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의 맛은 어디에 있을까?
여행은 낯선 곳에 가서 지금까지와는 다른 것들을 '경험'해 보는 것에 가장 큰 즐거움이 있는 것이 아닐까 한다. 그 낯선 것에 대한 경험 중 하나에 분명히 먹거리는 포함돼 있을 것 같다.
부다페스트로 처음 여행 갈 계획을 짜면서 짧은 1박 2일의 여행이지만 기억에 남을 만한 먹거리를 위해 폭풍 검색해 봤다. 그리고 그 이후 혼자서 다시 갈 기회에 또다시 검색해 본 식당 리스트와 평점에 대한 기록을 위해 글을 하나 남겨둔다.
1. 까마귀 식당(Vakvarju Restaurant): 구글 평점 4.4
그냥 잘 모르는 도시에 가서 식당을 정할 때 구글 평점을 주로 참고하게 되는데, 경험상으로는 4.2 이상이면 그럭저럭 괜찮은 식당, 4.6 이상이면 괜찮은 식당으로 구분하곤 했다.
까마귀 식당은 4.4. 네이버 등에 검색해 보니 헝가리 현지인들 뿐만 아니라 한국인 여행객들에게도 유명한 식당이라 도착 첫날 늦은 저녁을 먹으러 갔다.
소고기 타르타르, 굴라쉬, 그리고 무언가를 시켰는데 특징적이지 않았는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
전반적으로 맛은 4.4 정도에 걸맞은 수준이었다. 특히 소고기 타르타르는 방에 소고기를 발라먹을 때 식감이 좋았던 기억이 있다.
그런데 구글 리뷰에도 있지만 직원들이 전반적으로 친절하지 않았다. 유럽 식당에선 직원이 올 때까지 부르는 게 아니라 하지만 안 와도 너무 안 왔던 기억(눈이 마주치면 뭔가 필요한 게 있겠더니 하고 와야 부르질 않지), 1층에 자리가 남아도는 데도 지하 1층으로 내려가라 한 기억(이건 차별이 아닐 수도 있는데, 이런 기억이 있다는 평가가 꽤 있음)
헝가리 음식들을 맛보기에는 괜찮으나, 식당 전반의 친절도가 신경 쓰이는 분들은 그냥 패스하시길.
2. 멘자 레스토랑(Menza Restaurant): 구글 평점 4.4
두 번째 부다페스트 여행 때 세체니 온천에서 온천을 하고 무언가 출출함에 맛난 것을 먹어야겠다는 일념으로 찾은 곳.
헝가리 정통 굴라쉬 수프와 비프스튜로 인기가 많은 식당이라고 하는데, 식당 인테리어도 고풍스러우면서도 현대스럽고 고급 레스토랑 같은 느낌이었다.
어디엔가 손님들도 기품 있는 사람들로만 있는 고급 레스토랑.
하지만 동유럽 물가라 그렇게 부담이 되거나 하는 가격대는 아닌 식당. 거기에 구글 평점 기준으로 4.4면 나름 꽤나 괜찮은 맛을 선보이는 식당이다.
온천하고 나서의 목마름을 달래고자 로컬 맥주 한잔 시키고, 오리 스테이크를 먹어보기로 한다. 오리 아래 마카로니 같은 쫄깃쫄깃한 리소토가 깔려 나오는데 보기에도 식당 느낌처럼 깔끔하다.
네이버 검색으로는 한국 사람들이 많이 시키는 조합은 굴라쉬(Hungarian Goulash soup with noodles), 오리고기 트러플 리소토(Grilled duck breast with truffle mushroom risotto parmesan)이라고 한다.
아마 내가 시킨 메뉴가 오리고기 트러플 리소토인 듯하다. 오래돼서 기억이 가물가물하다.
멘자 식당은 내 기준으로는 강추.
3. 팬트리 브런치 & 커피(Pantry Brunch and Coffee): 구글 평점 4.6
폭풍 구글 검색을 거쳐 찾아낸 맛집.
블루보틀 커피를 연상케 하는 파란색 커피 병이 상징인 맛집이다. 구글 평점 4.6.
4.6이면 그냥 믿고 먹어도 될 정도다.
홈페이지 첫 화면에 쓰여 있다. 우린 예약 안 받아요.(We don't take reservation). 예약 없이 가서 줄 서야 한다. 이른 아침에 갔는데도 30분 정도 앞에서 대기했었다.
그래도 그 정도 기다려서 먹을 만큼 깔끔한 맛집이다.
주문은 주문서와 연필을 주면 체크해서 제출하면 끝.
그런 다음 기다리면 된다.
그렇게 나온 카페라테 커피는 아주 부드럽고, 아침 브런치는 골고루 맛난다.
기다렸다 먹을 만하다.
가게 인테리어도 친환경 느낌이 물씬 나는 초록색과 가게의 상징색인 파란색의 색감이 조화롭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