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초등학교 동창

좋은추억만 생각하자

by 자봉


내가 자란 곳은 시골 마을에 서너 가구가 옹기종기

모여 가족처럼 정겹게 살아온 인심 좋고 물 맑은

의향의 고장이다.


고향집과 학교는 걸어서 한 시간 이상 걸리는

시골 오지 마을이다.

그래서 그런지 비가 많이 오거나 눈이 많이 오고,

태풍이 불면 수업을 듣다가도 선생님은 일찍 귀가시켜주는 나 만의 특권 아닌 특권을 누리었다.


베이비붐 세대라 학교에서는 한 학급에 70여 명이 한 학급으로 거의 6년 동안 함께 수업을 듣고 공부를 하고,

졸업 후에는 읍내에 소재하는 똑같은 중학교에 진학하다 보니 중, 고등학교 동창인 셈이다.


어린 소시절에 체격도 작은 나는 마을에 동급생도 없는 쓸쓸한 어린이로 공동묘지와 보이지 않은 산 마루고개를 넘나들며 성실하고 착한 학생으로 기억된다.


수업 종료 후 집으로 귀가하기 위해서는 항상 다른 마을을 거쳐야 했고, 힘깨 나 사용한다는 동급생들은

멀리서 홀로 등, 하교 하는 나를 세력을 위세라도 하듯 괴롭히기도 했는데 지금 와서 생각해 보면 이들이

학폭에 해당되지 않나 농담이지만 그렇게

생각해 본다


어린 시절 인근 마을에 사는 동창이 너무 괴롭혀 힘으로는 도저히 이길 수 없어 언젠가는 한번 몽당연필을 깎는 조그마한 문구용 칼을 준비해 가 괴롭히는 그 친구 손등을 문구용 칼로 그어 버렸더니 다 성장 후 어른이 된 어느 동창회날 만났다

그 주인공인 동창생은 그날을 잊지 않고 나에게

문구용 칼로 왜 본인의 손등을 그었냐고 잊지 않고

물었다


나는 대답했다

왜, 말수도 없고 내 성격이고 착하고 체격도

작아 몸이 약했던 나를 왜 그렇게 괴롭히지 말라고

수차레 말했어도 체력이 약한 나를 그토록 모질게

상습적으로 괴롭혔는지 물었다.


싸움과 힘으로는 너를 도저히 이길 수 없어

나도 당하고만 있을 수 없어 연필 깎던 칼로

내 목을 휘어 억누르고 숨을 못쉬게 했던

너의 손등을 긁어 버렸다고

정당방위에 해당한다고 당당하게

말한 적이 있다


어린 시절 학교에서 힘 있는 친구들에게

습관적으로 괴롭힘을 당해보지 않은 친구들은

피해를 당한 친구들의 고통을 전혀

알지 못한다

가해지는 그냥 장난이라고 생각하고

반성할줄도 모른다


이러한 초등학교 6년간을 가장 먼 마을에서 걸어서 통학하면서 가난과 농촌이 싫어 서울로 상경해 공장과

음식점 알바, 경비원으로 젊은 시절 죽도록 고생했다


깨끗한 옷을 입고 하얀 와이셔츠에

넥타이를 착용 사무실에서

사무를 보는 공무원이나

하얀 와이셔츠에 정장을 착용하고

사무실에서 근무하는 은행원

검찰청과 법원에서 근무하는 판 ㆍ검사와 검찰 ㆍ법원직 공무원을 꿈꿔왔다


이러한 꿈을 이루기 위해

경제적으로 어렵고, 사회 혼란이 많았던 1980년대 초 하위 공직자가 되니 시골 초등학교 동창들과 선배들이

안정된 직장생활을 하는 나에게 수없이 찾아와

손을 내 밀면서 돈을 빌려가고 애원과 끈질긴 사정을

해 할수없이 보증을 서주었다


잠실 종합운동장에서 24시간씩 잠도 못자고

근무하면서

박봉의 봉급에도 계속 찿아온 시골 초등학교

동창들에게 점심을 사주었다


집이 가난해 도시락을 싸가지고 출근했던 나에게는

매월받는 10만원의 월급에 점심값이 큰 돈이지만

남에게 돈을 빌려 사기를 치고 사업을 하는

그들에게는 대수롭지 않은 작은 돈인지는 모르겠으나

내게는 2년치 봉급이었다


사기죄로 구속된 그 동창은

내가 직장동료들에게

사정을 해서 돈을 빌려 주었더니

갚지드 않고 사기치고 도망가고

잠적해버려 얼마되지 않은 내 봉급에 압류가 들어와

작은 나이에 그. 얼마나 내가 고생했던가?


그 죽마고우 동창들은

만나지 말았어야 할 운명이었는데

그를 동창이라는 인연으로 만나

돈도 사기 당하고

마음 고생하고

공직에서 승진도 못했다

그를 만나지 않은 운명이었다면

공직생활을 하면서

군청이나 시청에서

부군수나 부시장급까지

승진해서 행복했을것인데

사기를 당한것도

내 인생의 운명이며

사주팔자라고 위안해 본다


이렇게 동창들과 지인 선배들에게

평소에 잘해 주었더니

결국에는 이들이 사업을 하면서

나에게 찾아와 돈을 빌려주면

2부 이자를 지급하겠다는 조건과 속임수에 넘어가 힘들게 저축한 돈을 빌려주고,

보증도 서 주었는데

동창과 지인들이 잠적해

사채업자에게 얼마나 많은 고통을

당했던가!

사기를 치고 잠적하고 도망가버린 동창과

선배들때문에 꽃 다운 20대 중반에

얼마되지 않은 월급에 압류당해

10년이 넘도록

아니 평생을 고생 했다.


이렇게 사기를 쳤던 그들은 교도소에 다녀온 후

또다시 사업과 부동산 투자를 해 큰돈을 벌었다는데

40년이나 지난 지금 언제 그랬냐는 식으로 그 당시 빌려가고 보증서 주었던 돈은 갚지 않고,

툭하면 해외로 골프 치러 다니면서


남의 돈으로 성공하고

잘 사는 모습이

별로 좋지 않아 보인다


(17세. 고2학년때 모교 운동장에서 흑백사진 컷)


(모교에서 동창회 날)


친구와 벗의 관계는 믿음과 신뢰 우정이 있어야

하는데 간혹 인성이 좋지 않은 친구들은 관계를

이용해 기만과 사기 속임으로 나쁜관계가 되니

동창모임에도 참석하기가 불편해 이제는

계속해서 절연하고 참석도 하지 않고 있다


돈! 돈!

돈이 문제다

왜 남의 돈으로 사업을 하고

망하면 남에게 큰 피해를 주고

도망가고 잠적해 버리니

돈은 좋기도 하지만

참 나쁜것도 돈이다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