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예전에 다니던 학교는 바닷가 근처였다
그런 만큼 바람이 거세게 불었고 꽤 긴 머리카락이 마구 엉기고 끈적해지는 게 일상이었던 곳이다.
관이 두개로 나눠져 있었는데 하나는 일반적으로 수업을 하는, 교실이 복도에 주르륵 나열되어 있고 나무판자들이 엮여 있는 마룻바닥에 왁스코팅도 거의 벗겨져서 자습시간 선생님들이 왔다 갔다 감독할 때 끼익 끽 발소리가 들렸다.
반도 많고 사람도 많은 곳이었는데 복잡한 느낌은 들지 않았던, 신비로운 느낌이 있던 학교였다.
별관은 조금 떨어져서 있었는데, 해변을 거닐기 위해 간혹 놀러 오는 사람들이 손가락으로 이쪽을 가리키며 멋지다고 눈을 빛내는 경우를 자주 봤다.
그도 그럴 것이 여기 별관은 정말 멋진 곳이다. 구식인 본관과 다르게 돔 형태의 지붕과 다정하게 노란 불빛의 조명이 가득했고 내부 카페에서 학생들은 대부분 프라페나 빙수 등을 사 먹고 기뻐했다. 나 또한 해가 지고 밤 산책으로 해변가를 거닐면 그곳을 보고 어두워진 하늘의 별을 보는 듯 다채로운 감정이 샘솟았다 하지만 그렇게 쉬운 감정만 가지고 있을 수는 없듯이 나는 이곳의 비밀을 하나 알고 있다. ( 의도하여 비밀이 된 것은 아닐 테지만, 어찌 되었건, 나만 알고 있으니 이건 비밀이다 )
별관이 잘 보이는 바닷가의 얕은 암초지대, 썰물이 되면 '그곳'에 사람이 묻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