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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리메리 Jul 12. 2023

7. 현대상선 여성 새내기 항해사

여자 항해사부터 선박교통관제사까지

지금은 현대상선이 HMM으로 바뀌었다.

당시 현대그룹계열 회사였던 현대상선은 신입사원에게 정주영 회장님 일대기를 주입식으로 교육시켰다.

그래서 그런지 아직까지도 나도 모르게 위대하신 우리 정주영 회장님을 외치게 된다.

물론 내가 특히 그 성공신화에 심취했던 거지만 ㅎㅎㅎ

이순신 지폐도 그렇고 유조선 공법도 그렇고 ㅎㅎㅎ


당시 해운회사들이 돈이 넘쳐나서 그런지

신입사원들에게 졸업선물도 주고 취업축하선물도 집으로 보내고 그랬는데, 현대상선은 그런 면에선 좀 약했다.

그래도 뭐 현대 아닌가.

어디 가서 배 탄다고 하면 상선 타는 항해사라고 일일이 설명해야 하고 힘들었지만, 현대상선 다닌다고 하면 '오~ 취업 잘했네'라는 소릴 들을 수 있었으니 그게 컸다.

특히 이런 게 효도지 별게 있나?


그래도 현대라서 얻은 특혜가 하나 있었다.

바로 신입사원연수에서 금강산으로 여행을 보내줬던 것!

지금은 다시 막혀버린 그 금강산을 진짜 갔다.

평양냉면을 가위로 잘라먹으려니 종업원이 그렇게 먹으면 맛이 없다고 투덜대던 소리가 기억나고, 늦겨울 금강산의 날카롭던 일만이천봉도 기억난다. 3.8선을 넘을 때 느껴지던 이질감도 생생하다.

언젠간 다시 갈 수 있겠지.


그때 현대상선 홍보 차원으로 헤럴드 신문사와 인터뷰를 해서 '현대상선 여성 새내기 해기사'라는 제목으로 기사가 났다.  종로 삼계탕집에서 했는데 지금 생각하면 너무 부끄럽다. 진짜 촌티가 줄줄 나는 모습으로 엄청난 헛소리를 해댔기 때문이다.

뭐 현장 경험을 갖춰서 CEO가 되고 싶다고 했던가?

진짜 미쳤다. 아무것도 몰랐으니 그런 소리를 지껄였겠지... 하하하


어쨌든 그렇게 교육을 마치고 첫 배를 탈 준비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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