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일을 알게 된 건 내가 더 어렸던 6살 즈음이다. 이름도 모를 또래 친구들과 진흙으로 모래성을 쌓고 우물을 만든답시고 땅을 파고 놀고 있던 중, 아주 '문득' 이 근처에 사람이 묻어져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한 아이에게 나는 눈을 빛내며
" 여기에 사람이 있을 수도 있어! 깊은 곳에 사람을 넣고 돌로 덮고 그 위에 다시 모래를 쌓고 큰 돌을 놓아서 이끼와 따개비가 자란 거라면? "
크게 말하며 땅을 깊게 파보려는 시늉을 하는 나에게 그 아이는 갑자기 손을 겹쳐 잡으며 단호하게 아니라고 했다.
" 맞는다면? "
이라고 받아쳤지만 주변의 모래와 돌들로 내가 파려던 곳을 덮으며 아니라고 말할 뿐이였다 그리고 그날 밤 티비에서는 늑대인간이 도망갔다는 뉴스가 나왔다. 순식간에 철조망을 날아 넘어가는 늑대인간의 모습과, 허둥지둥 진압봉은 들고 그를 쫓아가는 경찰들의 영상을 보여주며 아나운서 언니는 ' 정말 큰일 '이라고 했다. 큰일? 그런 건가? 늑대인간이 도망친 건 큰일인 것인가?
그리고 현재 아직도 여기 내가 서있는 해변 암초 아래에 묻혀있는 사람에 관해서는 아무도 모른다. 어쩌면 ' 누군가는 ' 알고 있지만 들짐승에게 쫓겨 도망가다가 머리만 숨기는 소동물처럼 다들 몰래 숨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그렇지만 이곳은 여전히 학생들이 공부를 하고 달콤한 딸기 프라페를 먹으며 밤은 별처럼 빛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