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딩이라는 틀 속에서 길을 잃어버린 나를 다시 찾아가는 중
브랜딩이 익숙해졌다고,
삶이 익숙해진 건 아니었다.
‘예아라’라는 이름도,
‘디지털다능인’이라는 타이틀도
제법 잘 어울린다고들 하지만,
가끔은 그 이름들 때문에
내 진짜 목소리가 갇혀버린 느낌이 든다.
하루에도 몇 번씩,
아니 솔직히 말하면 몇백 번씩 스스로에게 묻는다.
“이 방향이 맞는 걸까?”
“지금 이 콘텐츠, 내가 진짜 하고 싶은 말이 맞나?”
“디지털다능인답게 살아야 한다는 부담은 왜 이렇게 무거울까?”
내가 만든 이름인데, 내가 만든 길인데,
어쩌면 그 길이 나를 자꾸 한 방향으로만
몰고 가는 것 같았다.
처음엔 뭐든 올리고 싶었다.
하고 싶은 얘기도 많았고,
보여주고 싶은 것도 넘쳐났다.
그런데 ‘예아라답게’, ‘브랜드 톤에 맞게’라는 말이 머릿속에 맴도는 순간부터
내 글은 점점 ‘하고 싶은 말’이 아니라
‘해야만 하는 말’로 변해갔다.
어느새 나도 모르게 플랫폼 눈치를 보고 있었다.
조회수가 떨어질까 봐, 이질적이라는 말이 달릴까 봐,
그냥 내가 하고 싶은 말을 삼키고 정제된 콘텐츠만 꺼내놓는 사람이 되어가고 있었다.
그런 내가 지겹고 답답해서,
이제는 그냥 말하고 싶다.
‘잘 만든 예아라’가 아니라
‘솔직한 나’,
‘틀에서 벗어나도 여전히 살아가는 나’를.
브랜딩이 나를 더 멋지게 만들 줄 알았는데
때로는 그게 나를 더 갇히게 만들었다.
그래도,
그 안에서 다시 ‘나’를 찾아가고 있는 이 시간이
어쩌면 진짜 브랜딩의 완성일지도 모르겠다.
그러니까,
지금은 다시 ‘나’를 살아가고 있는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