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 로드아일랜드
여행 중, 게으름이 찾아오는 시간이 있어요. 로드아일랜드의 호텔은 적당히 좋고, 깨끗해서 우리는 각자 쉬는 시간을 보냈어요. 저는 결석으로 인해 받게 된 숙제를 하기 시작했고, 아빠는 다음 목적지를 계획하셨지요. 비가 오는 저녁이라 엄마는 오랜만에 게으름을 피우셨고 모든것이 귀찮아 보였어요. 하지만 우리의 50개 주 정복을 위해서라면 여유를 부릴 수 없었어요. 아빠의 주도하에 로드아일랜드 시청을 구경 갔지만 비 오는 밤거리를 자유로이 다닐 수 없어 큰 쇼핑몰에 갔어요. 미국 어느 곳을 가도 쇼핑몰은 비슷한 가게들과, 비슷한 구조였어요. 쇼핑몰이 미국의 모습이라고 느껴 졌어요.
미국에서 가장 작은 주, 로드아일랜드만의 특색을 경험하고 싶어 하던 아빠는 비 때문에 아쉬워했어요. 그리고 고심 끝에 스타벅스에 가서 머그컵을 쿠폰으로 구매하셨어요. 로드아일랜드의 특징이 컵 하나에 모두 그려져 있다며 행복해하셨지요. 한참 동안 고민 후 얻은 방법이 만족스러워 기분이 좋은 아빠께 저는 핫초코 한잔을 얻어먹었어요. 그래서 저도 만족한 관광코스가 됐어요. 우리 가족은 가장 작은 주에서, 가장 소소한 활동으로 여행의 행복을 누렸습니다!
6) 매사추세츠
보스턴 공항에서 렌터카 때문에 기다린 사건은 평생 잊지 못할 추억이 됐어요. 아마 보스턴 공항에 올 때마다 이야기할 거예요.
우리 가족이 매사추세츠에서 첫 번째 목적지로 정한 곳은 하버드 법대에 가는 것이에요. 그래서 보스턴 공항을 선택한 것이었지요. 저는 몇 년 전부터 미국 변호사가 되는 것이 꿈이었는데, 그 방법으로 하버드 법대를 가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어요. 미국 변호사가 되고 싶다고 하면 모두가 다 하버드 법대가 제일 좋다고 이야기하기 때문이에요. 사실 내가 살고 있는 동네 근처의 스탠포드 대학이 더 좋은 느낌이지만… 그래도 최고의 대학 하버드 법대에 도전하고 싶어요. 하버드 캠퍼스에 도착해서 이번에는 공항에서와는 달리 운이 좋게 아주 적당한 곳에 주차 자리를 찾았어요. 아빠하고 탁구도 치고, 하버드 아저씨 동상의 발을 만졌어요. 아저씨 발을 만지면 하버드 대학교에 다시 오게 된다는 속설이 있다고 하던데 그럼 저도 다시 오겠지요? 그때는 눈이 쌓인 모습을 보고 싶어요.
법대 건물을 찾아 가는데 갑자기 화장실이 급해졌어요. 다른 학교들과는 달리 대부분 건물이 외부인에게 통제되어 멀리 있는 박물관 화장실을 이용해야 했어요. 볼일을 본 후, 다시 가벼운 발걸음으로 법대를 찾아가는데 형들 두 명이 강의실에서 나오며 16시간째 공부를 하고 나오는 길이라는 대화를 엿듣게 됐어요. 하버드 학생들은 정말 공부를 열심히 하는 것 같아요. 그리고 마침내 도착한 법대 건물 앞에서 사진을 찍었어요. 엄마와 아빠는 웃으면서 10년 뒤 우리가 이곳에서 나의 입학을 축하하는 사진을 찍게 된다면 재밌을 것 같다고 하셨어요.
나는 꼭 람보르기니를 타고 하버드에 등교하고 싶어 졌어요. 그렇게 하면 등하교 시간을 단축해서 더 많이 공부를 할 수 있겠지요? 또, 놀 수 있는 시간도 다른 학생들보다 많이 확보할 수 있을 거예요. 무엇보다 학교 앞에 포케식당이 있는 것이 아주 마음에 들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