덴버에서 비행기를 타고 오클라호마 주의 털사로 이동하는 경로는 저에게는 드디어 고산도시를 탈출했다는 안도감을 느끼게 했어요. 비행기는 괜찮은데… 정말 고산병이었을까요?
그렇게 밤늦게 도착한 털사의 호텔에서 달콤한 잠을 자고 일어나 보니 이번에는 폭풍이 휘몰아치고 있었어요. 차문을 열기 힘든 털사의 아침은 고산지대를 막 탈출한 나에게 다시 한번 이 돌풍에서 탈출해야 한다는 신호를 보내는 것 같았어요.
이번 여행을 할 때 태풍을 걱정해 주는 인사를 많이 들었는데, 정말 이렇게 강한 돌풍을 만날 줄 몰랐어요. 내가 기대하던 것은 로드트립을 하면서 차창 밖으로 멀리 토네이도의 모습을 보는 것이었는데..… 털사 도심의 한복판에서 여기저기 간판들이 날아다니고 그 길을 탈출하려고 힘겹게 걷고 있는 사람들의 모습을 봤어요. 우리도 간신히 차에 올라탔어요. 그리고 아침을 먹기 위해 도착한 카페에서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을 보고 이제야 안전한 곳에 도착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여행을 계획하면서 관광상품으로 있는 토네이도 체이싱을 아빠가 소개해 주셨는데 선택하지 않은 것은 잘한 일 같아요. 미국에는 Tornado Alley라고 불리는 지역이 있는데 이번 여행 중에 그 지역에 속한 주가 많이 있었거든요. 오클라호마, 캔자스, 텍사스, 네브래스카, 미주리, 아이오와, 앨라배마, 아칸소, 사우스&노스다코타가 그 지역에 속한 주 들이에요. 이 중 7개 주가 이번여행에 포함되어 있어요. 주로 봄에서 초여름에 강한 토네이도가 이 지역에 발생하는데 대부분 평원이라 멀리서 토네이도를 볼 수 있대요. 진짜 토네이도는 아니었지만 강풍을 경험한 후, 생각보다 위험하고 무서워서 발견하더라도 즐길 수 있는 관광 코스는 아닌 것 같아요.
시작부터 요란스러운 출발이었지만 66번 국도 위에 있는 카페가 오클라호마주에서 시작하는 출발점인 것을 발견하고, 아빠는 바로 Route66 노래를 틀었어요. 노래와 함께 우리 가족의 로드트립은 다시 정상궤도로 진입하며 마침내 아름다운 오클라호마주를 감상할 수 있었어요.
영화 ‘카즈’에 나왔던 Route 66 노랫말처럼 우리는 오클라호마 시티를 지나요. 이미 다녀온 여행에서 세인트 루이스도 지났고, 이번에 다시 미주리와 조플린 근처를 지나 캔자스 시티에 도착할 예정이에요.
내가 조금 더 어렸다면 맥퀸마을에서 매우 흥분했겠지만 이제는 저에게도 추억이에요. 엄마에게는 제가 아기였던 시절의 추억처럼 말이에요.
흥겨운 리듬과 알 수 없는 노랫말을 흉내 내며 불렀던 때와는 달리 이제는 가사를 알고, 그 안에서 나도 찾아요. 더 이상 메이터 아저씨를 보고 무섭다고 울지 않고, 허드슨 보안관 아저씨를 보고 크게 긴장하지 않으며 귀도, 루이지 모두 익숙한 친구일 뿐이에요. 맥퀸을 잘 보겠다고 아빠 어깨에 무등을 탈 수도 없어요.
11살이 되어 맥퀸마을에 도착한 나는 엄마와 어깨 높이가 나란해진 모습으로 루트 66 사인 앞에서 쿨하게 사진을 찍었어요.
여행이 끝난 후에도 엄마는 이때 찍은 사진을 한참 동안 보고 또 봤어요. 엄마와 나의 어깨가 나란히 있는 모습이 감동스럽다고, 그곳이 미국 한가운데 루트 66 어디인가 였다는 것도…… 게다가 엄마는 사진 속 자신의 모습도 자랑스러워하셨어요. 뱃살이 보이는 짧은 티셔츠를 입고 다녀보는 것이 엄마가 미국에서도 도전하고 싶은 목표라고 종종 이야기했는데 실천했던 순간이거든요. 엄마는 매번 감동스러운 일이 많은 분이지만 이 사진은 특별히 더 사랑하셨어요.
오클라호마주에서 출발하며 듣는 Route66 노래가 이번에는 내 귀에도 조금은 다르게 들렸어요. 어느새 그 노래가사에 우리의 땅따먹기 놀이 추억이 하나씩 다 들어 있었거든요. 저에게도 그 장면은 쿨하게 사진을 찍었다기보다는 ‘쏘 쿠울..’ 정도의 마음이었어요.
Route66
If you ever plan to motor west,
Travel my way, take the highway that’s the best.
Get your kicks on Route 66.
It winds from Chicago to L.A.,
More than two thousand miles all the way.
Get your kicks on Route 66.
Now you go through Saint Louis,
Joplin, Missouri, And Oklahoma city looks mighty pretty.
You’ll see Amarillo, Gallup, New Mexico,
Flagstaff, Arizona, don’t forget Winoa,
Kingman, Barstow, San Bernardino.
Won’t you get hip to this timely tip?
When you make that California trip,
Get your kicks on Route 6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