가는 길>의 '누구나'는 출간을 하고 싶은 작가를 말했다. 출간하고자 하는 무명작가의 이름을 찾아주는 일종의 플랫폼을 만들고자 했었다. 얼마나 아름다운가. 나는 금사빠답게 재빨리 열정에 휩싸였다.


책 제목은 책을 퇴고하는 과정에서 나왔는데 이때의 '누구나'는 정말 불특정 다수의 누구나, 그냥 누구나를 말한다. 사람이라면 누구나에 해당되니 사람이라면 누구나라고 볼 수 있고, 좁게는 이 책 안의 작가를 의미할 수도 있다.

종이책의 출간이란 생각보다 만만치 않았지만 전국 각지에서 모인 작가님들의 생각의 일부를 단단하게 뭉쳐 하나의 에세이로 다듬는 것은 연주회를 앞둔 악기 연습 같았다.


출간되는 종이책을 선뜻 구입하는 사람은 작가의 지인 뿐이라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작가와 가깝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라면 응원의 마음에서 책을 사주고 리뷰도 써주며 작가를 응원한다는 말을 어느 출판사의 편집자에게서 들었다.


나는 한강 작가나 나태주 시인과 같은 분들과는 일면식도 없지만 성큼 책을 사서 야금야금 읽는다. 그러나 막상 내 글이 포함된 에세이집의 펀딩을 하게 되자, 유명 작가의 책을 선뜻 사서 읽는 빈도만큼 무명작가의 책을 선뜻 사서 읽어주지 않았음을 아프게 반성했다.


11명의 작가들은 모두 블로거이며, 브런치 스토리의 작가라는 공통점이 있다. 작가의 인생길은 글의 길이고 그 길은 기록하는 자의 길이다. 어쩌면 우리가 가려는 길은 앞사람의 발자국을 따라 걷는 길이라서 조금은 덜 헤맬 것이라는 희망을 갖는다.


이 책의 모든 글들은 아름답고 특별하다. 지난봄과 여름에 무르익고 가을에 열매 맺은 단단한 한 권의 책이 겨울에 나왔다. <누구나 처음 가는 길>의 탄생을 알린다.


https://link.tumblbug.com/dmrqPW5PYP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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