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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승희 Jun 19. 2020

전시 뒤풀이 4 / 시원한 연포탕

어느 화가의 밥상 25






낙원동에 연포탕 집이 궁금했다.

집 앞 힐링 가든에 심어 놓은 

호롱박이 자라고 있으니

박속을 썰어 연포탕도 해 먹고 

말려서 박고지로 만들어

볶아도 먹을 생각에.


다녀간 방송 연예인들 사진이 

덕지덕지 붙어 있어 

여느 집과 같은 집이려니.

그래도 박속 넣은 

연포탕 하는 집이 드무니 꾹 참고 

형제들이 전시 보러 왔을 때 

가 봤다.


메뉴에 분명 박속이라 쓰여 있었다.

맛만 좋으면 된다.


평소 맛에 대해 얘기 안 하는 

행정가 출신인 자형이 

먼저 한 술 뜨더니 시원하다 한다.

그럼 시원한 거 맞는 거다.

낙지탕에 박속이 들어가 시원한 거다.

조개도 들어갔지만.


미식가인 동생은 낙지 철판 볶음을 시켰다.

난 속이 찬 사람이라 

뜨끈하고 시원한 탕밖에 생각 안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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