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스라이 번져있는 연기와 빛들 시끄럽고 쿵쿵대는 여기에서 정신없이 휩쓸려 다니고 있다 습기가 야릇하고 익숙해지지 않는 곳이다.
나는 여기에 아주 중요한 것을 두고 왔다 이유는 알 수 없지만 어쨌건 이런 곳에 이질적으로 붕 떠있다. 어디에 있을까 나를 왜 이곳으로 흘러오게 한 건가.
저 멀리 언 듯 초록색 셔츠를 입은 남자가 보인다 그가 여기에 있다 야릇한 우울감에 숨이 잘 쉬어지지 않았고 더웠다 힘들고 어지럽고 정신이 없고 눈이 살짝 마주친다 그는 웃고 있지 않다 다들 웃는데 그는 웃지 않는다.
그는 사라져 버렸다 애초에 없었던 것처럼 초록색 잔상만 남긴 채로
아니, 그는 그림을 다섯 점 남기고 사라졌다 그걸 알게 된 것은 몇 주 뒤 대중에게 공개될 예정이라는 그림이 일하는 건물의 사용하지 않는 계단 옆에
세워져 있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다. 은밀한 새벽 그곳으로 향하자 정말로 액자에 있는 그림 세 점, 바닥에 말려있는 그림 두 점이 있었다. 정확한 형체를 알 수 없지만 연분홍색과 하늘색 유화로 그려진 그림 두 점과 정직하게 서있는 정방향의 여성 신체가 액자에, 움켜쥐어져
모양대로 흐트러진 가슴그림 흐르듯 한 번에 그린 누워있는 상반신은 바닥에 말려진 채 보관되어 있었다.
따로 작가가 누구인지 쓰여 있지는 않았지만 단번에 누군지 알았다
그 그림을 안고 아주 많이 울었다 평소와 마찬가지였지만 문득 외로웠기 때문이다
이걸 가지고 달아나면 언젠가 당신의 마음을 온전히 이해할 수 있을까?
다시 태어나고 싶다 이게 아무 의미가 없을지라도 너무나 무겁고 어려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