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화가의 밥상 25
낙원동에 연포탕 집이 궁금했다.
집 앞 힐링 가든에 심어 놓은
호롱박이 자라고 있으니
박속을 썰어 연포탕도 해 먹고
말려서 박고지로 만들어
볶아도 먹을 생각에.
다녀간 방송 연예인들 사진이
덕지덕지 붙어 있어
여느 집과 같은 집이려니.
그래도 박속 넣은
연포탕 하는 집이 드무니 꾹 참고
형제들이 전시 보러 왔을 때
가 봤다.
메뉴에 분명 박속이라 쓰여 있었다.
맛만 좋으면 된다.
평소 맛에 대해 얘기 안 하는
행정가 출신인 자형이
먼저 한 술 뜨더니 시원하다 한다.
그럼 시원한 거 맞는 거다.
낙지탕에 박속이 들어가 시원한 거다.
조개도 들어갔지만.
미식가인 동생은 낙지 철판 볶음을 시켰다.
난 속이 찬 사람이라
뜨끈하고 시원한 탕밖에 생각 안 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