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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자봉 Apr 17. 2024

학창 시절의 배고픔

 너무 배가 고팠다

          

보리밥도 제대로 먹지 못하고 힘들게 살아온 나의 어린 시절과 

가난이라는 멍석의 굴레를 벗어나지 못하고 무조건 참고 인내하면서

몸이 아프고 부서져도 앞만 바라보고 살아온 나의 65년 세월을 생각하니 

험난했던 지나간 시간들이 지금 와서 생각해 보면 잊을 수 없는 아픈 추억이었지만

그게 밑거름이 되어 지금은 보석 같은 인생을 살고 있나 보다.

     

1970년대 중반 고등학교 입학  연합고사를 치러 추첨으로 인문계 고등학교에 첫 배정되었다.

농촌에서는 돈벌이가 없었기에 무조건 힘든 농촌생활을 벗어나고픈 욕망으로 아무것도 생각하지 않고 

무작정 가출 아닌 가출을 하여 도회지 학교로 진학을 했지만 

첫날부터 등교하는 학교생활은 돈이 없어 고난의 학창 시절이 시작되었다. 

이렇게 무조건 서너 가구가 옹기종기 모여사는 산촌을 벗어나 대도시로의 유학생활은 학비를 제대로

납부하지 못해 툭하면 담임선생님 특별면담과 신문배달로 간신히 학업을 이어갈 수 있었다.

이렇게 즐거워야 할 학창 시절의 꿈은 깨어지고, 부서지는 아픔을 견디면서 자신의 몸을 갈아내는 인고의 세월을 거쳤기 때문에 이제 인생 2막을 살아가는 지금은 조금 여유롭고 행복을 느끼며 살아가고 있는가 본다.

     

폭우가 쏟아지는 날이면 비옷을 입고, 눈보라가 휘몰아치던 엄동설한에도

항상 연약한 학생의 옆구리에는 석간신문 100부를 허리에 차고,

무등산 증심사 중턱으로 운행하는 시내버스 기사분에게 신문 한부를 드리면서 무사히 배달을 마치고, 토요일 오후나 일요일에는 보급소에 나와 신문구독료를 수금하러 다녔던 새까만 45년의 지난 추억들이 

칠순을 바라보는 이 나이에  추억의 파노라마처럼 뇌리를 스쳐간다.     

산중턱 양계장에 신문배달을 하고 내려오다가 불량배와 맞닥뜨려 “걸음아! 나살려라”라고 번개처럼 도망쳐 나오면서 폭력배로부터 간신히 피해왔던 힘들었던 나의 고교 학창 시절을 되돌아보는 것도 잊을 수

없는 추억이고 지금은  보석처럼 아름다운 시절이라고 생각한다.   

  

이렇게 힘들게 역경을 살아오면서 사회에 뒤치지 않고, 성공하고 잘 살아보기 위해 직장생활을 하면서

야간대학과 방송대학 일반대학에서 사회복지와 행정학을 전공하면서 50대 중반의 나이에

대학원에 입학해 젊은 친구들과 공부하면서 힘들어했던 지난날들도 추억의 한 페이지로 간직된다.


수많은 고통과 인내를 극복하고  아름다움을 만들기 위해 얼마나 힘들어했던가!

이렇게 시간의 흐름 속에서  변색되지 않는 순수한 마음을 간직하면서 변화무쌍한 삶의 한가운데에서

지난날들을 되돌아보면서 오늘도 도서관에 나와 책도 읽고 글도 쓸 수 있으니 이 또한 인생 후반기에

행복한 사람이라고 생각해 본다.

그리고, 그토록 고생했던 내 육신을 다독거려 주면서 "참, 고생했다"라고 위안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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