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걀 먹기를 시도하다.
나는 달걀이 싫다.
특유의 그 비릿한 향이 싫은 것 같다.
따끈한 계란말이 몇 점,
아주 뜨거운 달걀찜 정도.
하나도 먹지 않는 내 아이에 비하면
그래도 나는 양호하다.
누가봐도 나는 말랐다.
정신력으로, 깡으로 버틴단 소릴 많이 들을 정도로.
그런데 당 수치가 표준의 끝이고
모조리 부족인 반면 체지방은 정상치다.
검진 후엔 식단표가 같이 오는데
내게 부족한건 단백질이란다.
갓 구운 고기는 맛나지만
조금이라도 식어버린 고기는
역시 비릿한 냄새가 역해서
잘 먹지 않는다.
이제 피부 탄력도 떨어지고.
머리카락도 푸석해지고.
안되겠다.
단백질이 필요해!
그럼 뭘 먹으면 될까.
지난 달, 언니가 만들어준 구운 달걀이 떠올랐다.
찜질방에서 파는 짭쪼롬한 맛은 아니지만
건강해질 것 같은 맛이라 요쿠르트랑 먹으면 목넘김이 괜찮았던 듯 했다.
그래. 구운 달걀을 먹어보자.
냉동실에서 달걀을 꺼내서 상온에 두시간 정도 뒀다. 식촛물로 깨끗이 닦고 찜기에 담아 소금을 살살 뿌려서 압력솥으로 쪄줬다. 인덕션으로 하자니 시간이 감이 안와서 끓고나서 20분 쯤 약한 불로 돌렸는데, 다음 번엔 좀 더 강력하게 해서 쫀득함을 맛볼테다.
오렌지와 돈나물을 갈아 주스로 마시면서 비타민 보충까지 하면 더할나위 없이 좋다.
잘 먹고 건강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