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화가의 밥상 27
이번 개인전을 열어준 갤러리 이름은
'고도'이다.
고도란 이름은 내게는
일본 교토가 떠오른다.
옛 정서가 그대로 전해지는 도시.
돌아가는 지상철 안에
흰 교복 상의를 입은 여학생들.
평생 문학에 조예가 깊은,
평론가 급인 친구는
아일랜드 출신 노벨상 극작가
사무엘 베케트의 불세출의 부조리극
'고도를 기다리며'가 떠올라 좋다고 한다.
갤러리 고도 관장과 작품 철수 후
전시 뒤풀이로 식사를 했다.
맛집으로 안내해 달라고 부탁을 했다.
인사동 푸짐한 한식집 '잔칫집'.
간이 고루 맞고 집된장이 일품인 집이다.
전시 전 관장과 그림 디스플레이를 마치고
식사한 집은
익선동에서 줄 서서 기다려야 먹는다는
유명한 집 '종로 할머니 칼국수'.
겉에서 보기에는 작으나
안은 두 집이 연결되어 크다.
난 어려서 저등급 냄새가 역한 배급 밀가루
칼국수와 수제비를 먹고 자라서
칼제비를 커서도 기피하는 인물이다.
그러나 그 집 국물을 한 수저 떠먹어 보고는
생각이 달라졌다.
뭐로 우렸기에 이리도 사람을 끌어들이나
생각하게 한다.
관장은 멸치와 손바닥보다 작은
넓적한 고기를 넣었다고 힌트를 준다.
디포리 맛일 것이다
주인에게 다짜고짜 물어봤다.
맞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