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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자봉 Apr 23. 2024

건강은 걷기부터 시작

      무조건 걷자


                          

정년퇴직을 한지 햇수로 벌써 6년 차이다

그동안 건강에는 어느 정도 자신감을 가지고 있었는데 60대 후반기에 접어들어

처음으로 명성이 있는 건강검진센터를 찾아가 검진을 받아봤다.

결과는 췌장, 심장, 신장 등 전부 이상이 있다고 정밀 검사를 받아 보라는 통보에

근심과 실망감을 감출 수 없었다.     

건강검진 결과를 받고서 쉬는 날이나 평소에도 시간을 내 연초록 색 나뭇잎들이 싹을터 울창해지는

4월 말 봄날에 초록의 안양천 둑방길에서 황톳길도 걷고 서대문 안산자락길도 독립문역 5번 출구에서

시작하여 능안정과 메타세쿼이아 숲 속길을 무념 없이 걷는다


며칠 전에는 무조건  건강해지기 위해서 대학 동창과 함께 지하철 우이신설선을 타고 북한산 우이역에

내려 울창한 수목들이 우거진 육모정과 북한산 둘레길 21구간인 우이령길을 경기도 양주시

장흥면 교현리까지 왕복해서 걸었다.

우이령길은 60년대 무장공비들이 청와대를 습격하기 위해서 침투한 도로로 몇 년 전 까지는

일반인에게 개방하지 않았으나 최근에 하루 1,000명이 이용할 수 있도록 제한해 개방한다

그래서 그런지 우이령길은 숲이 우거져 하늘을 가리게 되고, 쉽게 이용할 수 있는 길로 남녀노소 누구나 이용하기 편한 길이다.


걷는다는 것은 단순한 이동수단이 아니다. 건강을 꼬박꼬박 저축하는 것이다.

발은 제2의 심장으로 불린다. 발에는 무수한 혈관이 있다. 발바닥이 지면에 닿을 때마다

피를 펌핑해 위로 올려 보내기 때문에 혈액을 순환시키는 모터가 양쪽 발에 달려 있다고 

생각하면 된다.     

더 중요한 것은 걷기가 죽음의 4중주를 멈추게 한다는 것이다.



4중주는 내장 지방, 고지혈증, 당뇨 전 단계인 내당능 장애, 그리고 고혈압이라고 한다.

각 기관의 세포에 산소와 영양을 공급할 뿐 아니라 혈관을 청소해 탄성을 유지시켜 주기

때문이다.

이들 4인방의 협주가 혈관을 막아 사망률 1위인 뇌졸중. 심근경색의 원인이 된다.

뿌리는 뱃살이다. 내장에 낀 지방이 4중주의 지휘자인 셈이다.

걷기는 천천히 걸어도 1시간에 120㎉, 빨리 걸으면 300㎉까지 열량을 태운다.     

죽음의 자객인 뱃살을 빼는 데 이보다 좋은 처방약은 없다.

걷기는 인체 골격을 튼튼하게 유지하는 역할도 한다.

우주공간에 오래 머물렀던 우주비행사들에게 건강의 최대 적은 골다공증이다.



무중력 상태가 뼈세포의 생성을 막아 뼈를 바람 든 무처럼 만드는 것이다.

따라서 이들이 지구에 귀환한 뒤 가장 먼저 하는 운동이 걷기라고 한다

이른바 압전(壓電) 효과. 몸무게를 이용한 뼈 강화 훈련이다.

걷기가 골격을 붙들고 있는 근육엔 어떤 영향을 미칠까.

할머니의 걸음걸이를 보면 안다. 보폭이 짧고, 작은 돌부리에도 쉽게 넘어진다.     

하체의 근육이 퇴화해 뇌가 위험을 인지해도 순발력을 낼 수 없기 때문이다.

걷기를 하면 근육이 유지될 뿐 아니라 만들어지기도 한다.

근력(근육)은 자극을 주면 향상하고, 방치하면 금세 위축한다.     


지팡이를 짚어야 거동할 수 있는 90대 노인에게 두 달간 걷기 운동을 시켰더니

근력이 70프로, 걷는 속도는 50프로 빨라졌다는 미국의 연구논문도 있다.     

우리 몸의 장기에서 근육만큼은 세월을 거스른다는 사실을 입증한 것이다.

다리가 잘 붓는 사람에게도 걷기가 특효약이다.

부종은 정맥이나 림프관에 체액이 정체되는 현상. 따라서 걸으면서 근육이 혈관과 

림프관을 꽉꽉 짜줘 체액의 흐름이 좋아지면 부종이 개선된다.     

걷기가 달리기보다 좋은 것은 운동 손상이 적기 때문이고, 해부학적으로 보면 걷는 것은

발을 구성하는 26개의 뼈와 114개의 인대, 20개의 미세한 근육, 그리고 힘줄과 신경이

만들어내는 정교한 합작품이다.



레오나르도 다빈치는 이런 발을 공학의 최대 걸작으로 표현했다.

하지만 달린다는 것은 다리엔 고문이다.

착지하는 순간 한쪽 발에 실리는 무게는 체중의 2.3~2.8배에 달한다.

1㎞를 달릴 때 발이 받는 하중은 무려 16t. 아킬레스건염. 족저근막염이 생기는 것은

물론 발바닥의 아치가 무너지거나 무릎에 퇴행성관절이 일찍 생길 수도 있다.

뱃살을 줄이는 데도 빠르게 달리기보다 걷기가 유효하다고 한다.     

수십 년 동안 대한민국의 수도인 서울특별시에서 근무하면서 도심지 인근에 지하철을

타고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국립공원인 북한산과 지방자치단체에서 관할하는 관악산

그리고 서울숲 안양천 제방길, 중랑천 제방길들이 숲으로 우거져 있고, 계절마다 

벚꽃들과 개나리꽃 넝쿨장미들이 피고 지어 나니 서울에서 산다는 게 참으로 행복하다.



열심히 부지런하게 인생 후반기를 살아가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제는 젊은 세대들에게

일자리를 양보하고, 맑은 공기와 푸르고 울창한 숲이 우거진 산과 녹지공간에서 자원

봉사나 하면서 실버세대 지인들과 함께 함박웃음을 지으면서 행복한 노후를 즐기리라

이게 바로 건강을 유지하는 방법이며, 미래를 위한 행복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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