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 이후의 삶
우리가 은퇴를 맞이하며 가장 먼저 느끼는 감정은 무엇일까.
홀가분함일 수도 있고, 안도감일 수도 있다. 그러나 시간이 조금 지나면 많은 은퇴자들이 공통적으로 느끼는 감정이 있다. 바로 허전함이다. 매일 출근하던 자리가 사라지고, 사회 속에서 맡았던 역할이 줄어들면서 하루가 길어지고 마음은 느슨해진다. 그 빈자리를 어떻게 채우느냐에 따라 은퇴 이후의 삶은 전혀 다른 얼굴을 갖게 된다.
우리가 자원봉사를 떠올릴 때 흔히 하는 오해가 있다.
시간이 남아서 하는 일, 특별히 할 일이 없는 사람들이 하는 일이라는 생각이다. 그러나 자원봉사는 그런 여유에서 출발하지 않는다. 오히려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고 싶다는 마음, 그리고 여전히 사회의 한 구성원으로 살아 있고 싶다는 의지에서 시작된다.
자원봉사는 분명 힘든 일이다.
햄버거 하나, 주스 한 병이면 하루를 버텨야 할 때도 있다. 몸은 고단하고 다리는 무겁다. 그런데도 이상하게 마음은 가볍다. 하루를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느껴지는 그 묘한 충만함은, 돈으로도 지위로도 살 수 없는 감정이다. 우리가 자원봉사를 계속하게 되는 이유는 바로 그 감정 때문이다.
코로나가 한창이던 시절, 우리 중 많은 이들이 현장에서 봉사를 했다.
예방접종소에서 줄을 세우고, 질서를 정리하며, 추운 날씨 속에서도 자리를 지켰다. 누군가는 “수고하십니다”라고 말했고, 그 한마디가 하루의 피로를 잊게 했다. 그때 우리는 다시 한번 느꼈다. 우리가 아직 사회에 필요하다는 사실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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