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었던 한때의 추억이 깃들어 있는 곳에 다시 왔다. 올해 생일 선물로 나는 추억의 장소를 선물 받았다. 선물이라면 특별한 물건 같은 것이 대부분인데 나는 종종 이런 특별한 선물을 받는다. 이 선물은 아들과 딸이 준비했고, 남편이 추진했다. 감동이 가득해져서 나는 행복하기만 하기로 했다. 일단 아들, 딸 그리고 남편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한다.
나의 좋았던 기억 안에는 늘 사람들이 있었다. 서로 이름을 불러주고 안부를 주고받는 사람들이었다. 그중에는 이미 천국으로 떠난 몇의 이름과 더 먼 남반구의 나라로 이주한 몇의 이름이 선명하다. 그리운 필로메나는 천국에 잘 도착했을 것이다. 그곳에서도 여전히 오케이라는 말을 입에 달고 있을 것이다. 뜨거운 열대의 태양을 고스란히 받지만, 서로에게 그늘이 되며 생명을 유지하는 식물처럼 과거의 좋았던 추억이 오늘을 만들어준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한국인이 거의 없는 이곳이 좋았다. 영어를 원 없이 말하며 지내고 계절이 없어 추위도 없었으며 오직 여름날이 끝없이 계속되다가 주룩주룩 거칠게 비가 내리면 온 거리가 맑게 씻겨 속이 시원해지는 적도라 더 좋았다. 싱가포르의 미끌미끌한 애매한 영어 발음을 듣다가 말레이시아 페낭 사람의 영어 발음을 들으면 또 어찌나 정겹게 짧은지, 서로 통하면 그저 받아주는 대인배들이 가득한 곳이다.
오전에 페낭 조지타운의 플라우티커스를 걸었으니, 오후에는 콤타에 들러보려고 한다. 걷기 좋은 거리는 아니지만 그래도 걷다 보면 어느 집 담장에 무심히 핀 꽃은 여전히 아름답고, 건강한 피부 빛의 사람들이 순박하게 지나쳐 간다. 나는 이 세상에 잘 태어나서 엄청난 사람들과 함께 사는 축복을 받은 것도 감사한데 이렇게 멋진 곳에 머무는 선물까지 받았다. 숨 쉬는 순간마다 새로운 추억이 꽃처럼 피어나는 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