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화가의 밥상 B
그동안 마시다 남은 술들이 줄줄이 나와
평범치 않은 술로 골라 마실 수 있었다.
일본 오키나와 산 전통 귀한 술,
오모루.
정종 향의 소주다.
봄이라고 도다리회와 주꾸미 안주
그리고 매운탕에 햇반.
막판에는 해장으로 다들 라면을 찾는다.
라면의 인기가 높음에 다들 혀를 찬다.
난 커피가 소화제이다.
그래서 에스프레소를 마신다.
이탈리아 식으로 조금 완샷.
주인장이 귀한 커피가 있단다.
서 파푸아 뉴기니 촬영 갔다가
알게 된 사람이 보내 준 거.
내가 좋아하는 최고 진한 커피다.
난 자주 마시는 커피에 있어서는
까탈스러운 인간이라
양잿물로 하얗게 만든 종이를 사용하는 드롭식도
고무 바킹이 있는 기구도 께름칙하다.
결론은 그냥 스탠으로 된 압착기가 답이다.
커피 마시고도 부른 배를
더 꺼트리려고 마시는 독한 술을
프랑스에서는 '푸스 카페'라 한다.
푸스 카페로 마시려 남겨두었던
폴란드 산 쇼팽이라는 보드카를 결국 못 마셨다.
취해서 잊어버린 것이다.
아쉬워.
조만간 핑계 대고 다시 친구 화실 가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