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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동환 Jun 17. 2021

빗물

The Poles - Sun Shower

난 방금 떨어진 빗물이야


하수구는 너무 높아서

나같은 사람들이 모두 쏟아져

어디로 가는지도 모르겠어


그나마 땅에 남은 이들도

웅덩이에 차박차박 밟히고


기둥에 붙은 이들도

쓰윽쓰윽 닦아지거나

점점 흘러내려 결국

다시 곤두박질치고 말지


나도 눈을 질끈 감았어

내가 온 구름은 너무 높은데

어디로 떨어질지도 모르겠는게

그냥 뒤돌아서 떨어졌지



세상이 대각선으로 보였어

난 모서리 위에 있었고

그 위엔 너가 있었어


쪼그리고 비를 피하던

너를 보며 생각했지


아 떨어지는 삶이 꼭 나쁜 것은 아니구나

난 먹구름에서 태어났지만


너를 만나 모서리에서

너에게로

쏟아지는

사랑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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