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음 Mar 25. 2024

잘 자고 일어났습니다(24.03.22/금)

어느 우울증, 불안장애 환자의 일기

<졸도의 끝은 어딘가?>


금요일은 정신과를 다녀오는 날이었어요.


이런저런 평상시 상담을 나누다 그런 걸 여쭤봤지요. 요즘 잠을 너무 많이 자는데 이게 이비인후과 약과 연관이 있을는지요.


물론 있다고 하시더라고요. 이비인후과약의 향히스타민제와 정신과 약이 만나면 시너지 효과를  발휘할 수 있다고요.


그렇구나 하고 병원을 나왔습니다.

그리곤 다시 주말..

토요일도 일요일도 똑같이 시체처럼 잠만 자는 거예요.


그러자 남편이 말하길..


"자기 졸도한 거야"


"응?"


"충격이 너무 커서 몸에서 감당할 수 없으니 졸도시키는 거라고"


"화내는 성격도 아니고, 밖으로 배출하는 성격도 아니니.. 안에서 식히느라 재우는 거 같아"


"흠.."


일리가 있는 말 같았어요. 왜냐면 이비인후과 약도 정신과 약도 먹는 것조차 잊어먹고 계속 잠만 잤거든요. 그러니 약 없이도 잠은 계속 잔 거였지요.


그래. 내가 잠시 '무의식의 얼음골속'으로 들어갔던 거구나. 난 충격을 받으면 이런 식으로 대처를 하는 사람이구나. 처음 본 나의 모습이었어요.


그렇다고 세상이 끝난 것도 아니고, 아직 결과가 완전히 종결난 일도 아닌데 이렇게 계속 졸도까지 할 필요는 없지요. 다시 정신을 차리는 데로  일상을 누리는 생활을 이어가야지요.


사람마다 스트레스 해소법이 다르다지만, 이런 방법은 좀 신선했어요.


졸도라니..

매거진의 이전글 잘 자고 일어났습니다(24.3.19/화)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