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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승희 Oct 16. 2020

버섯에 빠진 산악인 형님

어느 화가의 생존 밥상 J1







정신에 문제가 있는 사람들은 미대로 몰린다.

남성 호르몬이 오버된 사람들은 

산악인 협회에 가입한다.

거기는 체제 자체도 특전사나 

해병대보다 더한 동네이다.

평생 죽음을 가정한 현역이기 때문이다.

주변에 해병대 출신 선후배나

특전사 출신 친구들과 비교해 봐도

여지없다.


산악인 친구 외에 

한국 산악회 초기 멤버로

가까운 형님 한 분이 계시다.

젊어서 인수봉에서 떨어져 전신을 못 쓰시다가

일 년 간의 뜸 치료로 살아나신 분이다.

죽었다 살아났는데도 

평생 그 근성과 열정은 변함이 없다.


그분의 집 자체도 포천 왕방산에 있다.

요새는 버섯 연구와 체취를 하신다.

버섯을 컨테이너에 재배해 

AI와 연결할 꿈을 꾸시는 양반이다.

터무니없게 들리겠지만

그 무한 의지만은 이미 이룬 거나 진배없다.

겪어 보면 아는 게 인간이다.




포천 가는 길은 멀다.

새벽에 출발했는데

점심때에나 간신히 도착했다.

버섯 따는 것을 배우기는커녕

생소한 버섯 반찬들이 이미 차려져 있었다.


참싸리 버섯, 서리 버섯, 느타리버섯

붉은 비단 그물버섯, 

털 귀신 그물버섯, 꾀꼬리버섯

산초

말뚝버섯


자연산 반찬들

오미자 진액을 탄 막걸리




산악인은 집에서도 산악회 옷을 입고 산다.

디저트 타임에 음악을 틀지만 

결국 산악안전대책위원회의 정신을 역설한다.

3 + 2 = 1.5

3은 열정, 용기, 도전

2는 협동과 봉사

1.5는 1이라는 경계 밖을 의미한다.

숭고한 정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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